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황망한소개팅] 멋쟁이 맞선남

2012.02.11 18:06

안녕하세요!!!!

저는 맞선을 한달에도 몇개씩 물어오시는 능력자 모친을 둔

올해로 3ne1이 된 서울여자입니다. 


엄니께서는 저를 서른이 넘기전에 시집보내시겠다는 일념하에
,

스물여덟아홉시절엔 1회의 맞선을 보게 하셨습죠.

 

.....

 

참 많이도 만났었는데...

부모님이 물어오신 선들이 다 그러한 것인지..

그분들 직업이야 제가 범접하기 매우 어려울 정도의 전문직군들이었지만,

저보다 키큰 분, 혹은 머리에 숱이 많으신 분

참말로 만나뵙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여러번의 혼인의 기회를 놓치며

불효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제 나이 스물아홉의 어느날.

어머니의 친구의 아시는 분의 아들을 소개받으라는 명이 떨어졌습니다.

듣기엔 나이가 좀 많다 싶었지만, 일단은 나갔습니다

 

나란 여자 엄마말 잘 듣는 여자. -_-v

 

별 기대없이 나간 자리.

 

엄훠!!!!!!

엄훠!!!!!

 

그곳엔 마흔살의 훤칠한 멋쟁이 사업가 아즈씨가 계신 것이 아니겠슴까?

대화를 나누어보니, 여태껏 선자리에서 구경하기 힘들었던

겸손겸손하신 삶의 태도, 허세기운 쏙 빠진 지하철 행차까지.

완전 너무나 맘에 들었지 뭡니까.

꼭 다시 만나봐야겠다~! 생각을 하며 집에 왔슘다.

 

 

그러나..

 

 

연락이 없넹.

 

 

.


무수한 선을 보는 동안 연락이란 걸 먼저 해본 적이 한번도 없었던 저는,

난생처음으로 그 신사분께 먼저 연락을 했습니다.

 

그분은 흔쾌하게 그주 주말에 만나자고 했고

다시 만난 그분은 여전히 멋쨍이 패션을 하시곤,

식당에 가서 제 의자를 빼주는 가하면, 제 코트를 받아서 걸어주는..

쩌는 매너를 뽐내주셨습니다.

 

둘이서 와인을 세병이나 비웠는데,

저더러, 너무 귀엽다. 몸매가 좋다. 이쁘다. 쫓아오는 남자가 많겠다.” 등등...

그러면서 제 등을 도닥도닥. 제 머리를 쓰담쓰담.

앞으로 잘해보자..” 등등의 희망적인 멘트도 날려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연락을 하게 되긴 했는데...

뭐랄까.. 좀 성에 차지 않는 겁니다.

하루에 한번정도, 뜨문뜨문 희미하게....

저녁엔 연락이 오는 법이 없었구요.

 

만난지 얼마 안됐으니까..’ 라고 생각하며

여전히 제 마음은 부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 만남.

그날은 조용히 손을 잡고-_-v 영화를 보았습니다.

주둥이까지 주시면서 사귀자뉘앙스로 얘길 하시더라구요

하지만 뉘앙스일 뿐. 사귀자는 이야기를 직접하진 않으셨슴다.

자기 회사의 제일 어린 여직원이 3x살인데,

그 여직원이 절 보면 기절할거라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그랬더니,

사장님 사모님이 본인보다 어리다면서 자기더러 도둑놈이라고 할거라..

 

요런 스타일의 뉘앙스를 마구 흘려 주었습니다.

어쨌든간에 세번째 만남에서 확실히 사귀기로 한건 아니었지만,

뭔가 더 진전된 듯한 마음을 안고 가슴은 더욱 부푼 채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희미한 연락.

 

그래도 머 하루에 문자 몇개씩은 왔으니...

원래 스타일이 이런갑다.. 그 나이대는 이렇게 연애 하는 건 갑다..’

하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며칠후엔가...

10년가까이 피차에게 남녀로 어필하지 못하고,

연애상담이나 주고 받던 대학동창 남자아이와 만나게 되었어요.

영화나 보자해서 영화를 보러갔슘다.

 

그날 영화 잊혀지지도 않네요.

[투어리스트 (2010)]

 

영화 시작 전에 뒷자리에서 어떤 연인이

미스터앤드미세스스미스부부 영화얘기를 하면서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는 영화를 오랜만에 본다면서

그땐 이랬고 저랬고, 재잘재잘대고 있더라구요.

 

얘기를 엿듣고 보니 그 둘은 만난지 꽤 된 연인인 것 같았어요.

스미스 부부 영화가 2005년인가 나온 건데,

그거 극장가서 같이 봤었을 정도면.. 오래된 커플인가보다...’

라고 생각하며 또 광고를 보고 있었는데, 그 커플이 진짜 계속 재잘대더라구요.

 

 

. . .

남자분 목소리~~장히 많이 들어본 것 같은겁니다.

이상하다 생각해서 뒤를 !!! 돌아보니.

 

오마이갓 멋쟁이 맞선남.

 

옆자리 여자의 손을 꼬옥 붙잡고 재잘대고 있더군뇨!!!

사실 그 맞선남의 말투가 좀 특이했어요..

어릴 때 유학을 오래 댕겨와서 그른건지, 억양이 좀 독특했거든요.

 

.

전 순간 얼음!!!!이 되어 고개를 재빨리 앞으로 돌려 수구리!!!

 

이거시 어떻게 된 상황인가...’

머리를 굴림굴림했는데 사실 저도 연인석에 외간남자와 앉아있던 상황이네요.

