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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너만은 모르길

2014.11.17 11:33
안녕하세요. 오래 전 실연당한 친구로부터 감친연을 소개 받은 20대 여자입니다^^ 친구는 감친연 덕분에 울고 웃으며, 실연을 이겨내고, 지금은 새로운 사람과 행복한 연애 중이에요ㅎㅎ 그러나 저는 그때도, 지금도, 어쩌다 보니 혼자네요ㅎㅎ 아이고~ㅎㅎㅎ 혼자일 때만 감친연을 보게 되나?ㅎㅎㅎ 예전 처음 감친연을 알고 한 한 달 정도 정말 푹 빠져 살았는데... 일이 바빠 잊고 지냈네요. 최근 아이패드를 장만하면서 오랜만에 감친연에 들렀다가ㅎㅎㅎ 메일을 보내봅니다. 재미있거나 마음 아프고, 또 황당하기도 한 연애담들도 있지만... 이보다는 지금 제가 처한 답답한 상황을 말하고 싶네요.

 

 

저는 현재 격투 스포츠 코치를 업으로 삼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평생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던 ‘책상파’였지만
우연한 기회에 이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렇게 다 접고, 이 일만을 바라보고 있지요.


제가 이 길을 선택했다는 말을 할 때마다
맞고, 때리는 걸 여자가 왜 하냐는 말을
안 들은 적이 없을 정도지만ㅎㅎ
그래도 전 꼭 이 일을 평생 하고 싶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 A체육관에서 운동을 하고 있는데,
코치 일을 하게 된다면 B체육관에서 일을 해야 합니다.


이번 달에 프로 테스트를 보면
소속은 A, 일터는 B가 되는 거죠.


그리고 지금 처한 상황을 얘기하자면
두 코치를 언급해야 합니다.


A체육관에는 연하 코치가 있고,
B체육관에는 연상 코치가 있습니다.


연상 코치는 원래 저와 A체육관에서
함께 운동을 하다가 소속을 옮겨
현재 B체육관에서 코치 일과 운동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이 연상 코치는 저를 좋아합니다.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라 티가 나기도 했고...
사람들이 자꾸 저희 둘을 엮으려고 하는 통에
이를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사람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밖에서 둘이 있을 상황은 절대 만들지 않고,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확실히 선을 그으며 지냈습니다.


사실 이 연상 코치가 좋은 사람이긴 합니다만..
‘남자로서는 별로다’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다.


예전에 제가 호감을 갖고 있던 남자 관원이 있었는데
제가 체육관에 없을 때, 연상 코치가 그를 링으로 불러
개 패듯 팬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


관장님으로부터
제가 그 남자 관원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후에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


이를 우연히 알게 된 후로 화도 났었고, 실망도 해서,
연상 코치가 제게 이성적으로 호의를 보일 때마다
사실 불편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정말 문제는,
연상 코치가 직접적으로 고백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제가 먼저 “그러지 말라” 하기도 애매한 상황입니다.


그 후로도 연상 코치는 줄곧
저를 향해 불편한 호의를 보여왔고,
저는 딱히 아무 반응 없이 그냥저냥 넘기면서 지냈어요.


사람으로서는 좋았고,
또 나중에는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사이였으니까요.


그리고 현재, 연상 코치는 B체육관으로 떠난 상태고
연상 코치를 대신하여 A체육관에 새로 코치로 온
연하 코치가 있는데 이 사람은...

 

 

 

 

 

 

 

제가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후아.......
그런데 너무너무나도 슬픈 일이.. 있는데
이 사람에게는 아주 예쁘고,
웃는 모습이 선한 여자친구가 있어요.....ㅎㅎ


연하 코치를 알게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자친구가 있다는 걸 알았기에
정말 전혀 좋아하게 될 줄 몰랐는데....


정말 사람 마음은 조절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힘드네요..


처음에는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
다양한 운동 경력 등에 관심이 갔고


그 다음에는 A체육관으로 온 지 얼마 안 돼
운동을 하다 다친 것에 눈길이 갔어요.
자꾸 신경이 쓰이더라구요..


그러다가 언제인가부터 함께 운동을 할 때면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


‘여자친구가 있으니까 이러면 안 돼’ 이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마음이 제멋대로 커졌습니다..


더구나 원래 제가 하는 운동이
쉼 없이 움직이며 때리고, 맞고 하는 운동이라
심박수가 정말 미친 듯이 올라갑니다
.


