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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성격이 좋은 아이

2012.02.18 18:53

언니 안녕하세요.

무척 고민하다가 글을 씁니다.

저는 올해 서른이며지난해 요 블로그를 소개받아 스마트폰에 바로가기를 만들어

매일 필수 어플처럼 챙기는 열혈 농약 중독녀 입니다.

하나하나 울고 웃으며 글을 읽다,

최근 [황망한연애담] 폐허만 남은-후기를 보고 제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곳을 드나든지 일년이 넘어 홀언니가 제 친언니처럼 느껴져,

편히 말을 놓고 허심탄회 하고자 하니 부디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세요. 꿉뻑.

형제자매님들도 꿉뻑꿉뻑.

 

난요. 언니.

체질도 그러하고 식탐까지 있어 늘 뚱뚱한 편이었어.

그리고 매우 엄하고 냉정한데다 일관되지 않은 양육방법으로 길러져

내 심리상태는 불안한 괴물단추 투성이.

난 태생적으로 사랑받음에 목마른 인간형이라고 미리 말할께.

 

뚱뚱한 여자는 좌우지간 인기가 없어.

하지만 난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크고 그러지 못한 상황에서 불안함에 시달려.

그래서 나는 성격좋음을 선택했어.


재밌고 유쾌하고 리더쉽 있으며 쿨하기도 한
.

착한사람 같은 느낌의 사람이 되기로.

 

어린시절 이야기를 잠깐 해줄께.

불안한 유년기에 맞은 국민학교 6학년때 첫사랑.

내가 다섯번째 여자친구랬지만 그래도 좋았어.

이렇게 뚱뚱한 내가 싫은 것도.

여자로 안보인다 했던 것도 아니었지.

어쨌든 그 아이는 나를 좋다고는 한거잖아.

난 자존심도. 자존감도 낮은 아이였나봐.

풋내나는 첫사랑과 같은 중학교에 가게 되어 신이 난 나는

그아이에게 편지를 써서 전했어.  

왜냐.

난 다섯번째이지만. 여자친구였으니까.

그때 그 녀석은 그 편지를 반 친구들과 돌려보고.

결국 학교 전체에 소문이 퍼지고 말았지..

그 아이는 나를, 싫다는데 귀찮게 하는 미저리로 만들어 개망신을 주더라.

나중에 들은 얘긴데. 그아이는 쪽팔리다고 말했대.

나랑 개인적으로 안다는 것 자체가 창피하다고 울고불고 했다더라고.

그 말을 들은 난 학교에서는 쿨하고 멋지게

나도 그런 애 필요없음.” 하며 응대해줬어.

그래야 견딜수 있었거든.

난 반장이었으니까.

 

3때만난 고2오빠는 고3생활에 내가 필요치 않다며

길 한복판에서 울고불고 매달리는 나를 내팽겨쳤어.

그래도. 겉으로 난 괜찮았어.

. 성격이라도 좋아야 하니까.

 

그 후에 만나게 된, 그 후유증이 대학 졸업할 때까지 갔던

가슴뻐근한 리얼 첫사랑도 있었지.

내가 먼저 고백했고, 내 고백을 들은 그 아이는

내게 사귀자고 했다가 다음날 헤어지자고 하길 여섯번.

그저 잠자리 상대로만 여기길 세번쯤.

이정도만 할께.

7년이 어이없고 등짝맞아야 마땅하지만. 이젠 아니니까.


그냥 이런 어린 시절을 가진 사람도 있었다고 얘기하는거야
...

 

근데 뭐, 그래도 괜찮았어. 나는 원래 발랄한 아이였으니까.

그 속에서는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자존감낮은 아이가 자라는 줄도 모른 채.

계속 밝고 착한 겉모습을 내 것인냥 쓰고 살았어.

뚱뚱한 여자는 그래야 되거든.

 

그 후에 만났던 띠동갑 오빠.

알고보니 애가 다섯살인 유부남이었단 이야기는 이렇게만 할께.

진부한 스토리야.

 

대학졸업을 앞두고 나는 동갑의 남자아이와 불같은 사랑을 했어.

