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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이렇게 하면 널 가질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2014.11.23 14:32
안녕하세요 30대 초반의 형제입니다. 오늘 제가 제보할 이야기는 사실 제 이야기가 아니라, 저와 가장 친한 중고등학교 동창 친구가 겪은, 깨빡난 연애담입니다. 친구가 이 연애를 하는 내내 저는 ‘아, 이거 감친연감인데..’ 싶었지만 차마 제보하지는 못 하고 시간이 흐르게 됐었습니다. 그러다 벌써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친구도 어느 정도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난 것 같아 지난 주말에 “이곳에 제보해보라”고 이야기했더니, “나는 됐고, 그렇게 하고 싶으면 네가 대신 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썼습니다ㅋㅋ 제 이야기가 아니니 디테일은 떨어지겠지만 아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자세하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어언 3년 전,
제 친구와 그의 전여자친구는
저희 둘(저와 제 친구)의 다른 동창이 시켜준
소개팅을 통해 만나 사귀게 됐습니다.


제 친구는 경찰대를 졸업한,
잘생긴, 부잣집 도련님입니다.


잘생긴 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주변 학교의 여자애들이
이 친구 얼굴 한번 보려고 줄을 섰던 걸로
증명이 된 바 있고
,


부잣집이라는 건,
(직접 “너네 집 돈은 얼마나 있냐?” 묻진 않았지만)
제가 알기론 아버지께서 수십억대 자산가이신 게
공공연한 비밀로 소문이 나 있었기에 알았습니다
.
(본인도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딱히.. 부정은 안 하더군요ㅋㅋㅋ)


그리고 그의 (전)여자친구는(이하 그냥 ‘여자친구’로 통일)
길을 가다 보면 한번쯤은 돌아볼 만큼은 예쁜,
계약직 은행 텔러였습니다
.


나이는 저희보다 2살 어렸고
게다가 성격도 정말 싹싹하고 좋아서


주변의 모든 친구들이 그들을 ‘비주얼커플’이라고 부르며
정말 보기 좋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1년 반 정도? 정말 예쁘게 잘 사귀었습니다.


그 아이들도 그들 나름대로 엄청 사랑했고,
주변에서도 보기 드문 조합이라며 추켜세우니
더욱 더 사랑이 커지지 않았나 싶네요.


그런데 그들도 사람인데..
시간이 흐르니 감정이 느슨해졌겠지요.


아무래도 제 친구가 먼저 관계에 소홀했던 모양입니다.


그랬더니 여자친구가 간섭이 심해졌었어요.
이 일 때문에 제게 고민을 상담했던 적도 있었는데,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고 하면 시시때때로
누구와 함께 있는지,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확인하지 않고서는 못 견뎌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지나가는 권태기일 수 있으니 잘 버텨보라”
고 했었던 거 같은데 사실 제 친구는
‘관계 개선의 노력은 최소화하고
헤어지게 되면 헤어지자..’

마음먹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한 한 달 후...?
이 녀석이 갑자기 “결혼을 하게 됐다”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전 너무 황당한 마음에
“권태기라더니 이게 무슨 일이냐” 물으니


“여자친구가 임신을 했다”면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하더군요.


그때는 저도 “축하한다, 너네 잘 어울렸다. 잘 살아라”
축하는 해줬지만 속으로는 내심
‘여자 쪽에서 작정을 하고 달려든 게 아닌가’
의심했었습니다.


사이가 좋지도 않았는데,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여러 모로 의구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그런데 제3자인 제가 이 정도인데,
친구네 집은 어땠겠습니까.
부모님께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셨죠.


(워낙 부족함에 없이 자란 친구긴 하지만)
친구네 부모님께서 평소 하셨던 생각이,
‘결혼할 때만큼은 어느 정도 자기 힘으로 해봐야지,
모든 결혼비용을 지원해주지는 말아야지’

였었기 때문에


아무리 아이가 생겼다 해도
1년은 더 직장생활에 집중도 해보고
조금만 더 ‘어른’이 된 후에 결혼을 했으면..
하셨던 겁니다.


그래서 친구네 부모님께서는
여자친구와 여자친구 부모님을 모시고
식사를 하면서 이런 의중을 밝히셨었죠.


“이런 일로 급작스럽게 마주하게 된 것이
피차 참 죄송스럽고 민망하지만,


우리 아이도, 따님도 나이가 어린데,
무작정 결혼을 서두르는 것보다는
조금 시간을 늦추는 것이 어떻겠느냐”


하셨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이 여자친구가 먼저 난리가 나더랍니다.


“저 결혼시켜주신다고 하셨잖아요!!
이제 와서 이러시면 어떡해요? 전 어떡해요?”


;;;;;;;
그 어른들 다 계시는 앞에서 소리소리를 지르더랍니다.


그런데 여기에 여자친구 쪽 부모님까지 합세해서는


“우리 애 임신시켜놓고 발뺌하려는 수작 아니냐”


면서 버럭 화를 내시는데..


제 친구 부모님께서는
그런 공격적인 태도에 어이가 없고 황당했지만
또 혼전에 임신한 딸을 둔 부모 입장에서
마냥 못 할 소리만은 아닌 것 같아


“죄송합니다 저희가 죄인입니다” 하셨다 합니다.


