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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아직도 자상해

2011.09.25 20:04

안녕하세요, 감자님!

 

추석연휴 내내 뒹굴며 블로그를 뒤적거리는,

이제 스물열살을 1년 남겨두고 있는 직장녀입니다.

 

글을 읽으며 낄낄댔다가,

했다가,

아 부러워- 했다가.

 

오늘은 저도 나름 성실히 삽질했던 이야기를 하나

살포시 내밀어볼까 합니다.

 

저는 현재 5년차 직장인입니다.

 

지방에서 학교를 마치고 서울로 발령이 난 바람에,

지인이고 머고 그냥 아무도 없는 객지에 떨궈진 상태였죠.

 

그래서 회사 끝나고, 또는 주말에..

만날 사람은 회사 사람밖에 없었어요.

 

다행히 같은 팀에 동기가 있어

(그 분은 저와 4살 차이, 이하 새우깡이라고 부를게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어요.

 

정말 아침부터 저녁 퇴근할 때까지

12시간을 붙어있는 것도 모자라

메신저로 끊임없이 대화하고,

점심먹고 커피먹고, 마치고 저녁먹는 일상이 반복됩니다.

 

그렇게 붙어다니다 보니 회사에서는

XX팀 커플이라느니, XX팀 남매(!!!!!!) 라느니 소문도 생겨났고요.

 

 

여기서부터 불행의 시작이었죠.

 

 

타지에서 의지할 곳이 없었던 제게

때론 언니같고, 오빠같고, 친구같고, 동료였던 새우깡

부지불식간에 저에게 크게 자리잡았더라고요....

남녀를 떠나 "나한테 정말 소중한 사람" 이라는 느낌이랄까..

그렇게 저 홀로 마음을 무럭무럭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남보기에 잘나보이는 남자는 아니었어요.

 

잘 생기지도 않았고

(제 베프가 한번 봤는데 그렇게 못생긴(!) 남자는 첨이라고 할 정도로),

가 크지도 않았고,

이 많을 것도 없고..

직장은 그냥 저랑 동기...

 

하지만 저한테는 정말 섬세하게 챙겨주고,

위로해주고, 웃게 해주고, 잘 챙겨주는 사람이었거든요.

친절 상냥은 아니었지만, 무뚝뚝한 가운데서도

제가 해달라는 건 다 해주는 사람이었고요.

 

여기서 저의 오해와 도끼질이 시작됩니다. -_-

  

손잡는 건 예사,

허구헌날 문자질,

오고가던 꽁냥질... (=연인들의 귓속말).

 

주위에서 부추김도 많았고,

그것에 현혹되고 세뇌되어

제가 새우깡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만큼

새우깡도 저를 똑같이 생각해준다고 믿고 있었죠.

 

 

둘이 노는 것도 재밌었지만 저랑 동갑인 동기 여자아이인 칙촉

새우깡과 동갑인 감자깡.

이렇게 넷이 노는 날이 많았어요.

 

칙촉과 제가 친했고,

감자깡새우깡이 절친이었거든요.

 

그렇게 넷이서 밥도 먹고 놀다가-

어느날.

우리 놀러가자!” 하고 마음이 맞았어요.

 

물론 전 새우깡과 같이 간다는 설레임

그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고요.

 

새우깡의 차로 넷이서 놀러가는 계획을 세웠어요.

그리고 놀러가기로 한 날,

퇴근 후 저녁에 감자깡, 새우깡과 함께 칙촉을 데리러 갔어요.

 

그런데 칙촉이가..

"난 멀미가 심해서 뒷자리는 못타." 요러는 거에요.

 

새우깡이 운전하는데....

새우깡 옆자리에 앉고 싶었는데...

나도 멀미 하는데.. ☞☜

 

 

..어쨌든 이쁜 칙촉이가 멀미한다는데,

그 이쁜 친구가 앞자리밖에 못탄다니..

전 그냥 비켜줬어요.

 

그래요. 칙촉은 매우 예쁜 친구에요....

회사에서도, /지사를 통틀어 예쁘다고 소문났고요...

목소리도 귀여운 하이톤이고 애교도 많아...

 

그렇게 넷이서 여행을 떠났어요.

전 너무너무 재밌었고..

밤 늦게까지 넷이서 게임하고 노느라 정신이 없었.......

 

 

 

음에도 계속 칙촉새우깡에게 시선이 가더라고요. -_-

 

칙촉은 애교도 많고...