그 아이는 내가 대학 졸업반일때 다시 대학을 가겠다며 수능을 준비하더라.

그 아이는 가정사가 순탄치 않았고, 경제적으로 어렵기까지 해서.

학원은 커녕 독서실 끊을 돈도 없다 했지만,

엄마한테는 죄송스러워 손을 벌리지 못하더라.

 

그래서 난 독서실비를 바쳤어.

데이트비용도 바치고.

도 사다 바쳐.

물론 모텔비도 내가 냈어.

 

그 아이가 나한테 손벌린 것도 아닌데 내가 알아서 척척 해줬어.


나는 졸업반인 주제에 취업준비는 뒷전
.

내내 알바를 했고. 그동안 알바로 모은 돈은 모두 그아이에게 털어넣었어.

여기저기 돈도 빌리기에 이르렀지만 그 아인 내가 이 지경인 걸 알지 못했을꺼야.

걱정할게 뻔할테니 내가 알아서 입도 다물었던거지.


뚱뚱한 여자는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았어
.


그리고 너무도 당연한 결과였을까
.

막 퍼주던 나를 그 아이는 함부로 대하기 시작했어.

욕하는 건 생활이고, 술을 마시면 나를 때렸어.  

 

언니야 나는..

그가 처음에 내게 다가왔었던 그 때...

친구들 모임에서 별로 친하지 않던 한명이었을 뿐이었던 그가,

수줍게 눈마주치지 못하고 부끄러워했던 그 날.

한창 좋았을 시절 사랑스럽게 날 봐주던 눈빛.

사랑이 한창일 때의 추억을 곱씹고 또 되새김하면서 견디며 만났어.

이조차 사랑이라고 믿었으니까.

 

내가 임신을 한 걸 알게 된 날

그 때는 그 아이가 날 때리고 폭언을 퍼붓는 것이 절정에 달할 즈음이었어.


사랑받고 싶어 굶주린 나는
.

사실 부모님께 말할 자신은 애초에 없었어.


이 남자 뻔했으니까
.

남들 취업준비할 시기에 수능공부한다고 저러고 있지.

모아놓은 돈 같은 게 있을 리 없었고,

복잡한 집안사에 울 엄마와 만나줄 그 아이의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겠는데,

임신했다고 엄마한테 어떻게 얘기를 할 수 있겠어.

 

구렁텅이의 날이 계속되었고.

그 와중에 그동안 여기저기 조금씩 빌려놓은 돈들이 날 괴롭히더라.

그래서 나는 사채를 썼어..

그 돈으로 급한 돈을 막았고, 혼자 병원에 가서 수술을 했어.

그 아이는 늦잠자느라 병원에 오지 않았지.


그래도 나는 괜찮아야 했어
.

 

집에서도썩 괜찮은 딸이어야 했고,

그 아이에게 이런 일로 징얼대는 여자가 되면 안되는 거였으니까.

 

 

졸업 직전 운이 좋아 취업을 하고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되었고,

그 아이도 대학애 다시 들어갔고. 우린 자연스럽게 멀어

 

졌어야 했는데...

그 아이는 내 대학동기이자 베스트 프렌드와 바람이 났지.

그 동기녀는 그와 나 사이에 있었던 일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나의 진짜 단짝였는데...


심지어 혼자 병원에 다녀온 날에도 전화기 너머로 날 다독여주던 아이였거든
.

내가 그 친구와 졸업반 시절 함께 자격증 공부하던 것이 여러개라

매일을 붙어다녔고, 그 아이까지 해서 셋이 자주 만남을 가졌던 게,

화근이었다면 화근이겠지.

 

근데 언니.

비참한 건 말야. 그 동기녀는 참 예뻤다?

마르고. 팔다리 길고. 각선미가 좋고 그리고. 성격마저 착한 아이였었는데....  

 

그들은 내게 들키고도 오히려 내게 화를 냄은 물론이었고.

합심하여 모든 주변인에게 나를 미저리로 만들어 버렸어..

 

언니.

내 외모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사랑받음에 근본적인 갈증을 가지고 있던 나는 말이지.