이렇듯 강한 설득 끝에 부모님께서 체념한 듯 보이자,
(독실한 크리스찬인) 여자친구 부모님들께서도
좀 진정이 되셨는지


“아드님이 많이 걱정이 되시겠지만
저희 딸이 워낙 하나님의 예쁨을 많이 받아놔서


이렇게 결혼을 하게 되면
우리 예비 사위도 하나님의 보호를 받게 될 것이니
아무 걱정 마시고 끝까지 결혼을 성사시키자”


며 위로(?)를 해주셨다 합니다.


이 일이 있고 바로 다음 날
어머니께서 제게 전화해 “이 일을 어쩌면 좋으냐”면서
서럽게 흐느끼시던 게 기억이 납니다..


어릴 적부터 항상 큰어머니처럼 모시던 분인데
그렇게 약해지신 모습은 또 처음 봐서..
마음이 많이 아팠었습니다...


이렇게.. 제 친구 부모님들도 체념을 하시고
차차 결혼할 준비를 해나가고 계시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아무리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해요.


혼수 문제를 논의하려고 예비 며느리를 불러들이면
이 핑계, 저 핑계로 슬슬 자리를 피하면서
“남자친구랑 알아서 논의할게요” 하더랍니다.


그래서 하루는
“꼭 할 얘기가 있으니 우리 집으로 오너라” 했더니
이 여자친구가 하는 말이,


“아이를 가져서인지 요새 걷기가 힘들고
소변도 자주 마려워서 외출이 불편하다”


하더랍니다.

어머니가 이때 ‘정말 이상하다’ 싶으신 거죠.
걷기가 힘들고 소변이 마려운 것은 만삭의 증상인데
이 친구는 아직 임신 2주째인데요
...


그래서 어머니께서 
‘이때만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안 나오겠다는 여자친구를 어르고 달래서
여자친구, 제 친구, 어머니와 셋이서
병원에 같이 가기로 약속을 잡으셨다 했습니다
.


그래서 함께 병원에 가기로 한 당일이 되었습니다.


원래는 2시에 만나서 검진을 받기로 되어있었는데
이 여자친구가 1시쯤 제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는


“나 아무래도 자기랑 같이 산부인과 가는 건
좀 쑥스럽고 불편해서...


어머니랑 여자끼리만 다녀올게.
이참에 어머니랑 더 친해지기도 하려고~”


하더랍니다.


제 친구는 평소 같지 않게
어머니와의 관계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여자친구 태도가 예뻐보이기도 하고 해서
“그러마” 했다 합니다.


그런데 그날 일이 터진 겁니다..


2시에 병원 앞에서 만나기로 한 여자친구가
2시 반이 되어도 나타나질 않은 겁니다
.


그러니 어머니가 너무 걱정이 되셔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10통도 넘게 하셨었는데
전화를 안 받으니 제 친구한테도, 저한테도
연락을 하셨었죠.


그렇게.. 이곳저곳에 연락이 가기 시작하니
이 여자친구가 궁지에 몰렸다 생각했는지
..?


결국은 3시가 다 되어서야
세상 다 잃은 표정을 하고서 병원에 나타났더랍니다
.


그래서 어머니 얼굴을 뵙자마자 무릎을 꿇으면서

 

 

 

 

 

 

 

 

 

 

“어머니.. 정말 죽을 죄를 지었어요....
저 사실은 아이가... 없어요..


ㅇㅇ씨 너무 잡고 싶어서 거짓말을 했어요....
진짜 너무너무 죄송해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어요..”


하며 펑펑 울더랍니다..


이건 저도 정말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여자친구의 집에 2억 정도 빚이 있었다고 합니다.


가정 형편에 따라서
2억 정도 빚은 별 것 아닐 수도 있겠지만,


그 여자친구는 성장 과정 중
빚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본 적도 없었거니와


현재 여자친구 아버지는 일을 하고 계시지도 않고
어머니 혼자 일을 하고 계신 상황인데
,
그렇다고 본인이 갚을 만한 능력이 없으니..


자신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너무나도 큰 장애물이었겠지요.


그래서 제 친구에게 그렇게 목을 맸던 겁니다.


제 친구는요,
그 이야기를 듣고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신뢰가 깨졌는데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할 수는 없다
고 판단한 것이지요.


여자친구는 이걸 받아들이지 못 하고
한 몇 개월은 더 매달렸다 했고...

 

그 이후로 여자는 쳐다도 보지 않습니다.
“너도 이제 다른 사람 좀 만나봐야지?” 하면


“나중에 기회가 닿고 연이 닿으면
좋은 사람 만나게 되는 거고 아니면 마는 거다.
굳이 여자를 찾아나서는 노력은 하기 싫다”


합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났습니다.


저도 그 친구가 그런 큰 시련이 있었으니
1년 정도는 아무 생각 않고 일에만 집중하는 것,
괜찮은 휴식이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친구 된 입장에서 계속해서 저렇게 살면 어쩌나..
싶은 마음도 드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정말 훈훈하고 조건도 좋은 친구인데..
지켜보는 사람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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