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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잡는다고 잡힐까요?

2014.12.25 09:48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중반의 여자사람이에요. 이 남자친구 일로 메일을 썼다 지웠다 한 게 두세 번은 되는 것 같네요. 1년도 안 만났는데... 며칠 전 헤어졌습니다. 지금 너무 힘들고 우울하고 답답하네요. 어디 얘기라도 하고 싶어 이렇게 또 글을 써요.

 

 

약 1년 전 어느 날..
친한 친구 커플이 술을 마시고 있었는데 그 자리에
그 커플의 친구, 친구의 친구들을 부르게 됐습니다.


그러다 저와 그 사람이 그 자리에 불려갔던 거고,
여러 명이 모여 통성명을 하고 얼굴을 익혔습니다.
그러다 술이 조금씩 들어갔고 말도 트고 신나게 놀고
각자 집으로 돌아갔던.. 평범한 저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날, 그 사람과 만날 일이 생겨
둘이서만 만나게 됐어요.
그러다 그런 사이가.. 됐네요.

변명 같으시겠지만,
처음엔 그도 저도 서로에게 별 관심 없었어요. 


저는 저대로 사이좋게 만나고 있던
1년 된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 사람도 여자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


하지만 그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점점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어요.


언제부터인가
당시 남친과의 스킨십에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거든요.
저는 나름 당시 남친과 ‘사이가 좋았다’고 생각했었지만
아무래도 저도 모르는 사이,
스킨십이 싫어질 정도로 그에게 마음이 갔었나봅니다.


그리고 왠지 몰라도,
두 남자를 두고 헷갈려하고 있는 중에,


당시 남자친구가 아닌, 그 사람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던 것도 같고..
너무 혼란스러웠고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몰래 만나길 석 달..
이대로 둘 다 만날 순 없으니 계속
‘어떻게 하지..’ 고민만 하고 있었는데


오래 고민한 게 우스울 만큼이나
‘사귀자’는 결정은 쉽게 났습니다.


그래서 얼른 마음정리를 하고 정식으로 만나게 된 겁니다.


그런데 그와의 짧은 연애 기간 동안
헤어질 뻔한 적이 서너 번은 되네요.


(서로 불같은 성격이 똑같아 싸우기도 자주 싸웠고
첫 만남이 그렇다보니; 제가 그를 잘 믿지 못했었어요.
원래 제가 의심병이 좀 있거든요..)


그런데 헤어질 뻔한 계기는.. 다 저의 잘못 때문이었어요.
어디 가서 말하기도 부끄러운 큰 잘못을 했었거든요...


그놈의 술이 문제예요.
제가 술자리에서 싸우고 그 사람이 너무 지쳐서..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한 적도 있었고...


그리고 다른 일도 있었는데.. 말씀드리기가 좀 그렇네요.
하여튼 그 일은 제가 남친에게 엄청 실망을 안겨줬고
믿음을 져버리게 했을 정도의 잘못이에요.


(그렇다고 다른 남자를 만났다거나 바람을 피운 건 아니고
또 그런 잘못이었다면 붙잡지조차 못 했겠죠.)


그런데 남친은 결국 다 용서하고 받아줬습니다.
제가 울고불고 잘못을 빌었기 때문에..


(이렇게 또 쓰면서 생각하니
남친은 절 참 믿어주고 아껴줬는데,
애정표현도 서툰 저에게 한없이 표현해줬는데
전 그거에 고마운 줄을 몰랐네요.. 휴....)


하지만 아무리 용서하고 받아줬다고 해도
제가 잘못한 일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으니..
남친은 술을 좀 먹으면 가끔씩 그 얘기를 꺼내
비꼬듯이 이야기를 했고 서로 기분만 상했었죠
.


 

그러다 최근 한두 달 들어서
남친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게 됐습니다
.
빚도 갚아야 하고 월급은 쥐꼬리만 하고..


데이트 비용을 5:5로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 돼서
제가 데이트 비용을 90% 이상 내기 시작했죠.
한 한 달 반 전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가 저한테 미안해 하고 불편해 하는 게
많이 느껴졌었어요. 그리고 또 한동안 안 싸우다
경제적인 스트레스 때문이었을까요..
요즘 들어 자주 싸웠었네요


그러다 엄청 크게 싸웠던 며칠 전, 남친이
제게 이별통보를 했고 저는 남친을 붙잡았습니다.
“만나서 얘기하자”고.. 그런데


“안 만날 거”래요.
“그냥 끝내자”“너무 힘들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쳤다”고..
“지금 내 상황에 너까지 만날 여유가 없다”면서
“정말 미안하다”고요..


“네가 계속 나 챙겨주고 그럼 내 맘은 편하겠냐”며.


그래서 제가 “좋아하면 그냥 만나면 안 되냐”니까


“어린 애도 아니고 어떻게 좋다고 계속 만나냐”
“현실도 생각해야 한다”면서 저를 떠났습니다.


그렇게 끝났어요..


저도 그 사람의 상황이 다 이해가 되고
무슨 말인지도 알겠어요


남친의 현실도 너무 힘든데 거기서 저까지 그에게
힘을 주지 못할망정 제가 더 힘들게 만들었으니..
헤어지자 한 거겠죠. 다 이해했습니다..


근데 다 이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들어요.
‘그만큼 날 사랑하지 않았던 건가..’하는 생각이요.


‘내가 괜찮다는데 미안하다고 헤어지자’니..
이 생각 저 생각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분명 저희는 헤어지기 전날만 해도 재밌게 놀았었고
제게 사랑한다며 웃어주던 사람이
갑자기 헤어지자 하니 더욱 황망하고 힘이 듭니다.


그래서 얼마 전 그 사람의 친구랑 통화를 했는데요,


그 사람과 술 한 잔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 사람도 후회하고 있다며,
절 다시 잡고 싶어 한 대요.
근데 너무 미안해서 못 잡겠다고..
지금 자기 상황이 너무 힘들고 미안하다고.


그럼 절 좀 잡아줬으면 좋겠는데 그러진 않을 것 같고..
제가 붙잡으면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그 사람


전 잡고 싶어요. 제가 잡아도 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잡는다고 잡힐까요?


요즘은...
가만히 있으면 멍- 해지고 그 사람 생각밖에 안 나요.
눈물만 나오고.. 집에 혼자 있으면 돌아버릴 것 같아
술로만 계속 시간을 보냈습니다.


잠도 못 자겠는 게, 자려고 누우면 숨이 턱턱 막혀요.


원래 헤어짐이 다 힘든 거겠지만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이네요


그래서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뭘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연애도 이별도 할 만큼 해봤는데 말이에요. 


저의 잘못밖에 생각이 안 나더라구요
지금 이 사연에 제 잘못을 구구절절 적은 것도
다 그 때문인 것 같아요..


‘내 의심병이, 집착이 그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했을까’
싶기도 하고
‘이제 와서 후회만 하면 뭐하나.. 있을 때 잘하지’
싶어서 스스로가 미워집니다..


그 사람과 처음 만났던 날, 정식으로 만나게 된 날,
여행 갔던 기억, 절 보며 웃어주던 얼굴,
사랑한다고 했던 표정..
옆에 앉아있으면 머리카락을 한쪽으로 넘겨주던 손길도
다 생각나서 미치겠어요.


지금도 많이 보고 싶습니다..
전 어떻게 하면 좋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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