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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나잇값 못 하는 이별

2014.12.14 13:41
안녕하세요. 헤어진 지 한 달이 돼가고 있는 20대 중반의 여자입니다. 올 초부터 이별을 맞이하고 벌써 12월이 지나 가고 있네요. 점점 담담해져가고 있는데 그래도 생각이 나서 쓸쓸하네요... 사귈 때부터 추억을 회상하며 글을 써서 길지도 모르겠어요..ㅎㅎ

 

 

저와 남자친구는 7살 차이였습니다.
연애는 4개월 하고 쫑났네요..
 

그와는 제가 다니고 있던 작은 직장에서
사장님의 지인으로 회식자리 때 처음 봤습니다.
사장님과 절친이라 해서 아저씬 줄 알았는데
와서 보니 그냥 친한 동생이었어요.


당시 저는 직장에 다닌 지
얼마 안 됐을 때여서 잘 몰랐지만,
다른 직원들은 다 그분에 대해서 알고 계시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근무 중에 사장님과 그분이 오셨어요.
저야 뭐 누군지 알았겠습니까, 잠깐 인사를 했죠.


그렇게 그분을 본지 일주일도 안 돼서,
그분이 저희 회사 직원에게 저에 대해 물어보셨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싶었는데 또 회식이 생기게 되었고,
직원들과 함께 회식장소로 가니 그분이 계셨습니다.

 

 

2차, 3차, 음.. 3차까지 간 것 같네요.


근데 그분이 저에게 자꾸
“너 진짜 괜찮다, 예쁘다, 귀엽다” 하시는 겁니다.
(그날 정말 옷차림이 후줄근했는데;;)
사장님도 계셨고, 다른 직원들 앞에서요 ㅎㅎ;


그런데 누군가 계속 호감을 표하면
대부분 마음이 가게 되지 않습니까...?
전부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저도! 뭔가 이분에 대한 끌림이 있었어요.


그리고서 회식이 끝난 후, 그분은 차키가 없어졌다
자기는 택시 타고 가겠다며 다른 분들을 다 보내고,
난 얘 좀 데려다주고 갈게 잘 들어가~
하고 저를 데려다주셨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주머니에서 차키를 꺼내시는 겁니다.
너 데려다 주려고 거짓말 했다고.....하핫!


전 여기서 푹 빠졌나봅니다...ㅠㅠ
상상도 못 했거든요 연기를 어찌나 잘 하시던지.


그러다 그분은 제게 번호를 물어보셨고,
저도 좋으니 두근두근하며 번호를 드렸어요.
(그치만 전 그분의 번호를 몰랐어요)


그런데 그 후로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삼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겁니다.
제 마음은 이미 그분에게 끌려있었던 뒤라


‘이 사람은 내가 엔조이인가,
그냥 그땐 술에 취해서 나한테 예쁘다 귀엽다
이런 말을 했던 건가..’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친구들에게 “날 갖고 노는 것이냐!!”하고
혼자 욱해서 얘기했다가....... 혼자 흥분했었죠


그러다가 한 일주일쯤 후?
그분과 다른 친구분이 회사로 오셨습니다!
저는 그분을 보자마자 너무 떨리고 반가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분은 성큼성큼 제게 다가왔어요.
그리고는 저에게 이러시는 겁니다.


“오늘 너한테 좋은 남자애 소개시켜줄게”


라고........ 
절 보자마자 저런 소리를 하시다니.. 아주 활기차게..


‘아.. 난 엔조이였구나’ 싶었죠.
그러더니 사장님께서도 “진짜 괜찮은 애 있다”
“이따 일 끝나고 한 잔 하러 와~
우리 먼저 마시고 있을게.”
이러시더니
사장님과 그분, 친구분 이렇게 셋이서 나가셨습니다.


저는 이 상황이 뭔가.. 하다, 퇴근하고 그리로 갔는데
소개시켜줄 애가 바빠서 못 나왔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냥 저희끼리 마셨죠.


그때도 2차, 3차, 4차.. 노래방까지 갔어요.
술도 다들 마신 터라 저도 춤도 추고 막 이랬죠 ㅋㅋ


근데 그분이 제 모습을 보고 또 귀엽다는 겁니다.
노래방에서는 무려 제 옆에 앉으시더니
갑자기 손을 잡는 것이 아니겠어요?!..
정말 심장이 터질 것 같았어요 너무너무 좋았구요.


그리고는 같이 오신 친구분께서 이걸 보시더니
“아, 이제 둘이 1일인 거야?ㅋㅋㅋ 축하해!!!”


..............................
결론적으로 이날은 1일은 아니었지만
이날은 뭐 이런 일이 있었고;


그날도 절 데려다주셨는데,
그때 비가 부슬부슬 오고 있었어요.
이날도 새벽 4~5시쯤 됐을 거예요.


그그런데 이분이 길거리에서 제게
키..키스를...!!! 했어요...!!ㅠㅠㅠㅠㅠ
우산을 든 채로 말이죠..
하 정말 갑자기 또 두근두근해지네요 ㅎㅎ


그렇게 키스가 끝나고 되게 민망해졌는데
그런 분위기마저 달콤하더라구요..


