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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때리랄 때 때릴 걸

2014.11.5 11:26
안녕하세요! 전 낼모레 스물열 살이 되는.. 쪼매 덜 과년한 처자입니다. 각설하고 곧바로 본론 들어가보겠습니다!

 

 

나른한 월요일...


저는 저희 팀장님의 갑작스런 오후 반가
자체 휴무를 선언하며 감친연 정주행하며 놀던 중*-_-*
이었습니다 ㅎㅎㅎ 심지어 두 번째 정주행..


그런데 회사 측에서 보안 때문에
몇몇 사이트에 접속을 못 하게 해놨거든요..
회사 메일을 제외한 모든 이메일, P2P 사이트,
각종 사제 메신저들.. 이런 종류...


하지만 전 이에 굴하지 않고
회사 밖 사람과 접선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문득 페북이 생각나서 처음으로 모바일이 아닌,
PC로 접속해봤어요.

그리고 메시지함을 보니.. 모바일에선 안 보이던
‘기타 메시지함’인가가 있더라구요.
(저.. 페북, 트윗 이런 거 잘 할 줄 몰라요ㅠㅠ
국산 카스가 좋아요...ㅠㅠ)


거기서 2011년에 누군가가 저더러


[누구세요? 페북 ‘알 수도 있는 사람’에 뜨던데..
혹시 라그 하셨나요?]


란 메시지를 보내놨더군요.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인데.. 누구지....
흠.... 라그...............? 하다보니


이 분의 정체와... 함께
그와 얽힌 숭한 흑역사가 생각나버렸네요ㅋㅋㅋㅋ


혹시 여러분들은 라그나ㅇ크라고 아시나요..?


대략 10여 년 전쯤 세ㅇ클럽다ㅇ임에 이어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여성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ㅋㅋ
여자들이 많은 게임은 남자도 겁내 많은 거 아시죠ㅋㅋ


거기다 이게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서
1은 오직 남성캐릭터만,
2는 오직 여성캐릭터만 만들 수 있었기에


온라인 게임에서 썸씽.. 꽃뱀질.. 등을 가능케 하여
본격적인 씨버럽의 시대를 가져오며


‘라앤(라그나ㅇ크 애인)’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키고
그야말로 오덕들의 나이트였던 게임입죠ㅋㅋㅋ


게임의 ㄱ자도 모르던 저는
남동생이 이걸 하고 있는 걸 보고
“왁! 짱 귀엽다!”하며 시작해서는


길드도 가입하고 이래저래 사람들과 친해져
고단한 수험생 시절에도 일주일에 1~2시간씩 접속해
수다만 떨다 나오곤 했었습니다
.


아..............
잠시 회상에 젖어 오늘의 주인공을 잊었는데ㅋㅋ
제게 페북 메시지를 보냈던 그 분은..

 

제가 라그에 푹 빠져 살던 그 시절
쫌 친하게 지내던 저보다 2~3살 많은 오빠였습니다.


어느 무리에서든 항상 막내인 절
“이뻐라~” 해주고 장난질도 잘 받아주어
“행님~ 행님~”하며 친하게 지냈었죠.


그리고 1년쯤 지나
저는 대학엘 입학하고 너무 반짝반짝 눈이 부신
대학 새내기가 되어 상경을 했습니다.
(아.. 옛날이여...ㅠㅠ)


“나도 서울에 왔다!!”하여 천지도 모르고
신이 나서는 망아지마냥 뛰어댕길 때,


이 분께서는


“내가 지금 서울에 왔는데
네 생일도 축하할 겸, 얼굴도 볼 겸 맛난 걸 사주겠다”


하셨습니다.


저야 신분증 “척” 내밀면 술을 막막 내주는
새로운 세상에 심취해있을 때라
무조건 오케이!! 콜~!!! 하며 달려나갔지요.


온라인에서만 친했을 뿐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이었는데,
“어디예요? 옹옹! 나 요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해서 만난 그 분은..........................


키는 제 키보다 작...
(전 169cm입니다.. 그 날 4cm 정도 신었...)


여드름 곰보자국이야 뭐 내 남자도 아닌데 그렇다 치고,
다른 것보다 입술이......... 완전 분홍색이었어요..
그 막.. 진달래 문 것 같은 분홍색..


근데 그 분홍 입술이 하트 모양인 겁니다.
위아래 다 도톰해선 썰면 세 접시는 나올 듯한...........


거기다 얼굴은 하얗고 입술이 분홍색이라
막 얘길 하는데 껍질 벗긴 삶은 달걀에
하트가 요래요래 꼼질거리며 말하는 듯한
................?!
(이 님 이름은 기억 안 나는데
이건 기억이 나네요.... 엉엉ㅠㅠ)


뭔가 썸을 기대하고 나온 건 아니지만
같이 다니기 쫌 창피한....? 


(저도 새내기 대학생이었으니..
외모 가지고 이래저래 판단한 것은...
그냥 철없었다 생각해주세요ㅠㅠ)


암튼 전 제가 지내고 있던 목동에서
그 님 집 근처인 화곡동까지 가서는
동네 고깃집에서 삼겹살에 소주 일 병하고,
동네 쪼마난 호프집에서 맥주 한 잔 하는데...


