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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여자가 아닌 네가 필요해

2015.01.26 16:03
안녕하세요 저는 31살 남자입니다. 지금의 절망적인 상황을 어디에 물어봐야 할지, 어디에 도움을 받아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사연을 보냅니다. 

 

 

저는 어릴 적 부모님이 싸우시는 걸을 보며
절대 아버지 같이 살지 않겠다 다짐하고
행복한 가정이 꿈인 아이로 자랐습니다.


그리고 이 여자 저 여자에게 눈길 주지 않고,
평생 한 여자에게만 모든 걸 다 바치겠다

다짐하며 살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성인이 되었고
주변에 여자가 있거나 하면 마음 속에
‘이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과 결혼까지 해야 하고
평생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
는 강박관념에
관계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연락을 끊고는 했습니다.


결국 저는 28살이 될 때까지 모태솔로를 유지하게 됐고,
속으로,


‘여자랑은 뭘 해도 재미가 없다,
여자들에게 잘 보이려 하는 건 부끄러운 짓’


이라 생각하며 외로움이 당연한 것처럼 지냈습니다ㅠㅠ

그러던 중 저는 가족들과 가게를 차리게 되었고
일에 얽매였고, 혼자만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게다가 살던 동네도 떠나게 되어,
극심한 외로움에 병이 날 정도였지요.
(스스로 미친 것 아닐까 할 정도로..)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추천을 받아
랜덤채팅앱을 깔게 되었는데
회원의 대부분이 남자였고 진지한 사람들이 없기에
별 신경을 안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지금의 여자친구가 말을 걸었습니다.
저는 여느 때처럼 금방 이야기가 끝날 줄 알고
꾸미거나 거짓 없이 대화를 하는데
저에게 하는 말들이 너무 예쁘게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좋은 마음에 계속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녀의 생일이 다가오자 저는 생일선물을 핑계로
한 번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녀의 마스코트 인형을 만들기 시작했죠.
평소라면 일이 끝나고 멍하니 TV를 보다 잠들던 때
그 인형 만드는 게 어찌나 행복하고 기분이 좋던지
.. 


그리고 그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콤플렉스 투성이인 저는 비싼 옷과 시계를 걸쳤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멀기도 먼 명동 백화점에 가서
바디클렌저와 향수도 구입해 뿌리고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여성스러웠고
제가 만나기에는 너무 빛이 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물론 잘 될 거란 생각은 전혀 안 했었지요..


그런데 마음씨도 착한 그녀는
제 지난 생일을 챙겨준다고 케이크도 사들고 왔더군요.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그렇게 어설픈 ‘여자와의 첫데이트’를 마치고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는데,
저는 너무 행복해서 길에서 한동안 웃기만 하고
버스를 몇 대나 보냈었습니다.


그러고 돌아와 지인들 모임에 뒤늦게 합류했는데,
아무도 안 먹는데 저 혼자 그녀가 준 케이크를
먹으며 자랑하고..


그렇게 그녀와의 만남이 있고 며칠 후
저희는 간단한 브런치를 먹는 등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좋게 지냈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어느 날부터 제 연락을 안 받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있는 듯한 느낌이 옵니다
.


꿈에서는 다른 남자에게 떠나는 모습도 보였고..
물론 무슨 일이냐고 먼저 물어볼 수도 있었지요.
하지만 혹시라도 제가 어떤 말을 잘못 건네면
지금보다 더 멀어질까 걱정이 되어
그녀의 눈치만 살피고 있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SNS를 들어가 친구들을 보니
그녀가 제 메시지만 안 읽는다뿐이지,
친구들과는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


저는 너무 민망하고 초라해지는 기분에
‘역시 나는 안 되는구나’하고
투정 섞인 메시지를 보내고 아파하고 있을 쯤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습니다.


[별 일 아니었다, 그냥 스트레스 정도]


라고요.


