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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오뎅도 밟으면 꿈틀 한다

2015.01.16 19:03
안녕하세요. 나이가 조금 많은, 결혼 3년차 여자사람입니다. 몇 년 전 회사 동료의 추천으로 감친연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고 감친연 덕분에 첫째 아이를 낳고 난 뒤의 산후우울증을 극복하며 지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 감친연에 제보를 하게 되니 조금 설레는데요 지금부터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성인이 되고 난 뒤에
‘이것은 연애’라고 카운트할 만한 연애를
한 6번 정도 해봤는데 5번째 남자까지는
하나같이 다 모지리(?)들이이었습니다.


물론 저도 고만고만한... 사람이었겠지요.
그만큼 사람 보는 눈이 모지리이니..
그런 사람들만 꼬인 것이겠지요.
저도 압니다.


그래도 그런 좌충우돌 연애들 덕분에
지극히 평범한 신랑 만나서
지극히 평범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 암요.. 정말 감사합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이젠 좀 알 것 같으니까요.

아.. 서두가 많이 길었는데요.


무튼, 때는 무려 10여 년 전.
인터넷 채팅사이트가 유행하고 그를 통해 사람 사귀고
정말 건전하게 여러 명이서 급만남하여 술자리도 하고
그러던 때였습니다


다수가 한 채팅방에서 끝말잇기 놀이를 하고(ㅋㅋ)
마음이 맞으면 근처에서 만나 술 한 잔 하고 헤어졌던
그런 나름의 건전한 문화였더랬지요.


그러한 시절에, 저는 인터넷 모 채팅사이트에서
한 남학생을 알게 되었고 그도 저에게 호감을 가졌습니다.
(저를 그를 ‘오뎅’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오뎅과 저는 한 시간 정도 떨어진 도시에 사는 터라
얼굴을 보지 않고 일주일 정도 통화만 하면서 지냈는데


이 친구가 전남친과는 다르게 저를 완전
공주 떠받들듯이 하지 않겠씁니꽈........? 그래서 저는


‘그래.. 왠지 느낌이 좋아. 초반 느낌이 좋아..’


하며 슬슬 부농부농에 시동을 걸고 있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오뎅은 어느 날
술에 취해서 길을 못 찾겠다고 오버하는 제게..
“널 데리러 가겠다”고 하고.. 혼자서 전전긍긍.. 안절부절
하는 게 아니겠습니꽈? 얼굴도 함도 본 적 없는데... ^^


구남친은.. 오히려, 그 정반대로!!
술 취해 있던 그 좌식을 제가 데리러 가야 했었거든요.
그런 전남친과 비교가 되면서 저도 오뎅이 좋아졌습니다.


‘그래.. 이런 게 다른 여자아이들이 염원하는 연애야’


하면서 지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뎅이 마침내 저를 만나러 오게 되었고..
첨으로 서로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만....

 

 

 

 

 


예..^^ 제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어렸었기에.. 까리깔쐄한 스탈을 상상했다가..
실망을 했더랬지요. 물론 저도 뫅~뫅~ 이쁘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철없던 학생 시절에는
아저씨 스탈만큼은 피하고 싶으니까요ㅜㅜ


아직도 기억이 나요.
그때 오뎅이 무슨 옷을 입었었느냐면요..


‘마’ 재질 비슷한 펄럭거리는 옷이었는데..
짙은 분홍색이었어요.. 때가 낀 듯한 분홍.. 흑..


사실 그런 신기한 옷...
친구들 중 그 누구도 입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40대 아저씨들이 여름에 시원하려고 입는 거잖아요..


그런데.... 쌩깔 수는 없었습니다.
이전까지 통화하고 지내면서 마치 1년은 연애한 듯이
부농부농이었으면서 이제 와서 얼굴 보고
아니다~ 하고
냅따 도망갈 수는 없잖아요
.


