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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껍데기는 가라

2015.01.14 11:19
안녕하세요~ 감친연을 보며 울고 웃는 26살 자매입니다. 최근 싸이월드 쪽지를 정리했었는데 그러다 예전 사귀었던 남자친구가 생각이 나서 제보합니다.

 

 

제가 7살이던 시절ㅋㅋ
같은 아파트에 살았던
뚱뚱한 오빠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오빠는 뚱뚱하다는 이유로
놀림을 아주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오빠를 보면..
저는 어린 마음에도 무척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먼저 인사도 해주고 잘생겼다고 거짓 칭찬을 해줬는데;


그때부터 오빠는 10년간 저를 좋아했습니다.

 

 

이건 오빠가 워낙 제 주변을 맴돌았기에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알게 된 사실인데,
오빠가 절 얼마나 좋아했냐면요,


고등학교 3년 내내 저를 보았던 날이면
싸이월드 일기를 쓰면서 저를 언급했고
등교할 때마다 창문으로 저를 지켜보았습니다
.


이런 오빠를 보며 저는 징그럽고 스토커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지만 진심은 통하더군요.


저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몸무게를 35kg이나 감량하는 걸 보고
마음이 열렸습니다
.


그렇게 그는 제가 7살 때부터 19살이 될 때까지
12년이라는 시간을 짝사랑을 해오다가
학교 축제 날 고백을 해서 사귀게 되었습니다
.


사귀면서 10달 동안은 너무 행복했어요.
손 잡는 데 3달, 포옹하는 데 5달,
첫 뽀뽀하는 데 7달이 걸렸네요 ㅋㅋㅋ


데이트는 분식집 떡볶이, 길거리 오뎅,
자판기 코코아, 대패 삽겹살, 6000원짜리 뷔페..
이런 것들이 구질구질하지 않고 좋았습니다.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오빠는 서울로 대학을 갔고(저는 창원..)
OT며 MT며 하루하루 바쁜 생활을 시작했더라구요..


그리고 주위에 예쁜 대학생 언니가 많아져서
저는 불안함을 느꼈지만 그 사람을 믿었습니다.


저도 오빠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을 했고요.
오빠랑 같은 대학을 가기 위해
6등급에서 3등급으로 오르는 기적을 보이며
코피 터지게 공부를 했습니다
.


오빠는 절대 변하지 않을 거고
저만 좋아한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빠의 연락은 하루하루 줄어들었고
저는 너무 불안했어요
.. 변하는 거 같아서...


그래서 매번 사랑을 확인하려고 했고
오빠에게는 결혼하고 싶다고 징징거렸죠.
그때는 그만큼 그 사람이 좋았어요..


심지어는ㅠㅠ 오빠가 요요현상이 와서
110kg까지 쪘는데도 제 눈엔 너무 멋져보였습니다
.


그렇지만 그 사람은 그렇게 연락이 안 되다가..
저는 결국 그 오빠가 같은 학과의
소피마르소를 닮은 언니와
CC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


그 소식을 듣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처음 이별을 겪어봐서 그런가?
진심으로 너무 좋아해서 그런가?


살은 7kg이 빠졌고 아침에 일어나면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서 눈물이 마를 때까지 울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때는 정말 지옥이었어요..


그러다가 비가 억수 같이 내리던 날이었죠.
저는 오빠가 창원에 왔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빠 집 앞으로 갔어요..


비도 많이 맞았고, 힘도 없었고
거절당할까봐 무서웠지만.. 다시 잡고 싶었습니다.


비록 소피마르소를 닮은 언니를 이길 자신은 없었지만
그래도 12년간 절 좋아해준 그 사람 진심을
누구보다 제가 잘 느꼈으니깐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1%의 희망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3시간을 기다렸을까..
낯익은 실루엣이 걸어왔습니다.


전 그를 보고 “오빠 가지마”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자 그가 제게 했던 말이 이러했습니다.

 

 

 

 

 

 

 

 

 

 

“넌 내 껍데기라도 좋니?”


