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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결혼정보업체 환불했어요..

2011.07.20 10:46

안녕하세요 홀리겠슈님.

 

저는 이제 막 서른살.

아직은 상큼한 ㅎㅎㅎ(넘어가주세욬ㅋ)여성입니다.

 

감자블로그를 마치

내 자식자랑 하듯 하고 다니는 저는

항상 퇴근하는 버스에서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와중에서도

큰 웃음 꾹꾹 참아가며 보고 있습니다요. 네네..

 

저도 제 사연을 보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별 재미없을 거 같아 참다가

최근에 겪은 일이 있어 큰 용기를 내어 글을 써봅니다.

 

 

29살때.. 2년째 연애하며

결혼을 준비했던 남친이 있었어요.

 

막상 결혼준비를 구체적으로 시작하고 보니,

모은 돈은 한푼도 없고,

가출한 경제관념으로

빚만 15000만원 모아둔 빚부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어찌어찌 그 돈은 살면서 갚아보자 했으나,

남친 어머니되시는 분께서

저를 불러다 앉혀놓고,

도 갚아주고, 도 해오고,

혼수도 해오고, 예물도 해오라 하셨습니다.

 
 

해갈 재주도 없었고,

해갈 이유도 없었고,

해가고 싶지도 않았고,

 
 

저런 상황에서 저런 이야기가 오가는

웃기는 그 가운데서

넋놓고 있는 나의 착한 빚쟁이 남친을 보니

답은 하나 뿐이더군요.

 

 

정말 눈물을 머금고 헤어졌습지요.

ㅜㅡㅜ 엉엉




사랑은 밥멕여 주지 않아효
.


 

 

이 자리는 내가 감당할 자리가 아니다 싶어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폭풍같은 마음고생을 한 후.

저는 남자보는 눈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착한 남자, 나만 봐주는 남자 같은 건 20대로 고이 접고,

이제는 능력+집안을 보기로 했습니다.

 

 

조건을 보고 결혼을 하자!!!는 지상최대의 과제를 안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결혼정보 회사.

X에 가입하기에 이릅니다.

 

 

결혼 정보 회사의 실장을 만나서 설명을 듣고나니,

얼마나 마음이 훈훈해지던지...

 
 

이제는 지지부진한 마음고생 끗!

좋은 남자들이 줄을 서서 나를 기다린다!

가슴이 심장이 두근두근.

 

 

..

이제 릴레이의 시작인가.

 

 

그렇게 전 2번의 맞선을 보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만난 분..

 

L모기업의 연구원으로 연봉이 7000이시랍니다.

아저씨 같은 인상이지만

깔끔한 옷차림.

매너가 세련되셨더라구요.
 

 

자신의 일에도 미래에도

자신감이 넘치시는 분이셨습니다.

화끈하신 분이신거 같았어요.

 

 

 

그렇게 만난지 2시간만에 말을 놓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게 되었어요.

맞선 처음이라 잘 몰랐는데,

첫날 술마시는 경우가 많지는 않지요...?

 

술을 마시고 나니 급하게 친밀해지더라구요.

많은 이야기를 하게 되었더랬죠.

 

좋은 느낌으로 괜찮은 분을 만났구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제 샌들 끈이 끊어져서

당황해 하다가 그 분과 손잡고 걷게 되었습니다.

 

다섯손가락을 깍지끼워 잡으시는데,

 
 

이건 좀 과한 것 아닌가..?

하는 맘에 모든 신경을 쓰고 있던 찰나.

 


ㅠㅜ
 
 

그 분..

기습 뽀뽀를 하시는 게 아니겠습니까?

 

너무 황당해서 ?? 이러고 있는 저에게

 

 

"내가 그동안 너무 외로워서..

차에 타서 술 좀 깨고 가자."

 

 

아저씨 그동안 외로웠던 게 나와 무슨 상관??

아저씨 차에는 왜 타야 하는데??

 
 

순간 저의 뇌는

맞선 첫날 (그 동안의 외로움이 이유라는)기습뽀뽀 

하는 경우에 대해

통합써치를 전격가동.

 
 

검색결과가 없습니다.”



라는 보고를 받고야 정신이 들더라구요
.

 
 

정강이를 발로 차주고,

도망치듯 택시타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후아 후아..

아까 그건 뭐지?

아직도 상황정리가 잘 안되는 나...

 

 

 

그 분은 계속 문자보내고 전화를 하시더라구요.

 

[너는 내 여자가 될 자격이 있다.

그동안 널 기다려왔다.]

 

그리고 끝내는

[한번만 용서해달라.]

까지..

 

 

X의 매니저님도 연락하셔서는,

 

그 분이 당신을 너무 맘에 들어해서서 그러는거다.”

한번만 더 만나보시라.”

 

한참 설득하시더라구요..

