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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맘때생긴일] 아파봐야 사랑할 수 있습니다

2014.12.19 14:18
본 사연은 제1회 월간 사연 제보 이벤트 당선작입니다.
주제는 '
요맘때 생긴 일'입니다^_^//

 

안녕하세요. 내년이면 곧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자매입니다^^ 20대 초중반이던 시절, 제 연애는 격정의 시대를 거쳤습니다. 춘추전국시대였다고나 할까... 지금은 조금 안정기에 접어든 것 같지만 그 전까지는 제 마음이 혼잡하니 연애도 쉽지 않더군요ㅠㅠ 무튼 오늘 제보할 사연은 마치 일장춘몽과도 같았던, 몇 년 전 ‘요맘때’ 있었던, 풋풋한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대학교 3학년이던 때.
저는 타지에서 대학생활을 했던 터라
하숙집 라이프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제가 다니던 학교는 저 밑쪽 지방이었고
저희 집은 그보다 더 밑에 있었습니다.)


2학년 때까지 저는
밥 안 주는 기숙사ㅠㅠ 생활에 굶주렸었으나
엄마처럼 대해주고 정 많은 하숙집 아줌마를 만나
졸업을 할 때까지 그곳에서 잘 살았던 바 있습니다
.


네... 그 장소적 배경이 바로
가슴 아팠던 사랑을 나누었던 공간이자
제 대학 생활의 마무리까지 함께 했던
‘내 마음 속의 집(?)’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가 등장할 타이밍인데요,
그와 만난 건 그가 무려 제 ‘옆집’에 살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옆집이라고 해봤자 마주칠 일도 딱히 없었고
식사 때만 가뭄에 콩 나듯 한 번씩 보는 사이였어요.
저부터가 한창 과 생활에 재미 붙일 때라
하숙집은 그저 저스트! 주거공간이었거든요.


아니, 어쩌면 그와 제 사이는
별로 좋지 못 한 정도?라고까지 생각했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사대를 갔는데,
열심히 공부하는 무리 사이에서
저 역시도 공부를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이 하숙집, 정말 방음이 안 됐거든요..ㅠㅠ
안 그래도 신경 쓰이는데, 옆방의 그 남자가
시험 기간만 되면 야구 시즌인지 뭔지 아오..
친구들이랑 방에서 엄청 시끄럽게(?) 야구를 보더군요.


그래서 하숙집 아줌마한테 막 컴플레인 걸고ㅋㅋㅋ
까칠하게 굴었거든요. 그래서 절 안 좋아할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여름엔 제 방에 엄청 큰 곤충이 들어오곤 했는데
그때 “끼야아아악ㄱㄱ!!”하고 엄청 크게 소리를 지르면
그 소리를 듣고 와서는 “무슨 일이냐”해서
“저 벌레 때문”이라 하면.....


약간 피식?... (비.. 비웃음인가..) 웃으면서
휴지로 덥썩 잡아 처리해주곤 했어요.


그와의 에피소드는 그게 다였어요 정말..


그러던 어느 날.
제가 몇 년이 흘러도 기억하는 그 날은
빼빼로데이였습니다.


그 날도 잘 기억은 안 나는데
시험기간인지 뭔지 새벽부터 일어나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어요.


“똑똑..” 누군가 찾아왔죠.
문을 열어보니 쌩뚱맞게도
바로 그 옆집 남자가 빼빼로를 건네줬습니다.


“공부 파이팅 하라”면서ㅋㅋㅋㅋㅋ


사실 제 방 구조가 창문 옆에 침대가 있었고
제가 침대 옆에 책상 깔아놓고 그 침대에 기대어
바닥에서 공부를 했는데요.


그 하숙집이 음지에 있어 (공기가 정말 안 좋았어요)
환기를 위해 항상 창문을 열어두곤 했어요.
옆집 남자는 집을 나설 때면 항상
그 창문을 지나쳐야 했고요.


그래서 절 봤나봐요.
등 돌려 열심히 공부하고 있던 제 모습을요..


무튼 그것을 계기로 저희는
서로를 탐색하기 시작했어요
.


