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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나도 여자랍니다

2014.11.29 23:41
안녕하세요 진심 딥빡이 나 있는 29세 자매입니다. 저는 결혼까지 생각하고 있는 완벽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가지고 있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 때문에 분초 단위로 늙고 있는 중이죠.. 제 이야기를 한 번 들어봐주시고... 그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저울질하여..... 제가 그냥 입을 다물고 있어야 하는 상황인지 좀 굽어살피어주시기 바랍니다...ㅠㅠ

 

 

제 남자친구는 27이고 만난 지는 1년이 됐습니다.


네, 저희는 유행한 지 좀 된, 연상연하 커플입니다.


모든 커플들이 시작할 때는 비슷한 양상이기에
이런 말씀 드리기가 참 부끄럽지만요


저희는 서로가 서로에게 참 완벽한 한 쌍이었습니다.
각종 취향도, 속궁합도 너무 잘 맞는 천생연분;


혹자들은 사랑이 갈수록 식는다고 하던데
저희는 지금 이 순간까지도
사랑이 더 깊어지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고민 사연을 보낸다는 것부터가 모순인가요..?
저조차도 제가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다는..)


이렇게 잘 지내다..
제가 나이 때문에 조급증이 났는지
조금 우울해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전 혼기가 찼는데
남자친구는 아직 한창 세상을 배워야 할 나이이니
미안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하고
.....
당장 결혼 생각이 없었음에도 마음이 힘들었어요;


그런데 이 어린 친구가 제 고민을
가만히 듣더니 너무나도 흔쾌하게


“나랑 결혼하면 되지 뭐가 문제냐, 당장 준비하자”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때부터 이 사람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연애만 할 때에는 미처 보지 못 했던 모습들이
마구마구 튀어나와 제가 더욱 더 빠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


추상적으로 “우리가 서로 좋아하니 평생 같이 살자”
이런 게 아니라 굉장히 구체적인 삶의 계획
있더라고요.. 돈은 어떻게 모으고 집은 어떻게 할 거고
아이는 어떻게 키우고 뭐 이런 것들이요..


제가 나잇값 못 하고 이런 데 아주 취약한 편인데
이런 점들이 너무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우유부단한 편인 제가(제가 좀 최악이네요..)
결혼 준비를 하다가 사소한 의사결정을 못 해서
멘붕을 겪고 있을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줬고
괜찮다며
.. 안심을 시켜줬습니다.


그리고 친정과 예비 시댁 사이에서 오해가 생길라치면
중간에서 잘 조정을 하여서 제가 나쁜 며느리가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써주었고요
..


그렇게 단순 남자친구로서의 멋있는 모습이 아닌,
부족한 저를, 인생이라는 멀고 험한 여정 속에서
이끌고 가줄 수 있는 동반자로서의 듬직함
이..
저희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해주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내가 이런 남자를 잡았어! 내 능력이 이렇다!’
싶은 생각에 우쭐해질 정도였으니...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좋긴 해요..)

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그에게도 단점이라는 게 있었습니다..

 

그거슨 바로오.........

 

 

 

 

 

 

 

 

 

 

 

 

 

제 옷차림에 너무 신경을 쓴다는 겁니다...


파워풀한 장점에 비해 너무 약소한 단점이라
김이 팍!! 새셨나요
...?


어떤 분들에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좀 더 자세히 설명을 드려보면
여러분들도 제가 왜 딥빡이 쳐있는지를 아실 겁니다.


남자친구가 집착하는 세 가지가 있어요.


바로 구두, 치마, 화장입니다.


먼저 구두를 신은 날은 제가 누구를 꼬이는 날입니다.


제 아무리 찢어진 로커 스타일 청바지를 입어도
거기에 굽 높은 구두를 매치하면 
“오늘 어디 가냐”는 질문이 꼭 나옵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싸움으로 향해있는 헬게이트예요.


이러니 치마는 말할 것도 없죠.
치마를 입은 날에는


“넌 여자애가 다리를 그렇게 내놓고 다니면
창피하지도 않냐,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좋은 거냐”


며 무슨 엄청난 노출증 환자 취급을 합니다..


하지만 옷, 신발이 캐주얼한 날이라고 해서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됩니다.