(후우.... 그리고 사실 10년 넘게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그리 못생긴 얼굴도 아니었어요. 스탈이 좀 모지리여서
그랬던 거고 나름 귀여웠던 듯이요.)


무튼 여차여차하여 오뎅과 저는
1년 반 정도의 연애에 들어가게 됩니다
.

 

그렇게 1년 넘게를 잘 사귀어오던 저희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더랬습니다.


저는 오뎅이 살던 도시에서 취직을 하여
오뎅이 살고 있는 도시로 이사를 하게 되었고
오뎅은 여전히 학생 신분을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항상 제가 1순위이던 오뎅도
1년 반 정도 지나니 변하더라구요
.
그리고 저도 조금씩 지치구요..


그러다 보니 그와 함께 걷는 것도 싫고..
저.. 참으로 못 되게도 굴었었습니다.
그와 거리를 걸으면서


“손도 잡지 말라”고도 했고..
“10m 이상은 항상 떨어져서 오라”고도,
“같이 다니는 거 창피하다”고..
정말 험한 말도 많이 하고.. 철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런 말을 하여도 그가 다 받아주니
갈수록 강도가 세져서 도를 넘어서게 된 겁니다.


심지어는 제 친구들이랑 같이 만났던 자리에서도
전 오뎅에게 “미친 색휘~”라고도 했었습니다.


네.. 제가 완전 잘못한 거지요.. 지금도 그건 미안합니다..


철도, 무엇도 안 든.. 20대 중반의 모지리였습니다.
지금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대하면 나중에 똑같이
벌 받는 거라는 걸 아는 나이가 되었지만요..


무튼, 아무리 헤어지려는 마음을 갖고 있어도
그냥 띡~!!! 우리 헤어져~!!!!! 할 수는 없잖습니꽈..?


그래서 저는 기회를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제 집에 저녁 8시까지 온다 해놓고
9시 정도나 되어서 온 적이 있어요.. 늦는다 연락도 없이요.


‘아, 때는 이때구나’ 해서 입을 뗐습니다.


“너도 이제 나를 그리 챙기지 않는 구나..
다른 좋은 여자 만날 수 있는 너를 내가
잡아 두는 것 같아서 안 되겠다..
너의 살 길을 찾아 가라..


너의 인생을 나에게 허비하다가
더 좋은 여자를 못 만나는 빙구 짓은 하지 마라”


는 강아지 드립을 날려댔죠..


역시나. 오뎅은 울고불고 매달렸어요..
저를 설득하려고 칼을 들고 잠시 설치기도 하였구요..


그렇지만 저는 다시 그를 사귈 생각이 없었어요..
타지지만 직장에 이미 적응도 많이 되었고
그 없이 다른 사람들도 만나고 싶더라구요..
마음이 이미 떠난 거였지요..


오뎅이 제 집에 찾아오고, 전화하고.. 등등등
이런 식으로 매달렸었는데 이것도 6개월 정도
지나니까 끝나더라구요.


그렇게 해서 저희는 남남이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그때로부터 6년 지났고,
남자친구가 없던 저는 친구들과 나이트에서
신나게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_-*


뭐 나이트에서 노는 만큼 열심히 끌려다니기도 했지요..
역시나, 자리에 앉기도 전에 팔목을 붙들린 저희는
어느 방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나이트 종업원 말에 따르면
젊고 깔끔한 남자 두 분이 있는 방이랬어요..
그래서 친구와 잔~뜩 기대를 하고 끌려들어가는데!!!

 

 

 

 

 

 


아.... 진짜..   그런데.... 그런데.............


그 방에 들어가는 순간, 자리에 앉기도 전에....
오 마이 갓뜨 였습니다..........


바로 그 자리에 오뎅이 정장을 입고
저를 쳐다보며 앉아있는 거예요
..... ..............

 

 

덴장... 다시 나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그냥 앉아있기도 그렇고... 난처했습니다.