 

 

참 모지리 같은 저는

3일동안 곰곰히 생각을 하다가

그 분이 정말 내가 너무 맘에 들어서 그러셨던가 보다.’

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다시 한번 그분을 만납니다.

그 분.. 정말 잘못했다고 합니다.

만나줘서 고맙다..

 

이번엔 술을 먹지 않았습니다.

간단한 저녁을 먹으러 갔어요.

밥먹는 동안..

그 분은 저에게 폭풍 호구조사를 실시 하셨습니다.

 
 

사는 동네에 대해 묻고

종교에 대해 묻고,

회사에 대해 묻고,

졸업한 학교에 대해 묻고,

부모님 취미에 대해 묻고..

 
 

지난번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지요.

집에 데려다 주시는데

어느 집인지 물어보시더라구요.

저 집이라 가르쳐 드렸고.

 

 

 

 

 

 

그날 이후...

그분 연락은 다시 안옵니다.

 

 

 

 

.

 

 

 

 

 

하고 싶지만

 

두번째 만남도 고해성사하고 싶네요.

 

 

젓번째 맞선의 아픔을 잊으려

서둘러 두번째 만남을 주선받은 저.

 

큰 깨달음으로

첫만남에선 술자리를 하지 말 것

절대 말을 놓지 말 것을 되내이며 만났습니다.

 

 

현재는 회사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XX 회사 후계자라셨어요.

 
 

미래가 보장되어 있으신 분이셨습니다.

인상도 몸매도 아저씨같은 느낌은 전혀 없는.

오빠라는 말이 더 어울릴법한 상큼한 분이셨습니다.

 

 

만남 당시 제 몸 상태가 상당히 안좋았었어요.

 

급다이어트 한다고 밤에 조깅하다가

갑자기 내린 비를 쫄딱맞는 바람에

감기에 걸려있었지요.

 

훈훈하신 오빠분

갑자기 잠시만 실례하겠다고 하시더니

약국으로 뛰어 가서는 따뜻한 쌍화탕감기약을 사오신거에요..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받았는데,

자기가 보는 자리에서 먹으라며 절 재촉 하셨더랬죠.

 

 

아흑. 훈훈하다.

이 장면 특히 훈훈해.

 
 

캡쳐라도 떠서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순간이 지나고,

저의 긴장과 경계는 상당히 풀어졌습니다.

 

 


 

학창시절 이야기부터 들려 주시더라구요..

 
 
 

고대 썼다가 떨어진 이야기.

연대 썼다가 떨어진 이야기.

성대 썼다가 떨어진 이야기..

 

그래서 결국 어쩔 수 없이 OO대학교를 갔다...

 


 

 들을수록 이상하단 느낌이 촉흠씩... 들긴 했지만...

 
 

아 노력을 많이 하신 분이구나.”

감탄하며 넘어갔고..

이야기는 또 이어집니다.

 

 

LG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야기.

삼성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야기.

한전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야기.

 

그래서 결국 어쩔 수 없이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게 됐다..

 

 

그분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제 마음 속에선 이상해.. 좀 이상해..” 이 연발되었...

 

 
 

저에게 맞선 경력을 물어오시더라구요.



본인은 듀
 X에 X년간 가입된 100전의 노장이라며

X의 시스템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으면

얼마든지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이 부분에서 어깨에 힘 주심. 으쓱으쓱~)

 
 

그리고 계속 된,

첫번째 만난 여자한테 차인 이야기.

두번째 만난여자한테 차인 이야기.

바로 전 맞선녀와 만남직전에 통화로 이야기하다 싸운 이야기..

,

그리고

본인은 전화를 먼저 끊어야 차인 느낌을 받지 않으므로

서둘러 끊으셔 선수치는데 성-_-공하셨다고...

 
 

정말 impressive한 이야기.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고..

 

그 분이 좀 이상한 듯 하나,

한번만남으로는 확실하게 모르겠어서..

그쪽에서 먼저 연락주시면 답장만 하는 정도로 연락을 유지했습니다... !!

 

하루종일 연락이 없다가

 

새벽 2시에 문자가 오고

 

새벽 1시에 전화가 오더라구요.

 

제 상식에선 이해가 안되었지만....

그 연락도 이제는 아예 끊겼습니다.

 

 

 

 

ㅠㅠ

 

 

 

 

 

결국 결혼정보 업체는 지난주에 환불했어요.

 
 

두분밖에 안만나 보았지만

그게 다 상처가 되더라구요..

제가 더 이상 만날 용기가 안나요

 

매니저님도 이야기 들으시고 군소리 없이 환불 해주시더라구요

아무런 이견을 안달으셨어요..

 

 

 

 

그냥.. 슬퍼요..

사람만나는거 두려움은 더 커져가고..

 

 

 하....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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