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의 [친]구들은 [밥]벌이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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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친밥] 마녀의 최후

2014.11.8 14:25
안녕하세요. 30대 중반의 직장여성이자, 감친연의 애독자입니다. 감친밥을 볼 때마다 꼭! 제보해야겠다 생각했던 이야기가 있어서 제보를 해봅니다.

 

 

이 이야기는 저희 팀의 제 사수...
바로 ‘마녀’의 이야기입니다.


마녀는 40대 초반의 싱글여성으로,
제가 입사했을 당시 들리는 말로는
마녀에게는 든든한 빽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인지 저희 팀장도 마녀에게
큰소리를 내지 못하는 ‘을’의 입장입니다.


이런 배경을 무기로 마녀는 횡포를 부리곤 했는데,
그 사례를 열거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퇴근은 마녀 마음대로


저희 회사는 (아니, 모든 회사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업무량이 적은 날에는 칼퇴근을 하는데,
저는 이 칼퇴근이란 것을 못 합니다.


마녀가 “내가 아직 회사에 있는데
감히 네가 퇴근을 하겠다고?”
웃으면서 얘기하기 때문이죠.

 

직장상사가 퇴근하기 전이면
그 밑 직원들이 퇴근할 때 눈치 보이는 것은
저도 충분히 잘 압니다.


하지만 저희 팀은 그런 분위기도 아닐 뿐더러
팀장님도 야근은 되도록 하지 않는 것을
권하는 분위기입니다
.


그런데 저는 매번 퇴근하려고 할 때마다
태클을 걸어대는 마녀 때문에 일을 다 마쳤음에도
퇴근 한 번 제때 못 해봤네요
.


2. 공휴일 근무도 마녀 마음대로


저희 회사는 공휴일이라 하더라도
업무 특성상 한 팀에 한 명은 출근해야 합니다.


그래서 서로 돌아가면서 공휴일에 출근을 하는데,
저는 마녀 때문에 공휴일에 무조건 출근입니다.


매번 공휴일에 제가 출근하다가 한번은 처음으로!
돌아오는 공휴일에 제가 쉬기로 했는데,


당일 하루 전 날 자기가 쉰다고
저보고 출근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은 적도 있네요
.
공휴일에 놀러갈 계획까지 세웠는데... 썩을..-_-


3. 퇴근 후에도 나는 너의 사수


본인보다 제가 먼저 퇴근하는 꼴을 못 보는 사수 덕에
저는 1, 2시간은 기본으로 더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 제가 가려고 하면
마녀는 자기와 함께 퇴근하자며 저를 붙잡죠.


문제는 퇴근 후.


자기 집에 데려다달라고 합니다.
본인도 차 있고 저도 차 있는데,
뭣 하러 제 차로 같이 퇴근을 해야 하는지
저는 도통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도, 한 마디 물어봤다간 1백 마디 욕을 먹을 테니,
저는 그냥 조용히 사수를 집까지 모셔다드립니다.


그러고 곱게 절 집에 보내주는 것도 아닙니다.


저녁 먹자, 술 마시자 등등...
새벽 5시까지 붙잡혀있던 적도 있었습니다ㅠㅠ


 

4. 주말에도 나는 너의 사수


저희 팀은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저는 주말에 집에 널브러져서 쉬기만 합니다.
주말에라도 이렇게 쉬지 않으면 평일에 많이 지쳐요..


하지만 기운 좋은 마녀는 주말 아침부터 전화를 합니다.
밥 먹자고 합니다. 쇼핑하자고 합니다.
저는 또 무거운 몸 이끌고 마녀를 픽업하러 갔네요-_-


토, 일요일 달콤한 휴일을 마녀에게 반납하고
종일 시달립니다
.


처음에는 ‘마녀가 나랑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저도 많이 지쳤습니다.


쉬고 싶어서 이런저런 핑계를 대지만,
마녀는 듣는 시늉도 안 합니다.


심지어 주말에 마녀가 대청소한다고
저를 여러 번 불러내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


일단 밥을 먹자고 불러놓고는...


“밥 다 먹었지? 자... 기운 생겼을 테니
우리 집 청소 같이 하자”


“.................................네????”


전 마녀 집에 가서 몇 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며 청소를 했죠 ㅠㅠ 하...


5. 내 업무는 네 일, 네 업무도 네 일


마녀는 회사의 기본 툴을 잘 다루지 못 합니다.


그러니 제가 대신 해드릴 때도 있고,
마녀가 제게 넘기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문제는 본인이 실수한 걸 해결하라고 떠넘길 때입니다.


팀장뿐만 아니라 부서장님께도 보고가 되는데,
제 업무평판까지에도 영향이 미칩니다.


저도 제가 맡은 업무가 있어 부담이 되다보니
마녀의 지시를 좋게좋게 거절을 한 적도 있긴 했는데
욕만 한 바가지 먹었습니다.


“내가 네 사수다, 너는 내가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네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너 업무평가에 영향이 간다,
네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네 앞날이 달라질 수도 있다..”
등등...........


처음 입사했을 때는 몰랐던 것들이
몇 개월 지나니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마녀가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왜 직원들이
모두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마녀의 제안에 왜 직원들이 다 반대를 하는지
...
왜 회식에 마녀를 부르지 않는지...
무슨 행사가 있을 때 왜 아무도
마녀에게 함께 하자고 하지 않은 건지
...