그런데 저도 웃긴 게, 이렇게 성의 없는 답변에도
저는 또 혼자 행복해져 그녀와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전에 그녀가 제게 퐁당오쇼콜라를 사주겠다던 말을
핑계 삼아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녀를 만나 안 가던 음식점도 가고
그녀가 사주는 쇼콜라라는 것도 먹어보고
태어나 처음 느끼는 연애감정을 느꼈지요


그렇게 저희 사이는 더 가까워지고
제가 고백을 하여 그녀와 사귀게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 좋아 길에서 한동안 멍하니 있기도 하고
여기저기 자랑도 했습니다. 미친 사람 같았죠..
그런데 그렇게 행복한 날들을 보내게 되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녀와 제가 애정 행각을 하는 소리들이
우연히 잘못 받아진 여자친구의 폰으로
그녀의 어머니께 전달된 겁니다
.


이에 저희 둘 다 너무 놀랐지만
저는 어떻게든 그녀를 달래서 집에 들여보냈고
걱정이 되어 새벽까지 그녀 집을 서성이다 돌아옵니다.


그러고 난 다음 날 저는 그녀의 어머니를 만나
설득을 했지만 통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마음에 안 드셨던 거겠죠..


무튼 저는 “허락을 기다리겠다” 하였고
그렇게 여자친구와 연락을 못 하게 되어
절망적인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여자친구는
어렵게 공중전화와 인터넷으로 연락을 하였고
저희는 부모님 몰래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만나면서도 여자친구는
저와의 나이차가 많이 난다는 것,
그리고 부모의 반대가 심하단 것,
주변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 등을 걱정하여
그만 만나자고 가끔 그랬긴 했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저는 울며불며 그녀를 붙잡았고
그녀는 저와 평생 사랑하겠다,
반대가 심하면 그냥 허락 없이 제게 오겠다
는 이야기도 해주며 2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그녀가 저를 대하는 게 소홀해졌습니다.
메시지 확인도 늦거나 안 하고 짧은 대답만 하고
말을 더 걸어보면 이미 대화창에서 나가 있고..


그렇게 참다 참다 밤 12시가 넘어
전화를 해보면 통화중입니다.

그래서 조금 기다리다가 다시 전화하면 신호가 갑니다.
하지만 한참을 기다려도 연결은 되지 않습니다.
다시 해봐도 안 되고 다시 해보면 통화 중..


이러기를 몇 번 반복하다가 여자친구가 전화를 받으면
“잤다”고 하는데 중간중간 메시지 읽은 걸 알아서
더 물었더니 대답이 없는 식....


그래서 저는 “나와 연락하기 싫은 거냐” 묻지만
아니라고만 하고 귀찮은 듯한 말투로 짜증을 냅니다.


물론 저도 그녀가 요즘 수험 공부 때문에
많이 바쁘고 스트레스도 많을 것이란 것은 압니다.
그래서 “왜 내게 소흘하게 대하냐” 말하지 못했습니다.
‘시험만 끝나면 다시 좋아질 거니까..’ 하면서요..


하지만 이젠 정말 끝에 다다랐구나 싶은 게,
이젠 제 행동 하나하나 좋아보이지 않는다 하더라구요.
밥 먹는 모습까지도.. 모든 게....


그런데 이제는 제 모든 삶이 그녀를 향해 있습니다.
모든 행동이며 일이며 다 그녀에게 맞춰지고 있는데


아마도 그녀가 저를 떠난다면
제 바보 같은 자존심에 다른 여자는 못 만날 테고
평생을 힘들어 하며 살 것 같습니다
..


게다가 어릴 때부터 30살까지 유일했던 꿈
좋은 남자,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 되는 것이었는데
이 꿈은 저를 바보 같고 착하기만 한 놈으로 만들었지만
평생을 무언가에 두려워하며 살게끔 만들기도 했네요..


이제는 그 꿈이 도리어 트라우마가 되어버리겠죠...


다른 사람들은


“좋은 여자 많다, 다른 사람 만나면 된다,
너 정도면 충분히 좋은 여자 만난다”


해주지만 제게는 전혀 필요 없는데..
‘여자’가 필요한 게 아니고 결혼상대를 찾는 것도 아니고
단지 제가 사랑하게 된 ‘그 여자’가 필요한 건데 말이죠..


너무 힘이 듭니다.
다들 이렇게 사랑하고,
이렇고 깨지면서 살아가고 계신 건가요..


그녀의 맘을 돌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데
너무 막막하고 슬플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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