입술색 하나, 아이라이너 하나 변화를 좀 주면
“나랑 헤어지고 어디 가는 거 아니냐”
농을 던지는데 이게 사람 숨통을 조입니다.


귀여운 질투인 척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요.
제 옷차림이 정말 싫고 자기 말을 안 듣는 제가
미워서 그런다는 걸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어요
.


제가 너무한 건가요..
사랑하는 사람이 싫다는 건 안 하는 게 예의인가요..
어차피 결혼할 사람인데 그냥 맞춰주면 그만인가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요,

 

 


저도 여자거든요.. 저도 여자라구욧...!!ㅠㅠ


저도 세상 모두에게 예뻐보이고 싶고


화장에 신경 쓴 날 화장이 잘 먹으면
그날은 하루 종일 컨디션이 하이를 치고


누군가 빈말로라도 예쁘다 칭찬을 해주면
(조금 오바해서) 하늘을 날 듯 기분이 좋아지는..


그냥 흔녀 오브 흔녀입니다.


그래서 저도 이야기를 안 해본 건 아니에요.


“난 너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다.
그러니까 너와 결혼할 마음까지 먹지 않았느냐.


그런데 그것과는 별개로 나는 예뻐보이고 싶다.
이건 평범한 여자들의 평범한 욕구이고
누군가를 꼬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라고 정말 사정을 하듯이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아예 이해 자체를 못 해요.


“난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너와 결혼을 약속한 남자가 너에게
안 꾸며도 예쁘다는데 도대체 왜 이런
억지를 부리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네가 이렇게 불필요한 다툼을 자꾸 만드니까
잘 보이고 싶은 다른 사람이 생긴 건 아닌지
의심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같다.”


고 합니다..


그냥 사고하는 구조 자체가 다르니까..
어떤 좋은 말로 설명을 해도 이해를 못 할 테니까..
자꾸 소통을 포기하게 됩니다..
그게 가장 문제지요.


하.............


그래서 저는 남자친구를 만났던 지난 1년간
(안 싸운 날 기준)
티쪼가리+청바지+운동화+백팩 조합
벗어나본 기억이 없습니다..


쇼핑은 언제나 스트릿패션 쇼핑몰에서ㅋㅋ


화장이요?
BB 바르고 눈썹 그리고 최소한의 아이라이너
(그냥 눈이 여기 달려있다는 걸 보여주는 정도)
만을 하고 립밤 바르면 끝이에요.


저는 그래서 겟잇뷰티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
너무 신기하고 예뻐서 화장품을 일단 사놓고는
집에서 발라보고 혼자 만족하고 지웁니다
ㅠㅠ


거울 속 제 모습이 특히나 예뻐보이는 날이면
화장 후 셀카도 찍는데.....
이건 남자친구가 모르는 폴더
정말 비밀스럽게 저장해둡니다.................
(야동도 아니고...ㅠㅠ 보면 진짜 큰일;;)


ㅎㅎㅎㅎㅎㅎ.... 여기에 덧붙여..
저는 여자인 동시에 29세의 직장인이기도 하니까..


정장 치마에 재킷 입고 또각또각 하이힐 신고
빌딩숲 사이를 활보해보고도 싶은데
..
그래본 지가 언제적인지.....


지금은 다행인지 불행인지
복장 규정이 없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고 있어서
남자친구가 원하는 옷차림으로 출근을 합니다^^


남자친구가 갑자기 까톡으로 [오늘 볼래?]
하는 경우도 있어서 남자친구 몰래 예쁘게 하고
출근하는 것도 불가능해요.. 
(이건 저 스스로도 속이는 것 같아 기분 별로고요..)


평소 잘 참아오다가..
이번주 퇴근 후 남자친구를 만났는데
화장이 그의 기준에-_- 조금 짙었나봐요


회사 사람들 다 예쁘다고 칭찬해줬는데..
예쁘다 소리는커녕 잔소리부터 튀어나오는 걸 보고
새삼 서럽고 빡이 치어서
... 기분 팍!! 상해서ㅠㅠㅠ
이렇게 폭풍 사연을 보냅니다.


많은 의견 바랍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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