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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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난 여자가 있는데

2014.12.31 18:06
안녕하세요. 제가 오늘 말씀드릴 이야기는 거의 3년 전의 일입니다. 짧다 하면 짧지만 저에게는 무척 길게 느껴졌던.. 3년이었습니다. 이제 좀 잊을 만하면 다시 나타나 사람을 괴롭히는 걸 반복하는 그녀 때문에요... 솔직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3년 전 여름, 저는 지인의 소개로
한 여자분을 만났습니다.


소개팅을 하기 전에는 사진 교환만 했었는데
전 사진을 보고 그냥 ‘아 괜찮네’ 생각이 들긴 했지만
엄청나게 큰 기대를 가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강남에서 만나기로 하고 더 이상 연락은 안 했고요.


그러다 소개팅 당일이 됐고, 저는
설렘 반, 기대 반으로 약속 장소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10분 정도 늦게 도착하신 그 소개팅녀.

 

 

 

.

 

 

그녀는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더 예뻤습니다.

 

그녀를 만나기 전에는
‘그냥 밥이나 먹고 차 마시고 헤어져야겠다’
계획했었는데, 생각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유럽 쪽에서 사는 분이라 서울을 잘 모른다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분께 서울 구경을 시켜드려야겠다는..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은 어이없는 생각을 하고
함께 밥을 먹고 남산타워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그분,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저와 말도 꽤 잘 통했어요
.
대화를 하면 할수록 공통점도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한없이, 그녀에게 마음이 끌렸었고
별 것 없는 남산타워에서도 정말 재밌게 놀았고
그녀의 집 앞까지 바래다 드렸죠.


저는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 했습니다.
한 번 만났을 뿐인데 푹 빠져버린 겁니다.


그런데 제가 평소 이런 스타일이 아니었기에..
제 자신에게 좀 놀랐습니다.
제가 여자에게 이렇게 한 번에 빠질 수 있다는 게..
놀랍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한 달 동안은 행복했습니다.


비록 서로 사귀자는 고백은 안 했지만
저는 일이 끝나면 시간 될 때마다 그녀를 만났고
그녀에게 쓰는 돈은 정말 단 한 푼도 아깝지 않더라고요.
행복한 하루하루였죠.


그렇게.. 그녀가 스페인에 돌아가기 전까지,
저는 정말 열심히, 그녀에게 서울구경을 시켜드렸죠.


그녀가 제일 멋져보인다 했던 레스토랑에 데려가
비싼 밥을 사기도 했었고 뭐 등등 셀 수 없었습니다.


엄청 노력했네요 지금 생각해보니.....ㅋ


그러다 저도 마음이 점점 깊어만 가길래..
그녀가 스페인에 돌아가기 일주일 전에 말했어요.
“장거리연애, 도전해보자”고..


그런데 그 여자분은....
예전에 장거리연애를 해본 적이 있다며,
그거 정말 힘든 거라며 거절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물러설 거였으면 고백도 안 했지요.
저는 그래도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렇게 딱 잘라 말하느냐”
는 식으로 그녀를 계속해서 설득했습니다.


그러자 결국, 스페인 가기 이틀 전에
마침내 그녀가 마음을 돌렸습니다.


“정말 장거리연애는 힘들다고 생각하지만,
오빠 말대로 해보지도 않고 아니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다. 한번 사귀어보자”


고 말해주더군요.


전 정말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습니다.
너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 했었네요.

그런데 예정되어 있던 이별은
사귄 지 고작 이틀 뒤에 이어졌습니다
.
그녀를 공항까지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참 보내기 싫더라고요.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견디기 힘든 생이별 후 4개월의 시간이 흘렀고..
저는 그녀를 보기 위해 스페인으로 가기로 결정을 했고
그날만을 D-day로 삼으며 손꼽아 그날을 기다렸지요.


그런데 그녀를 기다리는 일은 즐거울지 몰라도..
장거리연애라는 것, 그녀 말대로 참 고역이더군요.
처음 한 달 반은 너무 힘들고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그녀와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쁘고 좋았기에 견딜 수 있었습니다
.
제게 소포도 보내줬고 편지도 10통 정도 주고받았네요..


그래서 이정도면 다시 볼 수 있을 때까지
버틸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런데..........
그녀가 보내주는 사진에 자꾸 한 남자가 거슬렸습니다.
이상하게 제 눈길을 끌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냥 친한 친구겠거니’ 생각을 했는데
단둘이 찍은 사진도 좀 많고 느낌이 안 좋았습니다.
그리고 장거리는 바람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서 
전화할 때 물어봤죠. “둘이 어떤 사이냐”고요.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울면서 말하더라고요.


“그와는 몇 번 잔 사이다. 이 남자가 좋다.
오빠와 장거리하는 거 못 하겠다.
마치 유령이랑 사귀는 것 같다.


오빠도 한국에서 좋은 여자 만나고 그냥 헤어지자.
나도 죄책감 느끼면서 이 남자 만나는 게 싫다.”