성격도 좋아서 남자들과도 잘 지내고...

팔짱끼고 다니는 건 아무렇지 않은 귀여운 아이였어요.

 

그래서 칙촉이가 새우깡과 팔짱을 끼고 사진도 찍었지만

, 칙촉이는 원래 남자들하고 잘 지내니까.’ 하는 생각에 또 넘겼지요.

 

돌아오는 길에도 새우깡이 운전하고 앞자리는 또 칙촉차지.

 

전 뒷자리에서 감자깡이랑 재미없는 농담하며 그렇게 돌아왔어요.

 

 

 

그 이후.

 

칙촉새우깡의 소문이 조금씩 제 귀에 들려왔어요.

 

둘을 어디서 봤다.’,

손잡고 있는 걸 봤다.’

 

서울은 왜 그렇게 좁을까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도시인데도 왜 그렇게 다들 마주치는 걸까요.

우리 회사가 그렇게 큰 회사인가.. ㅋㅋ

무슨 회사사람들이 여기저기 서울 곳곳에 다 퍼져서 감시하고

나한테 보고하는 있는 느낌이었죠.

 

하루는 여기서 둘을 봤다 하고,

누구는 저기서 둘을 봤다 하고.

 

 

칙촉에게 "새우깡이랑 무슨 사이야 ㅋㅋ 뭐야 둘? ㅋㅋ"

(제 감정은 꺼내지도 못하고;) 하고 물어봤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새우깡이랑 나. 사귀고 그러는거 아니야~~"

일 뿐...

 

힝힝힝.

 

저는 결국 칙촉에게 말했습니다.

"있자나... 새우깡 좋아하는데. 너 진짜 새우깡이랑 아무 사이 아니야?"

 

아니랍니다.

새우깡이 자기에게 사귀자고 말은 했지만

자기가 거절했답니다.

남자로 좋아하진 않지만

새우깡이 워낙 잘 챙겨주고, 잘 해줘서 몇번 만났답니다.

 

네네. 좋아하진 않지만, 사귀는 것도 아니지만

잘 해줘서 손잡고 서울 방방곡곡을 다녔군요.

 

힝힝힝

 

그리고 덧붙이길...

 

"새우깡 좋아했으면 진작 말하지 그랬어.. ㅠㅠ

난 원래 새우깡 싫었는데, 너랑 친해서 친해진 거 였는데..

난 그런 감정아니라고, 그냥 좋은 오빠일 뿐이라고 얘기했으니까,

이제 그런 일 없을거야 ^^*"

 

요지랄. ㅜㅜ

 

내가 얘들을 연결시켜준거임까?

ㅠㅠ

 

그리고 두어번 더 그들의 데이트 목격담을 들은 이후로는,

이 해맑은 미소를 가진 아이와 상종하기가 싫어지더라고요.

 

 

하아.

 

전 참말로 구차하게 그 이후에도

새우깡을 포기할 수 없어 갖가지 굴욕을 당하고도 꽤 오래 붙어있었는데..

 

.. 연인의 자리는 아닐지 몰라도..

오피스 와이프 자리라도 내 차지하고 싶었는데..

자상자상 새우깡은 그나마도 일부다처제였나봐요.  ㅠㅠ

 

어딜 가도 제 꺼를 먼저 챙겨주고, 지금도 여전하지만,

동생, 동기로의 소중함여자로의 소중함은 다른건가봐요. ㅠㅠ

 

그렇게 XX팀 커플/남매(-_-가 맞았네요..)로 불리던

저와의 소문은 어디갔는지 들리지도 않고,

칙촉새우깡의 소문이 회사를 약 세바퀴 반 정도 돌고 난 다음-

 

 

제가 칙촉을 불편해하는 걸 안 새우깡

제 앞에선 칙촉 얘기는 일체 안하고,

칙촉 만나는거 아니라며 오바해서 티를 냅니다.

 

하지만, 짐작컨데..

일부다처제, 일처다부제 두 인간이 모두 보통이 아닌지라,


제 눈 밖에선 아직도 잘 지내는 듯 합니다요
.

 

 

에효..

 

 

그 사이에 저는 아주 짧았던 후배와의 만남도 있었고,

열 몇번의 소개팅을 거쳐왔는데도....

 

결국 새우깡만한 남자가 없....고 생각하는 건....

....



제가 참
....

드릴 말씀이 없네요. ㅠㅠ



얼마나 등짝을 더 쳐맞아야 제가 정신을 차릴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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