후............


그 말을 듣고 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바닥난 자존심도 자존심인데, 그것보다
변해버린 그 사람의 모습 앞에서..
전 그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힘들었어요.


그래서 하릴없이 집으로 돌아오던 그 길..


저는 발을 한 걸음 한 걸음 떼는 데도
너무나 힘이 드는 걸 느꼈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하늘이 무너진 거 같았어요.
가슴을 대포로 맞은 거 같이 힘들더군요
..


그리고 그 뒤 저는 참 대견하게도
오빠에게 연락 한 통 하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연락은 너무 하고 싶었지만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고
또 그래서도 안 된다는 것도 알았기에.. 체념했습니다.


그런데 이 오빠.. 참 나빠요.
그 언니랑 헤어졌다고, 너만 한 여자가 없다고
제게 연락을 하더군요. 여기서는 현명하지 못하게,
또 좋다고 받아줬습니다. 마음이 정리가 안 됐어서...


하지만 다시 만난 오빠는 전의 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저를 무척 함부로 대했기 때문에.. 알 수 있었죠.


게임을 할 때는 연락도 안 됐고,
가끔씩 비수 꽂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붙고 헤어지고 붙고를 반복하다가,
재회 후 1년이 지났을 무렵, 저는 결심을 했습니다.


제가 그 사람을 여전히 좋아하긴 하지만,
더 이상 이 관계에는 발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홀로 이별을 준비한 것이죠
.


그리고 헤어지고 나면 두 번 다시는 못 볼 거 같아서
그동안 모아오던 돼지저금통을 깨서
오빠가 가지고 싶어 하던 폴스미스 지갑을 사줬습니다
.


또, 늘 떡볶이랑 오뎅만 먹어서 미안했었기에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고 비싼 레스토랑에 가서
스테이크도 사줬습니다
.


아, 늘 외모에 자신감이 없었던 오빠였기에
마지막 헤어지는 그날에도 잘생겼다, 멋지다,
하나도 안 뚱뚱하다며 칭찬도 많이 해줬어요
..


그렇게 이별을 결심한 날이 다가왔고,
저는 오빠에게 헤어지자고 했습니다.


참.. 그 오빠도 그래요,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알겠다”고 하고 돌아섰고 정말 그 뒤로 저희는
정말, 끝이 났어요..


하지만 사랑을 받은 사람이, 덜 준 사람이
미련이 남는다고 하던가요..


그 뒤로 오빠는 연락이 종종 왔어요.
제가 폰번호를 바꾸면 메신저로도 왔었고..


그리고 지금은 그로부터 6년이 지났네요.
저 역시도 그 뒤로 짧게짧게 누구가를 만났고
그 사람보다 외모든 능력이든 좋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ㅋㅋ 참 이해가 가지 않는 게,
그런 잘난 사람들을 만나도 마음이 가지 않아요 ㅋㅋ


그렇다고 그 오빠가 그립거나 좋은 건 전~~~혀 아닌데
그때만큼 순수하게 누군가를 좋아하기 마음이 아니라서
스스로 ‘이건 사랑이 아니야’라고 부인하는 걸까요?


이러다가 늙은 노처녀가 될까봐 걱정도 됩니다.
저도 다시 사랑할 날이 올까 싶네요..


저 ㅋㅋ 26살인데요ㅋㅋㅋ 
창피하지만 키스도 아직 못해봤습니다.
27살 되기 전에 키스도 꼭 해보고 싶고


저한테도 그때 그 시절 열정을 되살릴 만큼
제 마음을 움직이는 사람이 나타났으면 좋겠어요

 

ps - 오빠야 ㅋㅋㅋ 싸이월드 쪽지 오랜만에 정리하니깐 기억이 난다ㅋㅋㅋㅋ 그때 나 좋아해줘서 고마워. 그리고 소피마르소 언니보다 지금은 내가 더 예뻐! 잘 지내고 연애도 결혼도 좋은 사람 만나서 잘해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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