그렇게 키스를 마치고 다시 길을 걷고 있는데
제 신발이....... 밑창이 찢어진 거예요..


하.....................ㅠㅠㅠㅠㅠㅠ
정말.. 왜 하필 또 이날인 걸까요. 왜 왜 왜...ㅠㅠ
정말 창피해서 죽을 뻔했어요...


그러더니 그분께서 “내 발 위에 네 발을 올리고 걷자”
고..... 하셨습니다... 비 오는데 영화 한 편 찍었죠.......


근데 두 걸음 가니까 이건 뭐, 너무 불편했어요.
그래서 제가 그냥 절뚝거리면서 가겠다고 했습니다...
질질 끌고 말이죠...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하고
그분께 제 비닐우산을 드리고 꼭 쓰고 가시라!
고 하고 보냈습니다.


그 후 저희는 둘이서 만나서
술도 먹고, 얘기도 많이 했고,
둘에 대한 마음은 점점 커지게 됐습니다.


그렇지만 그분은 일주일 후에 외국에 나가서
공부를 하러 가야 한다
고 했어요.


여름방학을 틈타 잠깐 한국에 들어오신 거라고,
저도 이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긴 했습니다.


출국 1일전에는
다른 지인분들과 사장님, 직원분들이 모여
저녁을 같이 먹고, 술도 엄청 먹었죠.


근데 전 기억이 나질 않는데
마지막 술집에서 제가 울었답니다

아마도 다음날 그분이 출국하는 것에 대해서
많이 속상하고 많이 좋아하고 이래서 울었겠죠..


그리고서 다음날.
제가 일을 하고 있었는데 잠깐 들르셔서
사장님과 인사하고 저랑도 인사하고...
눈물이 흐르는 걸.. 화장실 가서 얼른 눈물 훔치고
나와서 일했어요.


아. 그리고 그 전 날에 고백은 안 하셨지만
1일 하자고 하시더라구요. 그렇게 사귀게 되었구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처음 만났을 때는 여자친구가 있었대요.
근데 그 여자친구와 헤어질 생각을 하고 있었던 찰나에
절 알게 되었고, 정리를 하고서 그 사람에 대한 예의도 있고
저한테 바로 연락 하지 않았던 거라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소개시켜준다던 괜찮다던 분은
남자친구가 계획적으로 못 오게 한 거였구요)


어쨌든 저희는 매일 화상통화 3~4시간에
집 전화기 붙들고 통화를 어찌나 했던지요..
아주 서로 보고 싶어서 죽을 뻔했어요.


화상통화로 보고 싶다고 울기도 하고
아주... 생난리를 폈었죠.


그러다가....... 어느 날.
제가 큰 결심을 하고서...!!!
직장을 관두고, 여행겸,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어요.


비행기값이 성수기라 그랬을까요.. 엄청 비쌌어요
적금까지 깨고 비행기표를 마련했습니다;


전 그렇게 지구 반 바퀴를 돌아서 도착을 했고,
공항에서 나와서 두리번거리는데
꽃을 들고 있는 남자친구 발견!


그렇게 외국생활은 시작되었고,
한 달 반 동안 남자친구의 집에서 살기로 했어요


남자친구 지인들, 다른 커플들과 함께 술도 자주 마시고
밥도 자주 먹고 그렇게 우리는 생활을 했어요.
장도 같이 보고 아~ 얼마나 좋아요. 처음에는요.ㅋ..


나중에는 청소 가지고도 많이 싸웠어요.
제가 청소를 잘 안 하는 편이라서;;
여차저차 서로에게 맞춰가고 점점 더 편해지고
화장기도 없어지고... 그냥 그렇게 잘 지냈어요.
(근데 지나고 나니 잘 지낸 건
저만의 생각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러다 한 달 반이 훌쩍 지났고, 저 먼저 들어왔어요.
남자친구랑 같이 들어오고 싶었지만
남자친구 부모님이 마중 나온다고 하셨거든요..


남친 부모님은 아직 저희 관계를 모르셨고, 남자친구는
“내가 차차 말하겠다. 지금 공부하고 있는
나 보러 왔다고 하면 부모님이 널 안 좋게 보실 거 같다.”

하여 이해했습니다.


근데 제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연락하는 게 180도 달라졌어요
.
연락 자체도 엄청 안 하고, 딱딱해진 말투..


그래서 기분 안 좋은 일 있냐고 물어봐도,
“그냥 예민해서 그래.”가 대답의 전부였어요


그러다 시간이 흘러 한국에 남자친구가 들어왔어요.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가서 시간 보낸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푹 쉬고 맛있는 것도 먹고
얘기도 많이 나누라
고 했습니다.


근데 이 사람, 그 후에도
계속 ‘예민한’ 것처럼 행동하는 거예요.
연락도 안 하고, 귀찮고 시큰둥한 말투 등등.


그래서 권태기냐 물었죠.
그랬더니 아닌데 왜 자꾸 그러냡니다.
권태기면 자기가 알아서 말하겠다구요.
한국 들어온 지 얼마 안 돼서 예민해서 그런다.
했는데.. 이건 뭔가 틀어졌다 아니다 싶었습니다.