자세히 보니 그 남자.
눈썹도 진하고 눈매가 선한 것이 잘생겼더라구요.


또 나중에 친해져서 물어보니
저보다 두 살 위의 오빠였고 법대생이었어요.


아침마다 그분은 운동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보였다고 해요.


(그리고 이건 저만의 추측인데...
집 안에 베란다 같은 게 있거든요.
거기에 창문이 작게 나있고, 커튼이 쳐져있는데
바로 그 밑에 항상 속옷을 널어두곤 했어요;;;
창문은 매번 열려있고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그에게 정말로!! 의도치 않았지만!
성적 호기심을 자극했던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언제 한 번 말을 붙여보지...’
고민하고 있다가 마침 학교 가는 길에
편의점에 빼빼로가 있는걸 보고는
달려가서 사서 주고 갔다네요.. (부끄....)


그리고 어느 날이었어요.
하숙집 아주머니가 말씀하시길,
“옆집 남학생이 금요일에 먹을 걸 잔뜩 사서
너네 집 문고리에 걸어두고 갔었다”
는 거예요.


(나중에 알고 보니 금요일 저녁에 걸어두었는데
다음날 아침까지 그대로이자, 너무 부끄러워서ㅋㅋ
도로 가져갔더라는..)


그런데 전 매주 금요일에 집(고향)에 갔기 때문에
그 사실을 전혀 몰랐거든요.
무슨 산타 할아버지도 아니고ㅋㅋㅋ 재밌었어요.


무튼 그 말을 듣자 무척 설렜습니다.
그리고 이대로 가만히 있음 예의가 아니다 싶어
자리를 털고 일어났어요.


그맘때쯤 가족끼리 해외여행 가서 산
기념품을 들고 그의 방에 찾아갔더랬죠
.
(이런 용맹하고 맹랑한 아이였습니다 제가..)


작은 선물이었지만 제가 주는 선물을 받고는
그의 얼굴에서 정말 화색이 돌더라구요.


그리고 잠시 기다려 보라더니 휴대폰을 들고 와
제 번호를 달라면서 하는 말이 ㅋㅋ


“이때까지 옆집에 살면서 미안했던 것들이 많았다.
그 보답을 위해 밥을 사겠다” 


였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서로 연락하는 사이가 되었어요...


그리고 만나서 밥을 먹고 연락하며 알게 된 그는..
제 이상형에 가까운 성격이었고
저는 미친 듯이 그 사람에게 빠져들었습니다...
정말 미친 듯이요.


그 남자, 무슨 블랙홀마냥 사람을 끌어당기더라구요.
주체 할 수가 없었어요.


그 전에도 사귀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땐 쉽게 하지 못 했던 말들도 하게 됐고..
저는 정말 변해가고 있었어요.
주변 친구들도 다들 깜짝 놀랄 정도로요...


제가 원래 성격이 좀 차갑고 냉혈한? 이미지였는데,
열정적으로 사랑에 빠져는 절 보고 놀랄 만도 했겠죠.


하지만 이 사랑은 처음부터 조금 어긋나 있었어요..
처음 제가 그의 방을 찾아갔을 때,
그 분이 그러더라구요.


“이제 곧 여길 떠날 예정이라 밥을 한 끼 사고 싶다”


고.. 그때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어요.
‘떠나면 뭐 그렇게 멀리 떠나겠어..?’했는데..


경찰 공무원 시험을 위해
(그건 자의가 아닌 타의였어요.
엄청나게 엄한 아버지 때문에 시험을 치는 것 같았어요)

서울로 간다고 하더군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희가 다니던 학교는
서울에서 많이 멀었고 특히 돈 없는 대학생에게
그 심리적 거리란 실로 엄청났습니다
.


그러한 이유로.. 크리스마스 날,
함께 보내지 못하고 고향에 가야한다는 그를 보내고
저 또한 고향에 내려가 있는데... 그러더라구요.


“나 지금 서울이고, 방 이미 구했고 학원도 다 잡아놨다”


고.. 아무 생각 없이 정말 이노센트 그 자체였던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다 거짓말인 것 같았고,
전 아직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이런 사실을 감당하기가 너무 무거웠어요.


