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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감시와 처벌

2015.01.8 14:56
안녕하세요 저는 23살 여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얼마 전 너무 황당한 이별을 하게 되어서요, 이렇게 제보합니다. 솔직히 전 욕 먹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날선 댓글은 볼 자신이 없고요, 많은 위로 부탁드리고 싶습니다ㅠㅠ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제게는
6개월을 만나온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아무 문제 없이 알콩달콩
사귀어온 것은 아닙니다. 위기가 좀 있었어요.


서로 속도 많이 탔고, 양가 가족들끼리
기분 상할 일도 좀 있었습니다.
(저희가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어쨌든 저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좋아하는 감정 하나로 어떻게어떻게
6개월을 이끌고 온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그 배경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저희 두 사람의 가정환경 차이 때문입니다.

저보다 한 살이 많은 남자친구의 집은
잘살지도, 그렇다고 못살지도 않는
아주 평범한 집안의 장남입니다.


하지만 저희 집은 형편이 좀 넉넉한 편입니다.
전 위에 오빠가 둘 있고 막내딸이고요.
모든 집 자식들이 그렇겠지만
전 이런 환경 속에서 좀..
과잉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이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좀 재수없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저희 집 형편을 가늠하시라고 말씀을 드리면


저희 아버지는 대기업의 높은 임원이세요.
그리고 사람들이 딱 들으면 “부자 동네”
라고 하는 곳에 큰 집을 짓고 삽니다.


차는 총 석 대가 있는데
아버지, 어머니 각각 고급 외제차가 있으시고
아버지 앞으로 회사가 준 기사님 딸린
회사차도 있어요.


그리고 저는 아버지가 운전 연습하라고
(여기저기 박으면서 운전 배우라고)
친척에게서 얻어온 국산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전 제 부자인 친구들처럼
조건을 따지는 사람이 아닙니다.
집안.. 그런 거에는 관심도 없어요.


물론 집이 넓고 좋고 좋은 것 먹고
그러면 좋겠지만 적어도 사랑에 있어서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과 살 부비고 사는 게
세상 최고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


그런데 문제는 저희 부모님...
도 아니에요 엄마 혼자서만
제 남자친구를 아주 사위 고르듯이
깐깐하게 따지고 든다는 겁니다
.


엄마는


“내가 지금 우리보다 잘사는 걸 바라는 것 같냐,
적어도 생활수준이 비슷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시는데 저도 질 수 없죠.


“우리 아직 23, 24살이다.
연애도 내가 원하는 사람하고 못 하면 어쩌느냐”


하고 덤빕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엄마하고 싸우고 나면
제 기분이 너무 나빠집니다. 그리고 저도 아직
미성숙하다보니 이런 감정을 숨기고
오빠 앞에서 웃는 걸 못 하겠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 다운된 기분을 그대로
오빠한테 보이게 되고 오빠가 왜 그러냐 하면
미주알고주알 대답을 하게 되고 그러면
서로 기분이 상하는
.. 그런 일이 좀 있었습니다.


이건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일이고,
아무리 편한 연인 사이라도, 아니 그런 사이인 만큼
더~ 감정 컨트롤을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ㅠㅠ

 

그래도 뭐.. 저희가 서로 좋아하는 감정에는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서운해 했던 것도,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니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엄마의 잔소리는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제 마음은 깊어만 갔고 저는 오빠와
제 인생 첫팟을 나누었습니다
. 행복했어요,


어디 놀러도 많이 갔습니다.
대학생이지만 아무래도 차가 있으니까요
제 차를 타고 여행도 다니고~
(집에는 친구네 집에서 잔다고 거짓말 치고요..)


서울 곳곳의 맛집도 정말 많이 다녔는데요
그래서 살이 많이 쪘습니다 서로..


