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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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답장 하나가 어렵니

2015.01.28 14:30
안녕하세요 26살 여자입니다. 저는 불과 며칠 전, 조금 황망한 이별을 했는데요. 이곳에 제보하면서 제가 바라는 반응은 “이딴 사람 만나지 마세요!!”가 아니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제 푸념이나 좀 들어주시겠어요?”라는 마음이라는 거.. 알아주세요ㅠㅠ

 

 

전남친을 알게 된 것은 재작년 여름,
친한 동생이 주선해준 소개팅에서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그는 딱!이상형이었어요

 

 

제 이상형으로 말씀드리자면,
영화 트와일라잇의 주인공!
말고 그 옆 늑대
랄까요 ㅋㅋ


까맣고 턱선이 살아있는,
누가 봐도 남쟈남쟈~ 냄시를 풍기는 사람입니다.


그 소개남의 키는 저와 눈높이가 맞는 정도긴 했지만
키를 제외한 모든 것이 완전 제 스타일이었기에ㅠㅠ
저는 한눈에 뿅!! 가버렸습니다 ㅋㅋㅋ


그 이후 세 번의 만남 이후 저희는 사귀게 됐습니다.
꽁냥꽁냥 러브러브 알콩달콩~ 꺄아아~~

 

 

저희라고 위기가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잘 맞는 사이였던 것 같아요.


굳이 위기라고 한다면.....
그가 모태솔로라서 참으로 여자 마음을 몰랐다는 것
정도라서.. 누구나 갖고 있는 단점 중 하나라 여겼고
‘이 사람은 내 운명이로구나’라는 생각으로 만났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저희 둘의 생각의 차이는 컸고,
서로가 단점이라 생각하는 부분도 많았어요.
그 결과 며칠 전 헤어지게 된 것이죠... (또르르)

 

1. ‘일베’를 즐겨보던 그 사람


소개가 늦었지만, 저는 언론사의 인턴입니다.
그래서 일베에 관해 조금 더 예민한 부분이 있는데요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일베에서 나왔던,
편협한 시각에서 비롯된, 잘못된 표현들을
접할 기회가 일반인들에 비해 많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같은 게시물을 보더라도,
기삿거리를 만들기 위해 그곳을 주시해오던
제게는 그 의미가 조금 더 진지하게 다가왔습니다
.


일베가 다른 커뮤니티와 별 다를 것 없는
‘웃긴 게시글 보는 곳’이라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더란 말입니다.


그런데 전남친의 핸드폰에서 저는........
일베 어플을 발견하게 됩니다.......... (털썩)


저는 당시 정말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실망을 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종종 사용하던 일베 용어들...


고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발언은 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그 안에서 사용하던 여러 유행어?들..
(ㅅㅌㅊ 이런 것들: 평균보다 높다는 뜻)
왜 그런 이상한 말을 쓰는지도 알 수 없었어요.


그리고 한 번은 전라도에서 한 가장이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채 아내과 자식들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며 남긴 말? 같은 것이 일베 내에서
유행어로 쓰인다고 말 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이야기를 웃으며 말하는
그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도저히 살 자신이 없어서
아내와 자식까지 자기 손으로 죽이고
따라간다고 한 말이 어떻게 웃긴 이야기냐”
며 


“이걸 안타까운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게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고 말했더니
그제서야 자신이 경솔했다고,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이 행동들을 보면서
‘과연 남들 앞에서도 이렇게 할까?’
싶어서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2. 끊을 수 있을 듯, 끊을 수 없는


그리고 그 사람은 늘 말했어요.
담배와 게임은 언제든 끊을 수 있다고요.
아 정말 글 쓰다 스트레스가 올라오네요..


먼저 담배.
저는 담배 피우는 사람을 정말 싫어하는데요.
이건 연인 중 하나가 술을 마시고 하나는 안 마시는데
상대방이 혼자 술을 마시거나 말거나의 문제가 아닙니다.


키스 할 때 나는 그 뭔가 텁텁한? 냄새가 너무 싫고
입김으로써 간접 흡연하는 기분이라 싫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사귀기 전부터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도 못 끊더군요.
담배를 그렇게 숨어서 피웠습니다. 고등학생처럼..


하지만 그는 늘 끊었다고 말을 했으니
저는 ‘대견하다’고 생각했죠.


사실 이것도 웃긴 게,
제가 끊으라고 강요를 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전보다 줄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는데


제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어”라고
스스로 자신 있게 말했었기 때문에 감쪽같이 속았죠.
근데 중간중간 말도 안 되게 걸려서 저를 실망시켰어요.


그렇게 걸리면 이 사람의 변은 늘 그거였어요.


“네가 너무 화내니까 내가 말을 못하는 거잖아”
혹은
“너랑 싸우고 피운 거야”


제가 화를 냈던 것은
스스로 약속한 부분을 지키지 못한 탓인데,
그때마다 제 탓을 하는 사람... 답답했죠.


그래서 이 사람과 결혼이라도 하게 된다면
‘평생 내 탓을 하고 살겠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음이 게임.
이 역시 스스로 그만둘 수 있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이랑 다 같이 즐길 때도 있을 테니
그럼 딱히 뭐라고 안 했었는데
이걸 스스로 그만두겠다고 단언했었거든요.


그런데 하루는 저 몰래 계정을 다시 살렸다가
이걸 걸려서 제가 황당해하자


“이것 보라”며, “네가 화를 내니 그런 것 아니냐”며 


되레 억울해 하더이다. 왜 제 탓을..? 어이없음ㅠㅠ


그리고 저는 전화를 할 때도 어이없는 경험을 했었는데,


전남친이 게임을 하고 있다고 미리 말해주지도 않았는데
하도 전화통화에 집중을 안 해서 제가 뭐라고 했더니


“그러게 왜 나 게임하는데 전화했냐”고,
“전후를 따졌을 때 자신이 전화한 게 전 아니냐”


며 헛소리해요.
(무슨 소리..? 분노;;)
(아... 어제 친구랑 술 마시고 펑펑 울었는데
있었던 일들 하나하나 적다보니 눈물도 아깝네요.)