저를 은근히 멀리하는 직원들...
알고 보니 저와 마녀가 친해보여서
저와 가까워지기 꺼려했다더군요
-_-


모두 마녀와 사적으로 가깝게 지내는 걸
싫어했던 거였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속도 없던 저는
이런 마녀를 안쓰럽게 여겨 ‘더 잘 챙겨줘야겠다’
고 생각했었지요..ㅎㅎㅎ

근데 이런 생활이 몇 개월 동안 지속되니,
저도 환장하겠더군요.
(그것도 주5일 아니고 일주일 내내 몇 개월 동안을요..)


제 성격도 신경질적으로 변했고, 까칠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런고 하니, 마녀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으로,
쌍욕을 섞어가며 앞뒤 두서없이,
매우 비논리적으로 말하는 편입니다.


생각 없이 말을 하고 본인이 맞다고 박박 우기면서
소리를 질러 상대방을 제압하려는 타입이랄까요.


반면에 저는 화를 거의 내지 않고
목소리를 높이는 편도 아니며
,
화가 나더라도 비속어나 쌍욕을 하지 않습니다.


불같이 화가 나서 폭발하려는 걸
꾹꾹 누르려는 노력하는 타입이죠.


네, 마녀와 저는 서로 완전 상반되는 성격입니다.


그러다 큰 사건이 터졌습니다.


퇴근 후 밖에서 얘기하던 중 업무 관련 얘기를 하다가
“이건 아닌 거 같다”, “저건 아닌 거 같다”
언쟁이 시작되었습니다.


마녀는 제 예상대로 소리 고래고래 지르면서
생난리를 치기 시작했고
(주변사람들이 하도 쳐다봐서 엄청 창피했습니다 -_-)


저는 조근조근 다 반박하며 따지고
상황 설명 및 제 입장을 설명하였습니다.


평소에 항상 네네~ 하던 온순한 제 모습은
온데 간데 사라지고 백분토론에 나온 것 마냥
정색을 하고 마녀의 생떼를 다 받아쳤습니다.


마녀는 처음 본 제 모습에 당황을 했는지


“너 씨.. 너 얼마나 회사 생활 할 수 있는지 보자,
너 조만간 해고당하게 만들 테니깐 그런 줄 알아.
나 때문에 네가 여기서 일하는 거야.
너 내가 누군지 알고 이래? ㅆㅂ.........”

..............................-_-;;;


말대답 한 번 했다가 잘라버리겠다고 바로 협박 받았네요.


마녀에게는 든든한 빽이 있기에 저는 순간 겁을 먹었습니다.
겉으로는 ‘웃기시네~’ 쿨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밥줄 끊기는 건 아닌가 안절부절
몇 주일 내내 속앓이를 했죠.


순식간에 변한 제 모습에 마녀는
저를 더 달달 볶기 시작했고
,
큰 언쟁 후에도 저희는 몇 번이고 업무적으로 다퉜습니다.


마녀의 쌍욕과 온갖 멸시에도 저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따박따박 제 입장에 대해 분명하게 마녀에게 전했습니다.


‘잘리더라도 이런 부당한 처우에 굴하지는 않으리라~’
마음먹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헛살지는 않았나봅니다.
마녀의 든든한 빽 때문에 항상 을의 입장이었던
팀장님도 다행히 제 입장을 잘 이해해주셨고,
매번 언쟁이 있을 때마다 중재해주시려고 하셨습니다.


물론 든든한 빽을 가진 마녀에게는
큰 소리를 내지는 못 하셨지만 -_-


그렇게 저와 마녀는 몇 개월 동안
서로 칼날을 세우며 일을 했고,
그러는 중 마녀는 업무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형 사고’를 ‘몇 번이나’ 쳤습니다
.


제가 예전처럼 마녀의 일을 도와주지 않으니
마녀의 실수 뒤치다꺼리를 하는 사람도 없었고
마녀의 바닥이 고스란히 만천하에 드러나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결국엔 마녀의 든든한 빽도
이런 큰 사고는 막아줄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되었고,


마녀는 반강제적으로 다른 업무를 맡게 되면서
저와는 전혀 업무적으로 마주칠 일이 없게 되었습니다
.


그 후에도 물론 마녀의 저주는 계속되었습니다.


여기저기에다가 저를 사생활 문란한 날라리-_-
여자로 소문을 퍼트리고,


제가 뒤에서 수를 써서 자기를 업무에서 밀려나게 했다,
일도 엄청 못 한다, 성격 장난 아니다 등등...


저를 마치 나라 팔아먹은 ㄴ 취급을 하며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을 붙잡고 울면서
원맨쇼를 친히 보여줬다고 하더군요 -_-

일부 저랑 친하지 않은 사람들은 참 친절하게도
저런 마녀의 헛소리를 저에게 다 전해주면서,


“마녀가 미쳐서 날뛰니 무시해라,
마녀가 저렇게 굴어도 사람들은 진실이 뭔지 다 안다,
저런 여자 상대도 말아라...”
는 위로를 받기까지 했지요.


그 마녀... 한편으로는 참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만 친절하게 굴었더라면... 


사람을 짓밟기보다 동료로서 인격적으로 대해주었다면
그렇게 사람들의 미움을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괴팍한 성격이긴 하지만 또 은근히
마음 여린 구석도 있었거든요
.


마녀로부터 해방된 지금.
거의 마주칠 일 없이 저는 저대로,
그 마녀는 마녀대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마주치는 일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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