그러던 어느 주말 저녁이었죠. 그날도 저희는
“광장시장 육횟집이라고 해서 다 맛있는 건 아니다.
정말로 맛있는 집을 찾아내자!”
는 집념으로
광장시장 제3차 어택을 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엄마였어요.
엄마는 평소와 달리 너 어디 있니 언제 들어오니
소리도 않고 너무나도 싸늘한 목소리로


“너 당장 집으로 들어와”


하고는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저는 잘못한 일이 번득 떠오르지가 않아서
‘아, 내가 또 오빠랑 놀고 있어서 썽이 났나보다’
생각하고는 식사를 마저 마치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그런데 집에 들어가보니 엄마가 거실에
팔짱을 끼고 앉아서는 절 잡아먹을 듯이 매섭게
절 노려보고 계셨어요. 전 너무 무서워서
“왜 그러냐”고 물었는데 엄마가 하는 말씀이

 

 

 

 

 

 

 

 

네 블랙박스 뜯어봤어


였습니다.........
헐..........................


정말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요?
제 명의의 차가 아니긴 하지만
이렇게 허술하게 사생활이 유출되는 경우가 있으며


엄마도 엄마예요.
딸이니까, 서슴없이 사생활을 들여다봐도 된다고
생각하신 거잖아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엄마가 무섭다고 느끼.............

 


 

ㄴ 건 순간이었고


제 머릿속에는 그동안 차에서 있었던 일들,
오빠와 함께 갔던 곳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정신이 아득해졌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게 카팟팟이었어요.
그 다음이 제가 먼저 모텔에 가자고 조른 날,
그리고 야한 농담들순......


전 도대체 엄마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듣고 봤다는 건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냥 최악의 최악까지 다 봤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나 다를까 저는 그날 즉시 폰을 빼앗겼고
외출금지를 당했습니다


마침 학교 기말고사가 끝나는 시점이었기에 망정이지
저는 시험을 못 봐서 절반 정도를 F를 받을 뻔했습니다.


그렇게 울며불며 집에 쳐박힌 지 이틀째 되던 날,
저는 엄마가 외출하신 틈을 타
일하시는 아주머니께 폰을 빌려
오빠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했습니다. 펑펑 울면서요.
“이제 어떡하냐”고.. “망했다”고요...


그런데 제가 그렇게 칭얼댄 것은
지금 당장 오빠에게 무슨 해결책을 내놓으라던 게 아니고
‘지금 내 마음이 너무 안 좋은데 이에 동조해주고
황망한 내 마음을 위로해달라’
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오빠가 보인 반응은
제 기대를 무색하게 만들더군요.
오빠는 너무나 난처한 목소리로


“난 지금 너무 당황스러운데, 먼저 첫 번째는
그렇게까지 너의 삶을 쥐고 흔드는 너희 엄마를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고


두 번째 드는 생각은 여자친구 엄마한테
그런 동. 물. 적. 인. 모습을 보인 것이
너무 수치스럽고 견딜 수가 없다.


그리고 앞으로 널 만날 때마다 이게 떠오를 것 같아서
더는 널 만날 수가 없다. 여기서 헤어지자”


말을 했습니다.
저는 그저 위로를 바랐을 뿐인데 차였어요.
네, 전 이렇게 황당한 맥락에서
뻥!! 차이고야 말았습니다.

하........ 저요,
저도 저희 엄마 밉긴 한데요.
그래도 저희는 반년을 서로 좋다고 만났고
몸도 섞으며 그렇게 지내온 사이인데요..


이 일이 그렇게 한 순간에 절 버릴 만큼의 일인지..
아직까지도 의문입니다.


전 그 날 이후로 차를 안 타려고 생각 중입니다.
어린 나이에 차를 타고 다닌다고 욕을 먹은 적이
몇 번 있는데 그거 무시하고 계속 타고 다녀서
이런 벌을 받았다 생각이 들기 때문이에요
.


교과서에나 나오던 감시사회를..
이렇게 몸으로 체험하다니 끔찍합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세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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