22살. 정말 어린 나이였어요..
정말로.. 펑펑 울었습니다. 말 그대로 펑펑이요.


정말 많이 보고 싶은데,
이제 쉽게 보지 못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단지 서울에 가기 위해 알바를 시작했어요.


고향에 내려와 겨울방학 동안 알바를 하며
그와 만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죠...
열심히 사는 절 보며 부모님이 기특해할 정도였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일해 받은 돈으로 서울에는...
‘딱 한 번’ 올라갔었네요..


그리고 2박 3일간의 그 여행은
제게 꿈만 같았습니다
.


남산에 올라가고, 동대문시장에서 맛있는 쫄면도 먹고,
대학로에도 가보고...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그리고..
날씨가 너무 추워 대학로 한 작은 카페에 들어갔어요.
커피가 나오고 얼마 있지 않아 두 손을 마주 잡았는데


제 눈과 그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엄청난 스파크가 튀었던 것을 느꼈습니다
.


그때, 누가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저희 둘은 커피를 남겨둔 채 그 카페를 나왔고
바로 뜨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정말... ‘이러다가 내가 죽지 않을까?’
할 정도로 좋았어요.


그 사람의 따뜻한 목소리, 다정한 말투,
부드러운 손길 모두가 좋았습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을 함께 하고 돌아오는 길은
얼마나.. 힘들던지요...


정말 한시도 쉴 틈 없이 그가 생각이 났습니다.
머릿속엔 온통 ‘보고싶다’는 글자만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사랑해본 적이 정말 난생 처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이 불 타오르던 사랑은 얼마 가지 못 했어요.


왜냐구요....?
그건 바로 연락 문제 때문이었어요.


아무리 하루 종일 강의를 듣는다지만,
문자 한 통 해줄 수 있잖아요?(그땐 스마트폰도 아니었음)


저는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며
휴대폰만 뚫어져라 쳐다봤어요
.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저녁이 되면
머리가 돌 것 같았어요
..


그런 거 있죠...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혼자인 것보다 훨씬 더 외로웠어요
.


공부? 하나도 되지 않았어요.
(하긴... 이 남자와 한창 빠져있을 때,
시험 기간이었는데 마음이 붕- 떠서
난생 처음 C를 받았네요 ㅋㅋ
덕분에 조기졸업 bye bye...이게 다 운명이려니 합니다)


그렇게 저는 점점 미쳐갔던 것 같아요.


그때는 그랬어요. 저는 이기적이었고,
이해심? 배려? 이런 것도 잘 몰랐어요.


‘사랑’의 의미조차 잘 몰랐던 제가
무작정 한 사람을 좋아하면서 그에게
“나만을 봐달라”고 징징거리던 아이가 된 겁니다.


전화로 투정도 부리고 이야기도 많이 해봤지만
그의 태도는 여전하더군요..


아침에 전화 한 통, 저녁에 한 통.. 그게 끝이었어요..


잠시 감친연에 올라오는 글들 이야기를 하자면,
‘연락’ 문제는 연인 사이의 큰 이슈가 아닐 수 없죠.


전 그 당시의 경험을 통해.....
無연락은 그냥 無관심임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잘못도 컸던 것이,
경찰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있을 그를
이해하기는커녕 “왜 연락 안하냐. 나 미치는 꼴 보고 싶냐”
이런 폭언을 내뱉으며 괴롭혔습니다.


휴..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인데
전혀 도움 되지 않는 여자친구,
한 달에 용돈 10만 원 받는데 한 번씩 올라와
그 돈을 다 쓰게 만드는 여자친구....
필요 없었겠죠. 싫었겠죠.


이제는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냥 먼저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이런 류의 집착은 연락을 기다리는 사람도 손해입니다.
저 스스로도 정신적으로 불안정해갔으니까요..
참 바보 같았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저는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아야만 했습니다.


근데 그 무엇보다 저를 슬프게 만들었던 것은.....
한때는 저를 열렬히 사랑해주었던 그 사람이
제가 그의 것이 되자 이렇게 차갑기 식어버렸다는 것..
전 마음 주고 몸 주고 다 주었는데...