그러다 저는 민망함에 너무 기가 차서
웃음을 실실 흘리다가 겨우 고개를 들었는데,


오뎅이... 갑자기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다”


라고.. 뜨악.. 아.. 손발이 오글오글... 오그랑토그랑..
프하하................!!!!!!!!!!!!


오뎅이 그러대요..
“오늘이 너의 생일인 거 아직 기억 하고 있다”고..
“그렇지만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고..


저는 그날 무슨 정신으로 거기에 있다가
다시 나오게 되었는지 기억도 안나요..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나이트에서 본 오뎅은 살은 좀 붙었지만
말끔한 정장 차림의
, 좀 멋진 스탈이 되었더라구요..


그래요.. 전 빙구 같이 또.. 외로운 마음에..


‘뭐.. 그냥 알고 지내는 게 뭐 어때서?’
혹은
‘어쩌면 진짜 오뎅이 나의 인연일지 모르잖아..?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나이트에서 전남친을 만나?’


이런 저렴한 마음들로.. 그와 조금씩 연락을 하게 됩니다.


사실... 그렇게 허연 대낮에 다시 본 그는..
6~7년 전의 그보다 더 별로고 더 늙어보였지만..


외모보단 이게 진짜 인연일지도 모른다는..
그리고 제게 너무나도 잘 해주던 그 추억에
그 오뎅을 다시 만나볼까도 생각했었습니다
.
외로움이 죄지요..


그러다가 오뎅은 자신을 쪼아댔던 전여친과
몇 달 전 헤어져서 현재는 싱글이라고 강조하더라구요.


오예~ 그래서 서로가 싱글임을 확인하게 된 겁니다.
이후 저희는 자주 연락을 하게 됐고..


“점심 먹자”, “저녁 먹자”는 약속도 자주 하게 됐습니다.
조금씩 풋풋한 연애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았지요.


그런데.. 아.. 그런되............
그와의 저녁 약속을 한 3일인가를 앞두고
퇴근길에 갑자기 그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_-................
어떤 여자가 전화를 받습니다..?


저더러 누구냡니다..............?
지는 오뎅 여친이랍니다..............?
오뎅은 화장실 갔답니다......................?


흑흑.. 네네.. 그 좌식이 아직 헤어지지 않은
여친을 숨기고는 양다리를 걸치려고.. 했던 것이죠..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더군요..
외모가 그럴만한 인물도 아니었고
성격도 나름 곧은 녀석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빙구였지요..


그리고선 저녁 약속을 앞둔 하루 전날인가 당일 아침인가
오뎅은 제게 전화를 해서는
“여친이 알아버렸다. 우리의 저녁 약속은 없던 걸로 하자”
하더랍니다... ㅁㅊ............


저는 또 빙구 같이 하나도 따지지 못하고..
“어.. 어.. 그래..” 하고 끊었습니다.


그 전화가.. 그와의 진짜 마지막 전화였습니다만....
지금도 양다리를 걸치려 했던 그 넘을 생각하면..
이불 속에서 하이킥을 해도 어퍼컷을 날려도 모자라다는..
진짜 인연일지 모른다고 생각 했던 제가 부끄럽다는... 흑..


나이트에서 부킹으로 전남친 만나는.. 게..
뭐가 그리 특별하다고.. 혼자서 의미를 부여하였을까요..
하악하악..ㅋㅋ


그 쫘식은 제가 찬것에 대한
앙갚음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요
?
갑자기 생각이 나서 제보를 해봤습니다 ㅋㅋ

 

ps - 이 글을 쓴 당일에 오뎅이 저에게 페이스북 친구추가 요청을 해 왔어요.. 옴마나.. 깜놀.. 아마도 페이스북에 가입하면서 자신의 메일 주소에 있는 사람들을 단체로 친구 요청하는 기능을 눌렀지 싶어요.. (그런 기능 있지 않나요?) 햐.. 감히.. 수락하지는 못했다는... 오뎅아.. 결혼을 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여자만 바라보면서 착실하게 잘 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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