그런데 거기다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이걸 하려니
얼마나 더 심하겠어요..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ㅎ바보 같네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연하 코치의 한민관 같던 얼굴이
점차 이민기의 얼굴 같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 조짐이 보인 건데,
사실은 이때까지도 저는
‘내가 그동안 연하 코치의 얼굴을 자세히 안 봤었구나~’
했어요.. ‘잘 생겼던 걸 이제 알았네..’ 하면서요..


ㅎㅎ진짜 바보네요ㅜㅜ.......

그후 진짜로,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 구나’
하고 깨달은 건 최근에 연하 코치가
머리를 예쁘게 만지고 온 날이었어요.


그냥 대수롭지 않게 “오늘 머리가 예쁘네요” 하니까
쑥스러운지 “아, 오늘은 운동을 안 해서요”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렇구나~ 예쁘네~” 했는데,
다른 남자 관원과 한창 연습을 하는 동안
연하 코치의 여자친구가 체육관으로 왔습니다.


연습을 끝내고 내려와 그녀와 마주했는데
그 여자친구.. 참 예쁘더라고요ㅎㅎ
착해 보이고, 연하 코치랑 잘 어울렸어요.


연하 코치는 체육관에서 일을 끝마치고
데이트가 있어 머리를 예쁘게 만지고 온 거였습니다.


그래서 뭐.. “데이트 재밌게 하라”고 두 사람을 보내고
체육관 정리하고 인사를 하고, 집에 가는 길이었는데..
갑자기, 문득 가슴이 좀 아렸어요.


그때야 알겠더라고요, 제가 연하 코치를 좋아했다는 걸요.


하지만 전 감정을 잘 숨겨요.
드러내지 않고 정리할 수 있어요.


‘여자친구가 있는 사람에게 고백해야겠다’는 생각도,
잠시라도 좋아했단 걸 들킬 생각도
애초에 없었습니다.


어차피 연하 코치와는 연락처도 모르는,
정말 가깝지 않은 사이니까요. 저만 잘 마무리하면 돼요.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습니다.
연하 코치와 연상 코치는 서로 아는 사이예요.
연하 코치의 훈련을 연상 코치가 맡았던 적이 있거든요.


그래서 연하 코치가
‘연상 코치가 나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지 않나..’
싶은 게 걸립니다. 그 사람만은 모르길 바랐었는데...


요새 연하 코치가 자주 연상 코치 이야기를 하거든요.


(연상 코치는 저와 공통적으로 알고 있는
체육관 사람들에게 저와의 사이를 도와달라고
얘기를 하고다니는데,

원래 몇 번의 일로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아는 동생이 (연상 코치가 그러고 다닌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려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느낌이...
예전 체육관 사람들이 연상 코치랑 저랑
애써 엮으려고 할 때의 딱 그 느낌이에요
.

 

또, 연하 코치를 향한 제 마음이 정리되면
이런 상황을 아무렇지 않게 넘길 수 있겠지만
...

 

그리고 저는 연하 코치에 대한 마음을 접을 거지만...


그래도 제가 좋아한(아직은 좋아하는) 사람이
저를 다른 사람과 이어주려고 하는 건 너무 슬퍼요
.

 

후아........


지금 마음을 깨닫기 전엔 이렇게까지
신경 쓰이진 않았는데.. 요즘엔 더 마음이 무겁습니다.

 

물론 연상 코치가 저를 좋아하는 마음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좋아해주는 건 고맙죠..


하지만 차라리 고백이나 시원하게 해서
이걸 거절하고 양쪽 다 깨끗이 정리를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 싶습니다. 욕심이 너무 많은가요?ㅎㅎ


아마도 저는 제 마음이 다 정리될 때까지
어느 누구에게도 이런 상황, 이런 마음을
토로하지 못 하고 삭혀야겠죠?


나중에는 연상 코치와 함께 일도 해야 할 텐데...
그렇게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갑갑하기도 합니다.
이 얽히고설킨 관계가 불편하게 느껴져서요..


그리고 이 세계가 정말 좁아서...
격투 스포츠계에서 여자이고, 또 늦게 시작한
저는 처신을 잘 해야 합니다.


제가 지금 제일 사랑하는 건 일이니까요.
평생 할 마음으로 시작한 건데.......


좀 씁쓸한 게..
정말 오랜만에 남자로서 좋아한다고 느낀 사람이었는데,
깨닫자마자 황급히 없애야 하는 마음이라서입니다..
새삼 외로움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경험상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괜찮아지는 걸 알지요.
그래도ㅎㅎ 그때까지 힘들 테니까 익명의 힘을 빌려
이곳에 털어놓고 싶었습니다
.


너무 차가운 반응은 이겨낼 자신이 없으니
살살 다뤄주시기 바라요ㅠ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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