 

어머 뭐 하시는 건가요?”

라고 할 수는 없었어요..

게다가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으니....

뭐 하시는 건가요?” 라고 따지면 더 웃겨지는 상황이었고..

이제 곧 영화는 시작하고.. 그 분은 절 못 본 상황..

 

전 영화도중에 배가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그 자리를 황망히 빠져 나왔슘다.

빠져나올 때 슬쩍 훔쳐보니

여전히 그 멋쟁이 맞선남과 여자분은 손을 꼬옥 잡고 있더라고요.

여자분은 맞선남의 어깨에 포옥 기대어있고요..

 

그리고 다음날.

맞선남에게서 여느때와 다름없이 카톡이 왔습니다

 

뭐해? 밥은 먹었어?”

이런 종류의 약간 러비더비한 메세지들이 왔다갔다했어요..

궁금함은 만나서 물어보리라.’ 일단 묻어두기로 하고,

계속 카톡 대화를 했습니다.

 

호의적인 분위기에서 평범한 카톡을 나누던 중.

느닷없는 ~~~~문의 메시지.

너무너무 갑자기!!!

좀전까지 분명히 우린 러블리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카톡의 내용은 대충
.

예쁜 너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린 안맞는 거 같고,

나는 나이가 너무 많고 어쩌고 저쩌고.. 나는 너에게 부족한 사람이고,

좋은 사람만나라.. 어쩌고저쩌고....”

 

이걸 본 저는 어이가 없어, 아래의 요지를 담아

~~~문의 메세지로 응수했습니다.

 

사실 어제 저 영화보러 갔다가,

당신과 어떤 여인이 손을 꼭 붙잡고 가는 것을 보았다.

여친이 있으시면 얘길 하셨어야지, 선자리엔 왜 나오신 것이며,

여친이 있음 그 나이에 그 여친과 결혼을 하실 일이지.

저야 뭐 몇번 안만났으니 상관없지만, 두분이서 말씀하시는 거 들어보니,

만난지도 꽤 오래된 것 같은데 여자친구가 너무 불쌍한 것 같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만 그 분하고 잘 되시라.

내가 당신에게 그닥 미련이 있을 것도 없다.”

 

답변이 왔습니다.

말하기엔 매우 복잡한 상황이지만 너에게 말할 이유는 없다.

어쨌던 잘 지내라.”

 

약간 허무하고 불쾌했지만,

두 눈으로 맞선남과 어떤 여인의 다정한 모습을 본 후,

저런 내용을 받으니 그렇게까지 마음이 복잡하진 않더라구요.

 

패배감에 젖어 집에 들어갔더니,

엄마가 상기된 표정으로 방금 남자쪽 집에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고요.





당장 상견례를 하자며 연락이 왔다했어요
.

 


 

아니 이게 뭔 멍멍이 같은 시추에이션?

어제 요상한 꼴보고 심기가 어지러운 가운데,

4시간전에 카톡으로 확실히 까이고 오는 길이고만 웬 상견례??????

게다가 이제 3번만났는데 웬 雙犬 같은 소리람?????

??????

 

그러면서 좋으신 날짜로 정하랬다나...

아니.. 이 분들 장난하시나.....

 

웬만하면 엄마한텐 그냥 끝났다고만 하려고 했는데

상견례란 말에 눈이 뒤집혀,

절 갖고 논듯한 이야기를 모두 얘기했더니,
 

엄마는 주선자 아줌마한테 이 무슨 우스운 모냥새,

모르고 진행했으면 어찌되었던 것이냐 난리가 나셨져.

아줌마는 저한테도 막 사과하시고.

 

그렇게 되고보니... 뭔가 한결 더욱 처량해 졌어요. ㅠㅠ

동네방네 불쌍한 노처녀됨. 소문 다 남. ㅠㅠ

 

 

 

 

 

 

 

 

이면 좋겠지만...

 

3개월후에 그에게 다시 메시지가 왔습니다.

말도안되는 새벽 두세시쯤.

 

".. 지내니...?"

 

...

메시지 발견 즉시 차단.

 

소심한 복수나마 한 거 같아 그나마 기분은 나았다능...

 
 

진짜 끗이에요. ^^

 

 

에라이..





근데 약간 궁금하긴해요. 그 둘은 대체 무슨 사연이었을까..
나 모르고 상견례하고 진행하고 결혼했으면 아침드라마 찍을 뻔 한 것인가... ㅋㅋㅋ




alt




목록  |  이전글  |  다음글

댓글쓰기

53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댓글쓰기

황망한 이야기

2012/02/18 [회람] 2월24일과년싱글인 친목도모의 밤-모두마감되었습니다!!
2012/02/17 [황망한연애담] 오빠가 변했다
2012/02/16 [황망한연애담] 헷갈리오-후기
2012/02/15 [www.holicatyou.com] 출판기념 전도왕 선발대회!
2012/02/14 [황망한소개팅] 너희별로 돌아가라
2012/02/13 [황망한연애담] 폐허만 남은-후기
2012/02/12 [황망한연애담] 미안. 첫사랑
2012/02/11 [황망한소개팅] 멋쟁이 맞선남
2012/02/10 [황망한연애담] 밝지못한 흰둥이
2012/02/09 [황망한연애담] 고백하다(2)완결
2012/02/09 [출간임박] 책표지를 골라주thㅔ요!!
2012/02/08 [황망한연애담] 고백하다(1)
2012/02/07 [황망한연애담] 마성의 오남씨(2)완결
2012/02/06 [황망한연애담] 마성의 오남씨(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