쫌 뻘쭘하고 자꾸 집에 가고 싶지만
‘그래도 친한 오빤데..’하며
꺄르륵 꺄르륵 박수도 좀 쳐가며
스무 살 전용 리액션으로 
분홍 하트가 꼬물꼬물 거리며 하는 얘길
잘 들어주고 있었어요..ㅠㅠ


그러다 잠깐 화장실을 갔는데,
이 님이 그 남녀공용 화장실로 절 따라온 겁니다..?


그래서 전 ‘음? 뭐? 필요한 거라도?’라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ㅂ..................


헉.
그러더니 다짜고짜 절 화장실 벽에 밀어붙이고
(그 드러운 화장실 벽에......-_-)


다짜고짜 저한테 딥키스...........................
를 하는 겁니다-_-_-_-??

 

물론 첫키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당황스럽자나요ㅠㅠ 저 스무살 애기였는데ㅠㅠ


지금 같았으면 정강이부터 걷어차고
어퍼컷을 뙇!!!! 날렸겠지만..


그땐 너무 당황하니 눈물부터 나더라구요.
(그립구나 그때의 나.......ㅠㅠ 솜사탕 같았어...)


그렇게 제가 눈물을 뚝뚝! 흘리니 놓아주긴 했는데,
그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나갈 생각은 안 하면서


“나한테 왜이래요... 엉엉” 하니


“네가 너무 마음에 든다..
내가 곧 군대를 가는데 기다려줄 수 있겠냐..”


하는 겁니다...?
(아놔 이새퀴를 그냥 콱............................. 듀글..)


그래서 제가


“네 군대는 네 여친이 기다려야지,
왜 나더러 기다리라는 겁니까. 엉엉.”
하자


뭐라더라................


“의무랑 설렘 중에.. 넌 어떤 걸 선택할 수 있겠니?”


(이게 무슨.... 멍멍이소린가........)
여기까지 들으니 아무리 꼬꼬마였던 저지만
이 헬게이트에서 재빨리 탈출해야 한다! 싶어지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언능 가방을 챙겨 그 호프집을 나왔는데..
밝은 데서 보니 이 님이 완전 만취상태인 겁니다..!


얼굴은 시뻘겋고.. 눈과 다리는 풀려있고......


이 상태로는 도저히 이 님,
집엘 못 찾아갈 거 같다 싶어
정말 마지막으로 딱 집에만 데려다주고
택시를 타야겠다
싶어... (스무 살이었으니까요ㅠㅠ)


어쩌고 저쩌고 떠들어대는 걸
달래가며 부축해서 걸어가는데


놀이터가 나오자 잠깐만 쉬었다 가자는 겁니다.


(여기서부터 기억이 가물가물 했는데...
쓰다보니 자꾸 기억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보다 한 20kg는 더 나가는 술 취한 남자
부축해가려니 저도 너무 힘들어서 그러자 하고
잠시 벤치에 앉았는데...


풀린 다리와 눈으로.. 제 앞에 서서는
자꾸 혀 꼬인 소리를 해가며


“내가 오늘 너한테 너무 미안하다..
너무 미안해서 견딜 수 없으니 내 뺨을 때리라...”


ㅠㅠ...................


시계는 새벽 1시가 넘어가고.. 피곤은 몰려오고....
다신 안 볼 인간 때려서 뭣하겠어요..... 그래서


“됐으니까 그만 두라”고 하니


자꾸만 “때리라.. 때려달라.. 그래야 내 맘이 편할 거 같다”


저는 “됐다.. 됐으니까 정신 들면 집에나 가라........”


그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정말 나 안 때려? 정말?” 하더니


벤치에 앉아있는 제 가슴에 갑자기 손을 척!
갖다대며(이 개새퀴........................)
“이래도?” 하는 겁니다.

 

거기서 꺄르륵 꺄르륵 거리던 스무 살의 인내심은
폭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전 제 평생 첫 싸대기를 갈기고(*-_-*)
큰 길로 달려가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갔습니다.


“너 님은 길에서 얼어죽든가 말든가!!!!!”를 외치면서요.
(지금은 안 얼어죽는 걸 알죠...
저러다가 저 가고나면 바로 멀쩡히 걸어간다는 것두요...)


그러고 한두 달...?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는 거야 엉엉’하며
그를 안줏거리 삼다 무려 10년을 새카맣게 잊고 있었는데.....


페북 덕에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숭한 흑역사가 다시 떠올랐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


덕분에 그 외의 수두룩한 흑역사들이 줄줄이 떠올라.....
이 박복한 년.. 하며 월요일부터 우울해집니다ㅠㅠ


슬쩍 살펴보니 작년에 결혼도 하시고...
(저한테 메시지를 보낸 건 2011년.... 결혼은 2013년.....)


얼굴 나이도 많이 잡수신 것 같은데
하트 입술은 그대로네요.


ㅠㅠ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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