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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니코틴 그라데이션(1)

2011.05.15 20:47

감자님!
덧글 하나 안 달았던 과년한 처자.
긴긴밤. 외로운시간 달랠길 없어 사연하나 투척하오니.
어여삐 받아주시옵소서... 

 
 

때는 제가,

매일 야근만 시켜먹으려는 회사에 사표를 날리고 한달쯤 되던 날이었어요
.

서울 생활에 지쳤던 저는.

부모님이 계신 부산 집에서 휴식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스물열두살...

회사생활을 하며 야근
(을 핑계한 야식)으로 찐 살,
 

타지에서 고생하다 사표를 던지고 돌아온 딸에 대한 안쓰러움으로, 

몹쓸 보양식을 공급하시며,

딸년을 사육하셨던 어머니의 도움덕에
 

살이 오를대로 올라 후덕해진 몸으로 온 집안을 굴러다니며,
 

강아지를 괴롭히며 노는 것에 행복해 하던 때였지요.


 

 

그간 못했던 소개팅도 간간히 하며 지냈는데,
 

저의 육덕함이 부담스러우셨는지,

다들 흠칫
! 하시며 애프터는 없으십디다..
 
 
 
킁.

 


저희 부모님은 참으로 인맥관리를 잘 하시는 분들이라,
 

주변에 늘 사람 끊일 날 없으셨고,
 

제가 집에 있을 때에도 상시로다가 손님들이

상담 할 거리가 있다며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곤 했습니다
.

 


 

그 손님들의 대부분은 ...
 



 

그렇습니다.
 

능력자-_- 권사님, 능력자-_- 사모님들 이셨습니다


 

 

저도 모태적부터 교회를 다닌터라,
 

능력자-_- 권사님들의 '부담'스러움이미 몹시 뼈저리게 알고 있었으므로,
 

그 분들이 오실때면,

강아지 입을 틀어막고 구석방에 짱박혀 있었지요
.


 
 


하지만 전능하신 권사님+사모님의 레이다망을 피하는데 실패.

어느샌가
'저집 과년한 딸내미. 지금 일 안하고 부산에 내려와 있다더라.'

라는 소문이 
바람을 타고 방사능 마냥 전방위로 퍼지게 되고...




어머니랑 합창단(!)-_-까지 함께 하고 계시는 능력자-_- 권사님께서,

 

본인의 지인의 아들내미


제발 완전 만나게 하고 싶다 강한 어프로치를 해대기 시작하십니다.

 

 

저는 어렸을적부터 사람들 눈에 띄는 것을 싫어했던 소심,나노마인드 인간이라,


일부러 뒷자리 앉으려고 학교 일찍가는 학생이었고...

 

연애도 두어번 해 보긴 했지만,


조용히 시작하고 흐물흐물 끝이 나서

 

사실 '가슴 찢기는 찐한 연애'같은 건 경험이 없습니다.
 

 

 

하지만, 딸내미의 이런 연애경력을 아실 리 없는 모친께서는
 

그저 이 못난 딸을, 

비행기 태워가며 만남의 장을 주선하시려는 능력자님들께
 

어느덧 주도권을 뺏기셨고,
 


 

저의 전화번호는 넘실넘실 사방으로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 분 (= 어머니랑 합창단을 함께 하고 계시는 능력자 권사님의 지인의 아드님)에게서 문자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XX권사님이 연락처를 주셔서~'로 시작된 예의바른 문자.





소개팅남은 무려 S대를 나오시고,

D대기업을 다니시며,

저보다 6살 많고

집도 그만하면 여유 있는 편이나

라 해 본 맥.


이라는 사전 정보와 함께,




권사님께서 덧붙여 주신 바로는,

게 .


도 면 ...


한 자.


라고 하더군요
.






어머니는 이미 그 스펙에서 !을 외치신거 같았지만,
 

저는 불길한 예감이 밀려오는 걸 확실히 느꼈습니다.
 
 
 

'S'+'대기업'+'사지 멀쩡'+'성격 좋음'+'집안까지 좋음'
 이미 그 누군가가 낚아채 갔어야 함.



그런 남자가 마흔이 다 되도록 홀로 있을리가 없지
.


암요
...


제가 그래도 사회 생활이 몇년인데요
.







그런 훌륭한 스펙을 의심없이 덥썩물기에는..


저는 세상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과년한 츠자인걸요..


그런 퍼펙 훈남에게 나 따위의 차례가 있을리 없는 것을..


잘 아는 과년한 츠자인걸요..
 


 


능력자님이 말씀하시는 그만한 남자는,

(지금 쏟아지는 저 미사여구는 권사님의 추측성 표현 80%이상임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어떤 이쁜 뇬이 채 갔어야 하는거 아니겠슴꽈?







하지만,


한달이 넘게 강아지와 집구석을 유람하는 저를 보고 계시던 어머니는,
 

제발 대문밖으로 운동나간다 생각하고 좀 다녀오라

절 떠미셨습니다
.




