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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부메랑 Boomerang

2012.01.16 15:11

안녕하세요 홀자매님..

 

예전에 한번 제보했던 전과가 있는 스물열몇..

... 전 그냥 쭈욱 스물 아홉이고 싶은데...

그 사이에 또 한살 먹어 버린 처자입니다... ㅠㅠㅠㅠ

그리고 어떤 제보였는지는 말하지 않을게요..

생각하면 그것도 아주 슬픈 일이 거든요.. ㅠㅠ

 

 

3,4년 전쯤...

결혼적령기임에도 불구, 주변에 남자라곤 씨가 마른 저를 위해

어마마마께서 결혼정보회사에 저를 가입시키셨어요..

그리고 곧 얼마 안 있어서 첫번째 매칭-_-...이 있었습니다..

 

.... 그래요..

외모로 사람 판단하면 참 나쁜거지만

당시 이십대였던 저는 철이 없었습니다.

좌우간 업체에서 야심차게 엮었다는 저의 첫 매칭자리에는

저보다 키가 작고, 배는 볼록하니, 머리숱이 많이 많이 가난하신..

땀을 정말 참으로 많이... 뻘뻘 흘리는 분이 앉아계셨어요.

첫 인상에서 매력을 찾기는 힘들었지요.

맘에 딱히 들지는 않았어요.

 

그런 만남이 처음이었던 저는, 어쨌든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해서

최선을 다해서 상냥하게 웃어드렸어요.

 

그리고 다음 날,

커플매니저님이 전달해주길.

남자분께서 계속 저를 만나고 싶다 하셨대요.

그리고 저는 별 생각이 없었지만...

엄마의 성화로 일단 몇 번 더 만나보기로 했어요.


어쨌든 좋은 분 같고
, 조건도 나쁘지 않았어요.

보다보면 좋아질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한거죠...

 

그런데... 만나면 만날수록 마음이 무거워졌어요.

그 분이 저를 좋아하는 것의 반의 반이라도

제가 그 분을 좋아할 수 있었으면 이렇게까지 불편한 마음은 아닐텐데,


좋기는 커녕
.. 편치 않은 마음까지 더해져

점점 싫어지는 마음이 들더라구요..

 

저보다 작은 키도, 뽈록 나온 배도,

나이에 비해 벌써 텅빈 정수리도,

너무 심하게 흘리는 땀도...

나란히 걷는 것도 창피했어요.

그냥 다 싫더라구요.

 

성혼율로 먹고 사는 업체에서 어련히 잘 알아서 해줬겠지..

엄마도 좀 더 만나보라하고..

당사자도 더 만나고 싶다하고..

내가 딱히 다른 사람이 좋은 상황도 아니고..

나만 좋다고 하면 만사가 형통인 상황..

당장 마음이 들지 않는다고 내칠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만나다가 좋아질 수도 있으니까!!!! 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애프터와 만남들이 이루어진 상황인데..

 

차차.. 만나는 시간마저도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참 나빴죠...

 

그 분도 이런 제 마음을 눈치챘나봐요.

이 분이 제게 묻습니다..

 

왜 나를 만나요?”

하지만 솔직히 그냥.. 만나다보면 좋아질 것 같아서요...”

라고 말할 수는 없었어요.

대신 괜찮은 분 같아서요..”라는 애매한 답을 했습니다.


제 마음이 이러하니 먼저 연락할 마음도 들지 않았고
,

그러니 제가 먼저 전화할 일도 없었죠..

약속을 정하거나, 필요한 연락은 문자로만 했어요.

 

능력도 있고, 좋은 분이 셨지만,

남자로는 느껴지지가 않았어요..

이런 말하면 또 역시 외모인가?”

하는 분 계시겠지만,

어찌됐든 느낌을 못받는 게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느낌이 드는 건 의지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포인트는 사람마다 다 다른거고.. 

느낌이 들만한 다른 매력 포인트를 찾아,

이 분을 좋아할 수 있게 되는 것

제가 이 분을 만나는 목적이었죠..

저는 그랬어요..

그래도 사람은 좋은 분이란 것을 아니까요..

 

엄마도, 너 어디가서 이런 사람 못만난다고 하고

심지어 그 분 집안에서는 빨리 날을 잡자고도 하시고..

이 분도 신혼여행은 어디가 좋겠다.”,

아이 이름은 이랬으면 좋겠다.”

벌써 미래 계획까지 세웠습니다.

게다가 저희 부모님께 인사까지 왔었어요.

 

저는 아직도 괜찮은 분일꺼라는 전제하에

매력을 찾고 있는 중이었는데..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흘러가는 이 상황의 한가운데에서

멍하게 서있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나의 일이라는 게 와닿지 않는 기분이랄까..?
 