하더군요..
와......

사진에 이상하리만치 자주 등장하는 그를 보면서
이런 결말을 조금은 예상했지만 정말.. 화가 나기보다는
그냥..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벙찐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그날은 씩씩거리는 것도 없이 그냥 잔 거 같네요. 


근데 그 다음날이 토요일이었는데.. 일어났는데 하..
이별이 실감나기 시작하면서... 정리를 시작했습니다.


그녀와 함께 바꾼 핸드폰 배경화면도 바꾸고
그녀가 보내준 소포도 정리해야 하나.. 싶었고
아.. 편지도 버려야겠네.. 선물도 다 정리하고.. 등등


이렇게 집안 구석구석에 그녀가 남겨둔
흔적을 지우려는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토요일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
간단히 생각하면 나쁜 ㄴ이라는 거, 저도 알았죠.
근데 왠지 밉지는 않더라고요.
‘그냥 다시 나한테 와주면 안 되나’ 생각뿐..
심지어는 스페인에 살지 않는 제 자신이 싫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찌질하게..
“다시는 전화하지 말라”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한 번은 아예 안 받더니 두 번째에는 받더라고요.
그녀는 그러더니


“왜 전화했냐 지금 바쁘다” 했습니다.


그런데 전 또 거기다 대고..
“어제 화내서 미안하다”며.. 오히려 제가 사과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친구로라도 지내자”고 말하며
이래저래 질척거리는 멘트를 몇 가지 했는데..
전화한 지 5분쯤 되니 바쁘다고 끊어버리더군요.


하................
그래서 전 이대로 정말 끝났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3개월간 연락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저는 
‘나는 진심이었는데 이 여자는 그냥..
날 가지고 논 건가, 심심했던 건가..’

별별 생각이 다 들더라고요


저는 사귀었던 3개월간 단 하루도
이 여자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는데..
바람피워서 절 버린 그녀의 사진도 ㅂㅅ같이 못 지우고
혹시나 뭐 다음에 한국 오면 연락하려나 하는 생각에
참 바보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가 3개월 뒤 이메일이 하나 왔는데..


네.. 그녀였습니다.
참 잔인한 게, 이제 막! 조금 괜찮아지려 했는데
그 메일을 받자마자 마음이 바로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것.


심장은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고 마냥 좋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 메일, 그냥 읽지 말고 삭제했어야 했던 건데..
바보같은 전 또 그 메일을 몇 번씩이나 읽었습니다.


내용은 뭐
[그동안 잘 지냈냐, 연락을 안 해서 미안하다,
가끔 네 생각났었다, 이 이메일 답장 안 해도 이해한다]

등등.....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그 사진 속의 인간이랑 끝나서
저한테 심심해서, 아니면 잠이나 자려고 연락한 거였을 텐데
그때는 또 그 생각을 못 하고 헤벌레 하고 좋아했네요.


그렇게 저희는 또 다시 매일매일,
전화와 메일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다가 또 다시 연락이 없고
다시 연락하고
연락 없고
다시 하고
...................
를 반복하다가 


한 1년 전에 새로운 분을 소개받았죠.
그래서 그 여자를 잊고 새로운 여자친구와
알콩달콩 사귀고 있습니다
.


그. 런. 데. 
4달 전에 다시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이 사람이 정말 사람 미치게 하는 게,
저번에도 그렇고 4개월 전도 그렇고,
이제 겨우 잊을 만하면 바- 로 연락이 오는 것입니다.


타이밍을 어쩜 이렇게도 잘 잡으시는지..
그래서 저는 이때부터 점점 미쳐갔던 것 같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나옵니다..
현재 여친 너무 좋아요. 사랑합니다.
그런데 제가 과거에 묶여있는 걸까요..


여친 몰래 그녀와 까톡을 하고 스카이프 하고
전화하고 한 지가 벌써 4개월째입니다
.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그렇다는 얘기.....


얼마 전에는 제가 까톡으로
[일도 힘들고 가족들과의 관계 때문에 힘들다]
했는데


[힘든데 옆에 못 있어줘서 미안하다]는둥...


뭐 딱히 ‘다시 사귀자’ 이런 이야기는 아닌데


[아직도 오빠를 사랑한다, 
그냥 오빠가 혼자 아니란 걸 알아줘]


이러면 전 또 헷갈리는 거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희망을 갖게 됩니다.


또, 얼마 전엔 이분이 또 내년 1월에
한국에 나온다
고 해서.. 마음이 미친 듯이 흔들렸습니다.
너무 만나고 싶어서요.. 미치겠네요.
1월에 오게 되면 제 휴가에 맞춰 나오겠답니다.


만나면 지금 여친한테 너무 못 할 짓인 건 알지만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안 된다는 게 문제
..
다시 장거리 해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고.. 그렇습니다.


저도 그녀가 나쁜ㄴ인 거 알아요. 아는데..
ㅂㅅ같은 저는 절 미친 듯이 힘들게 한
이 여자를.. 사랑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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