뭐 기대는 없지만 콧바람이나 쐬자며 약속 장소로 나갔지요.
 

사실 몇번 오간 문자질에서 하등의 이상한 점이 없었기에


살짝 기대를 가져볼까
?

하는 맘이 떡잎을 틔울까말까 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현실을 오롯이 받아드리려 볼안쪽 살을 깨물었습니다.

 


 

약속 장소...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


창가 소파에 앉아있던 그 분을 보는 순간...


확실히 제 스타일은 많이많이많이아주많이 아니었습니다...





 

'XX?'
 

이 넘아인가봅니다.


'
^^ 안녕하세요...;;;;;'
 


 

'앉으시죠.'라고 말을 하는 금마는
 

. . 은 . . . 이.

 

고갯짓으로 저더러 앉으라고 합니다.





심호흡을 한 후 다시 정면을 보니...


역시나 멀리서도 내 눈은 틀리지 않았어
...

ㅜㅜ

 


 

저 엉망징창인 치열에...

온 치아를 가득히 뒤덮은 
누런 니코틴.


우엑
.. 토나와...






그래요..
 

담배는 취향이다 합시다.
 

그렇지만..
 

나이드시고, 솔로이시고 그러면.
 

스케일링정도는 해고 살아야 하는거 아임묘..?


그거 술 마실 돈 좀 아껴서 일년에 치과 한두번 가면 되는 일아임묘?


말할 때마다 보이는 앞니, 송곳니, 작은 어금니를 덮은


~런 니코틴...


우엑
~~~~


차마 증말 그분을 정면으로 마주보기가 힘겹습디다...






저는 그렇습니다.
 

소개팅이나 선자리에서

이 사람이 맘에 드나 안드나를 판단하는,

결정적이고도 중요한 기준


내가 이 사람이랑 키스를 할 수 있을까 없을까랍니다
(홀리겠슈 : 보편적인 기준인것 같음)





저거랑은 키스할 수 없어요.

싫어요. 싫어요.


증말 느므 싫어요
...






뭐 이런 패닉에 빠져서 몇십분이 지났나봅니다
.
 

뭔가 말을 하고 있긴 한데,
 

이 뭔가가 뭔가 싶은 그런 대화네요.






'
늘 바쁘신데 쉬는 날은 뭐하세요?'
 

'요즘은 축구 좀 하고...자고...'


침묵....






'
어떤거 좋아하세요?
 

'자는 거...'


-_-;;

침묵....


 

 

'일하다 보면 접대가 많을거 같아요'
 

'. 일주일에 하루 빼고는 다~ 술 마십니다.'


침묵....



 


'
담배도 많이 하시나봐요?'
 

'뭐 하루 한두갑 피죠.'


침묵....

 

 

저의 질문 → 니코틴남의 단답형 대답 → 침묵의 루프 속에서


점점 혈압이 내려갈 때 쯤..


 


급기야...
 

이사람 일부러 이러는 걸까?
 

내가 육덕해서 이 냥반이 뺀치 놓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전,
 

'이만 일어나실까요...?'

탈출을 시도했고..

 


 
그러나 니코틴남은,
 

난데없이 드라이브를 제안했습니다.
 

바다를 보여주겠답니다.





갠차나. 갠차나. 

해지마.해지마.해지마.

나 집에 갈끄야.

보내줘.

 



에효. 저도 육덕해진 입장이라,


뭐라 지적질할 처지는 못 되지만서도,


나갈 때 비로소 보게 된 "직립한 니코틴남"몸은 


들은 바와 너무 달랐으며, 굳이 묘사치는 아니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거절할 새도 없이, 인사할 새도 없이,

갑자기 큰 차에 저를 태웠습니다
.
 

저는... 차라면..

'
작은 차', '큰 차밖에 구분을 못합니다.;;
 

차종...뭐 이런거 하나도 모릅니다.


그저 저에게 차란, 있으면 안걸어도 되니까 편리한 물건
..정도인데.





그 분 갑자기 차에 타더니, 어깨에 힘이 빡!들어가십니다
.
 

예의상 '차가 좋네요...'했더니,
 

'하하.. 회사차에요. 주말에는 제가 주로 쓰죠.(우쭐우쭐)'하네요...






(니 차도 아닌데... 끌고 나오느라 수고했다.)
 

 


에효... 
차는 
이미 바닷가 어딘가를 달리고 있습니다.

 
 

(여기가 어디야?? 나 집에 보내줘...


나 서울에서 살다 부모님만 부산에 내려오신거라 지리를 잘 모른단 말야..ㅜㅜ)






앗!! 그러는 사이,


그 분이 음악을 틀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나와요...

(
저는 일본에서 몇년 살아서 일본말 촉흠 할 줄 알아요..;;)



에반게리옹인가
?
 
 

하고 있을때...


그 분이 저에게 첫질문을 하셨어요!!!!
 













'XX
씨, 이거 가사 해석 좀 해 보시죠??'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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