사방에서 몰아대는 그 상황을 직시하고

나서서 정리할만한 성격도 아니구요..



좋은 사람이라는데..

나도 얼른 이 사람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하지만 결혼이 점점 기정사실화 되어가는 상황까지 오고보니,

누구를 위한 결혼인가...’

사랑은 커녕 관심조차 안가는 남자와 이대로 결혼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으로 저는 점점 우울해졌고

결국 부모님께 울면서 얘기를 터뜨리게 되었어요.

 

나 만약 이 사람하고 결혼하게 되면

우울증에 걸려서 죽을지도 모르겠다.

나 살려달라..

 

결국 부모님은 너의 뜻이 그렇다면 네가 정리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에게서는 미친듯이 연락이 왔어요.

결국은 회사까지 찾아오신 그 분을 만나서 미안하다...

정말 너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제 표정을 보신 그 분은..

더이상 아무말도 하지 않고 돌아가셨어요.

그리고 그 순간 저는 마음의 돌이 사라진 느낌과 함께 해방감을 느꼈습니다..

정말 너무 시원했어요.

미안하고 그런 것도 없었어요..

내 돌 덜어내는 게 먼저였으니까요.

그 분은 그렇게 제 기억에서 사라졌습니다.

 

 .....

 

그리고 얼마 전.

아직도 주변에 남자 씨가 말라있는 저를 위해

어마마마께서 저 위의 결혼정보회사와는 다른 회사에 가입을 시키셨어요.

-_-;;;;

그리고 결혼정보회사에 이런 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말 괜찮은 분과 만나게 됩니다.

심지어 제 이상형이었어요.

 

이 분도 제가 맘에 든다 하시고

저는 이미 홀랑 반해있는 상태이므로 만남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근데... 글쎄요...

이걸 사귄다라로 하기에는 이 분의 태도가 영 미지근한거에요.

전화도 안하고..

모든 연락은 온니 카톡.


주말에는 바쁘니 못만난다하고
..

어쩌다 만나도 2주에 한번 평일 저녁만 겨우 같이 먹는 정도?

그냥 '만나'는 거지 '사귀'는 건 아닌 거 같은 느낌?

 

간만에 만나도 딱히 절 좋아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빨리 시간만 가길 바라는 그런 눈치였지만

저는 역시 직시하지 못합니다.

애써 외면했어요.

그의 태도가 마치, 예전에 제가 앞전의 그 분에게 했던

말과 행동같은 느낌인건 그저 제 기분탓일거라 생각했어요.


설마
.. 

설마... 했던거죠..

 

그리고는 만난지 3~4개월쯤 됐을까...

과년한 남녀의 만남인지라

양쪽 집안에서는 상견례를 준비하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그렇게 상견례 얘기가 나온 날 밤에...

자고 있는데 카톡이 옵니다.

 

그 “만나는 분이었어요.

좀 길게 보내긴 했는데 어쨌든 요점은

"좋은 분 같아서 만난거고 만나다보면 좋아질 줄 알았다.

근데 아닌 거 같다. 미안하다."

 

저는 아무 답장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이 분이,

제가 예전에 그 분에게 느꼈던 감정과 똑같은걸 느꼈다는 걸

더는 부인할 수 없었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렇게 통보한건지 100%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저도 정말 미안했어요
.

어쨌든 마음의 돌을 얹어 드렸던게 아닌가... 싶어서요.

그리고 그 예전분의 마음이 어땠을지도 알겠더라고요.

너무 늦었지만 진심으로 미안했어요..

 

긜고 헤어짐을 통보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찾아보는거 있죠?

헤어진 남친(여친)이 돌아올까요?”

연락올까요?” 이런 질문들..

 

저도 찾아 봤지만 답은 이미 제가 알고 있기에...

혹시나 찾아보면서도,

희망적인 답변들을 보면 피식피식 웃음만 나더라구요.


저요
...

예전 그 분하고 헤어졌을때 솔직히 기뻤어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었거든요.

이 분도 그랬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혹여나... 하는 기대도 없어요.

제가 더 잘아니까요.

 

남에게 준 상처가 고대로 돌아온 경험이었어요.

없는 마음은 자꾸 만난다고 생기는 건 아니라

좋은 교훈을 배웠던 값진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혹여라도, 만나다보면 좋아지겠지...

이런 생각으로 누군가를 만나는 분이 계시다면..

전 좀 말리고 싶어요...

쌍방 모두 못할 짓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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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까지 판매. 딱 항개만 사주세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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