그렇게 오래하던 전화는
하루에 한 통도 안 할 때가 많았고,
끊임없이 붙들고 있던 핸드폰은 5시간에 까톡 한두 개,
또 3~5시간이 흐르고 나서 답장 한두 개.
이러니 대화가 될 리가 없었죠.


그러다가 남자친구가 가족과 여행을 가있는 동안
저는 이별통보를 하게 됩니다
.


처음에는
“시간 잘 보내고 있냐~ 어쩌고 저쩌고~”
하다가 속마음을 물어봤습니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오빠 변한 거 같아,
오빠 마음이 뭐야?”
했어요. 그랬더니
자기도 잘 모르겠답니다.
“그냥 한국 오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
하더라고요.


..........저 정말 말문이 막혔습니다.
하루 사이에 맘이 변하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자기 속마음을 말해달라는 사람한테
“네가 듣고 싶은 말”을 묻다니요
.


저 말을 듣는 순간 욱함과 동시에 깨달았어요.
솔직히 저도 변한 거 알고 있었는데
혹시나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했던 기대감에
계속 이 사람을 붙잡고 있었다는 걸요
.


그래서 저는 이별을 통보했습니다.


“오빠가 요즘에 나한테 한 행동, 말투 다 알고 있었는데
내가 질질 끌고 있어서 미안하다 그만하자”
했더니


자기를 미워하라네요.
이 말을 들으니까 울다가 콧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날은 진짜 제가 무슨 소리를 한 건지도 모르겠고,
바로 까톡도 다 차단했고... 그렇게 울면서 잤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에는
눈이 너무 부어서 아무 데도 못 나갔고,
다음날쯤 정신 좀 추스르고
제가 일했던 직장에 잠깐 들렀습니다
.


사장님은 없으셨고, 동료들이랑 이런저런 말을 하는데
한 살 많은, 직장에서 편하고 친했던 언니가 있었어요.
그 언니에게만 귓속말로 저 헤어졌다고 말을 했어요.


그랬더니 언니가 휘둥그레지더니 잠깐 할 얘기 있다셔서
저랑 따로 앉아 얘기를 하는데
정말 충격적인 소리를 들었습니다.


언니가 얼마 전 사장님이랑 제 남자친구랑
하는 말을 얼핏 들었는데 남자친구가
자긴 누구랑 같이 살고 결혼할 타입은 아니라고,
한국에 안 가겠다는 저를 돌아가게 설득시켰다구요.


그런데요 저, 외국에 있을 때
제가 먼저 한국에서 공부 더 하겠다고 했었어요.
제 입으로 가겠다 말했는데 설. 득. 을 시켰다니요 ㅋㅋ...


그리고 또... 언니가
“아 ㅇㅇ오빠 입국했던 바로 그날이었지?
어, 맞아 그때 여기 와서 사장님이랑 술 마셨어”

라고............


아.... 가족들이랑 여행 간다고 했었는데..
아니었어요.. 업소에 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또!!!
며칠 후 또 여기를 와서 술을 마셨다고..
그때 사장님께서 물어보셨답니다.
“여자친구 안 만나냐” 했더니
“여자친구 지금 친구들이랑 놀고 있다” 그랬대요.
전 그날 집에 있었는데 말이죠. 하하..


그 말 듣는데 멍때리면서 눈에 눈물이 고이더라구요 또.
저 날은 어디를 갔을지.. 모르겠습니다.


전 정말 가족이랑 놀러가도, 친구들이랑 논다 할 때도
잘 놀다 오라고 하고 한 치의 의심도 안 했어요
.
근데 헤어지고 나서 다른 사람한테 저런 소릴 듣다니요.....
완전 멘붕이 왔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저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데
정말 자기 마음이 변했다, 그러니 그만하자
이 한마디 하기가 그렇게나 어려웠던 건지
원망스럽고 한심하기도 합니다.


솔직히 한 달이 다 돼가는 지금 많이 나아졌지만,
1~2주째까지는 같이 했던 추억들만 생각나고,
노래를 듣다가 울컥하고, 정말 너무 괴롭고 힘들었어요.


저는... 왜 사랑에 눈이 멀어
직장을 관두고, 적금까지 깨며 비행기를 타고
지구의 반대쪽까지 날아가서 그랬을까 싶어서요
.
‘이 사람은 아니구나’를 알아보는 데에 치른
대가가 너무 큰 것 같아 속이 상할 따름이었습니다..


후회는 안 합니다만, 너무 허무해요.
이렇게 일찍 끝날 줄도 몰랐고, 그래서요..... 하.....


어쨌든 글을 쓰는 지금 이 날은 그의 생일이네요.
에휴. 이렇게 메일로 다 쓰고 나니
좀 더 마음 정리가 되는 것 같아요
.


몇 주 전부터 정말 폭풍쓰나미처럼
여러 일들이 많았고 멘붕 오는 일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훌훌 털어버리고 액땜했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살아야겠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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