3. 네 입에서 나온 더러운 말


그리고 이건 정말 따끈따끈한 사건입니다.


저요, 남자들끼리 욕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구들끼리 까톡할 때 쓰는 욕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요...


그런데 며칠 전 제가 그의 까톡에서 본
그 욕은 참 잊을 수가 없네요.


그가 자신의 친구에게


[엠X 인생 살고 있다]


[ㅋㅋㅋ]를 남발하고 있었어요.
이것도 그렇게 흔히 쓸 수 있는 욕인가요?


그래서 제가 이걸 지적하고 나섰더니
그는 이미 그 말이 ‘지랄’, ‘ㅅㅂ’과 달리
자신의 어머니를 욕보이는 단어란 것을 알았지만,


그 자신도 그런 뜻으로 쓴 것이 아니었고
그걸 듣는 상대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신을 변호했습니다. 이게 그럴 수 있는 건가요?


전 정말 이해가 안 가요.
그 사람 어머니... 정말 좋으신 분이시거든요..


그리고 아무리 그런 뜻이 아니라 해도
자신의 엄마를 명확히 지칭하는 욕을
아무 부끄럼이나 저항감 없이 쓴다는 것...
남자들은 정말 다 그럴 수 있나요? 하.... 답답합니다.


사실 이 사건으로 이 사람한테
정말 정이 많이 떨어졌어요
....


평소 부모님께 잘하는 것과는 별개로 
참... 실망스럽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4. 그깟 먹을 게 뭐라고..


그리고 크게 실망한 것은 위의 ‘욕 사건’이지만
결정적으로 헤어지게 된 것은 이제 말씀드릴
‘음식 사건’인데요..


저는 요리하는 것을 참 좋아해요.
그래서 저는 기념일이 있을 때 종종
그 사람에게 케이크를 만들어 줬어요.


그러면 그 사람은 어느 정도 먹다가
그걸 냉장고에서 썩혔습니다
.
그래서 제가 늘 말했어요


“친구들이랑 나눠먹으라”


고.. 안 그러면 제가 보기 전에 미리 버리면 좋잖아요?
그런데 꼭 냉장고에서 쭈글쭈글해진 종이 박스 속
케이크를 베가 발견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도 그러더군요


그의 생일에 오레오치즈케이크를 만들어 주면서
신신당부를 했죠,


“또 썩히지 말고 제발 친구들이랑 먹거나 미리미리 먹으라”


고요. 그런데 그러면 뭘 합니까. 몇 주가 지난 엊그제,
그 케이크는 그의 냉장고 안에서 썩은 채 발견됐어요.


하..... 미리 버리면 어디가 덧납니까?
저도 일하느라 바빠 죽겠고 힘들어 죽겠는데
굳이 생일이라고 시간, 돈, 정성 다 들여 만든 케이크가
그렇게 썩어가는 모습을 보니 진짜 속상하고 열 받고
정말 빈정이 상했습니다
.


그런데 그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른 채
먹을 만큼 먹었다고 말을 하던데.. 그 꼴을 보아하니
그간의 제 노력이 그 사람에겐 그냥 해치워야 할
‘퀘스트’ 정도로 보였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이건 제가 다 포기하고 안 해주거나
아니면 그 사람이 제 정성을 알아주거나 둘 중 하난데,
저는 둘 다 안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헤어지자고 했어요.
사실은 바뀌어주길 바란 거겠죠.


조금은 잡아주길 바랐거든요.
님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남이라지만,
그건 정말 남들 얘기고 저희는 다를 줄 알았어요.
저희는 언제나 내 님이고 네 님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네요. 헤어짐을 말하고 돌아선 제게
그 사람은 “정말 헤어질 거야?” 라는 한 마디를 남겼어요.
“그렇다”고 대답하자 그냥 그대로이네요.


그래서 까톡으로 [너 참 단호하다]고 말하자,
[우리 사이에 이별이란 단어 쉽게 하지 말자던
약속 잊었냐]
고 쐐기를 박네요. ㅎㅎ


그래서 알겠다고 네 뜻 잘 알았다고 했더니
자신도 제 뜻 잘 알겠대요. 그렇게 끝났어요.


1년 반 넘게 서로 죽네 사네 좋아하던 사이였는데,
그 한 마디로 끝났네요. 간단하네요 참..


그리고 헤어진 다음 날 그 사람에게 다시 연락했어요. 
그동안 미안했다고, 잘 지내라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함께 한 연인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았고, 허망해서 그랬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 몇 시간동안 읽지도 않더니
나중에는 읽었는데도 답을 하지 않네요.


그래서 친구랑 술 진탕 마시고 펑펑 울었습니다.
정말 헤어지려고 한 것은 맞지만,
이렇게 덜컥 헤어지게 되니 지나온 시간들이 발목을 잡네요.


다시 사귀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마음이 아파요.
순식간에 남이 된 그 사람을 생각하니 아픕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감친연에 올라온 수많은 사연들에 비해
참 양반인 축에 속하긴 하네요. 바람을 피운 것도 아니고
남자가 저를 등쳐먹은 것도 아니고,
사기를 치고 다닌 것도 아니고...


하지만 그래도 제가 참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라서,
저런 사소한 부분들이 더 큰 실망으로 다가온 것 같아요.


선배님들 위로가 시급합니다 휴..
나이 어린 이별자는 눈물 질질 흘리며 이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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