그리고 그의 마지막 말이 아직까지 기억에 남아 있어요


[꼭 해주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결국 못 하게 됐네.
나중에 내가 잘 돼서 다시 만나면 그때 해줄게]


네, 제가 항상 그에게 하던 말이었어요.
그는 제게 한 번도 내뱉지 않았던 바로 그 말.


“사랑해”


였습니다.


그 문자를 읽으면서 저는 펑펑 울었어요..
그 대목에만 가면 제 안에 꽁꽁 묶여 있던 것들이
밖으로 펑펑 터져 나오듯이 북받쳐 오르더라구요.
정말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별은 저에게 인정하기 싫은 ‘사실’이었어요.


어렸던 제가 감당하기 힘든 이별의 고통에 허덕이며
억지로 억지로 다른 사람을 잠깐 만나보기도 했지만..
안 되더군요.


슬픔은 1년은 넘게 갔습니다.
혼자 가만히 있는 시간이 있으면
눈물이 줄줄 흘러내렸습니다.


전 그렇게..
엉망인 채로 대학교 4학년까지 마쳤고,
대학원을 가기 위해 그와의 추억이 새겨져있는
서울엘 다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그때, 정말 하나도 안 쿨하지만
최~대한 쿨한 척 용기 내어 문자를 보내보았어요.
(이미 그가 아직까지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것에 대한 사전조사 완료 후입니다;;)


[나 서울 왔는데, 당신 생각이 나서
연락 한 번 해본다. 잘 지내지..?]


하지만 휴대폰 저 너머에서는 묵묵부답일 뿐.
그에게 전 역시나 방해밖에 되지 않았나 봅니다.


이렇게 연락을 쌩까주시니,
오히려 훌훌 털어버리고 일어날 수 있겠더라구요.


그 이후로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
아련 아련해지긴 하지만..
예전처럼 우울해하고 슬퍼하진 않을 수 있게 되었어요.


시간이 약이란 말이 참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와의 이별로 남은 건 제 마음속 깊은 ‘상처’였고,
그 상처는 생채기나 곪아 터져 이 되어...
결국 가시가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그 이후 만난 남자들에게 하나같이
마음 붙이지 못하고 그 뾰족한 가시가 방어막이 되어
제 여린 마음이 다시 다칠까 두려워하며, 끊임없이!
상대를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모든 남자들을 하나같이 ‘가볍게’ 만났고,
진지한 만남은 본능적으로 회피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몇 년을 보냈네요.


어쩌면 제가 그 당시에 받았던 상처를
진심으로 슬퍼하고 보듬어 주지 않은 탓 같아요
.


그 아픔을 감당하기가 싫어
제 자신을 그저 방치해버린 결과.....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어요.


그동안 좋은 사람을 못 만난 탓도 있었지만
저의 차가운 마음과 일정한 선을 긋고 만나는
제 이기적인 태도를 그들도 다 느꼈겠죠. 


그래도 시간이 흐르니 꽁꽁 얼어있던 제 마음은
점점 해동이 되어 서서히 녹기 시작했고,
이성뿐 아니라 일반 지인들에게까지
딱딱하게 굴던 저는 말랑말랑해졌습니다.
다른 이에게 편안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 거죠.


그러고 나니 사람이 한결 순해지고 부드러워지더라구요...
지금은 정말 죽이 잘 맞고 착한 남자 만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


아프니까 사랑이고, 아파봐야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이 사람을 만나고 나서 제대로 배우게 됐네요
.


그러니 지금 제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 그에게
제 모든 걸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믿을 만한 사람을 만났으니까요.....


솔직히 그 동안 제가 만났던 분들의 썰들을 풀어놓아야
감친연 애독자 여러분들의 큰 호응을 얻을 것 같지만


제 인생의 첫사랑 이야기가 빠질 순 없어
이렇게 제보합니다.


그 사람을 만난 시점부터
저의 불안정한 연애가 시작되니까요
(덜덜.. 그전의 연애가 모두 이 정돈 아니었어요;)


무튼 날씨가 추워지니 옆에 연인을 두고 싶은 계절입니다.
이왕 옆에 두는 연인, 좋은 사람으로 선택하시고
행복한 연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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