성격좋음을 선택하고 정말 참고 노력해서 여기까지 견뎌 왔던거거든.


남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내가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스스로 선택했던 거였겠지.

그래서 진짜 디게 노력많이 했다?

그리고 내게 유일한 자랑거리인간관계라고 생각했었고..

그 둘이 날 아무리 싸잡아 모함해도.

내 인간관계는 몹시 튼튼하니까 나를 믿어줄꺼라고 생각했었는데..

 

뚱뚱하고 집요한 미저리여자는 사람들에게 꽤 그럴 싸하게 들렸던걸까..

전혀 아니었어.

얄팍한 많은 사람들이 등을 돌리더라.

좋은 성격으로 노력하기, 그렇게 만든 인간관계를 장점으로 만들기.

이거 하나로 버텨온거라 생각했는데..

주먹에 쥔 마른 모래알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더라...

 

나는 그 일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폐인이 되었어..

불어난 사채빚을 갚은 것도 사실 얼마안 된 일이야.

 

죽어야겠다고 생각했고.

몸과 마음. 그리고 인간관계까지 하나도 남지 않은 나는.

견뎌낼 끄나풀이 하나도 없었어.

어떻게 힘들었고. 무슨 짓까지 했었는지는 생략할께.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나도 잘한 게 없었어.

낮은 자존감에서 비롯된 내 안의 수많은 괴물단추가 모든 걸 망치고 있었더라구.

 

근데 언니.

사람이 쉽게 죽어지지는 않더라...

작년 언젠가 길에서 우연히 만난 그 아이에게 눈인사를 건넨 적이 있어.


길에서 그 놈 만난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술안주로 꺼내놓아 씹어줘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금방 까먹고 얘기를 안할 정도로 나는 괜찮아진 것같기도 했고. 

 

하지만 상처투성이인 내게..

까맣게 다타 만 남은 심장은 더 이상 설레여 지지 않았어.

얼마전까지 여럿의 남자를 만났어.

뚱뚱해도 이해심이 많고 너그러운 여자그럭저럭 인기가 있지.

 

날 키운 것의 팔할의 글 주인공인 그 자매님처럼.
[황망한연애담] 날 키운 것의 팔할 


기대하는 게 없어서 모든 것에 괜찮다 해주었던 것이

그들에게 태평양과 같은 배려심을 가진 여자로 보이게 하고.

관심이 없어 연락이 잦지 않음에 대해 책망하지 않은 것

그들에게 이때까지 만나본 적 없는 쿨한 커리어우먼 같은 느낌을 주나봐.

 

성격좋음을 선택한 내 삶의 방식은 본디 외향적인 성격과 잘 결합해

심지어 나를 밝고 발랄하며 애교많고 재미있는 사람으로까지 보이게도 해주거든.

 

.

설레이지 않아서 기대 하지 않고.

관심이 가지 않아 연락하지 않았으며,

그렇기에 상대방을 책망하지 않았던 것뿐인데..

진심이 생기지 않음이 미안해서 친절하게 했던건데..
 

그러는 동안 의식과 무의식의 사이에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며 살았던 것같애.

더 이상 나는 상처받을 일 없어 무척이나 편리하기는 하지만..

 

근데 언니.. 진짜 진짜 최근에야,

내가 정말정말 괜찮아졌다라고 생각이 드는 건 말이지..

내가 상처받지 않아 편리하게 사는 지금,

편안하고 행복하게 사는게 아니란 것을 깨닫게 되면서 부터야.

 

너 그렇게 상처안받게 철벽치고 살아 행복하느냐.’

스스로 물어봤고, 대답은 아니였어..

전혀 행복하지 않았더라구.


움직이지 않는 심장으로 이사람 저사람 만나는 내 모습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 같지 않았어.

 

그래서 난 다시 설레이고 싶어졌어.

다시 진짜 사랑이 하고 싶어졌어.

 

분명.

폐허만 남았다는 그 자매님도 일어날 수 있어. 그치?

괜찮아요. 토닥토닥 안아주는 타인의 위로말 보다도.

그녀의 심장 안의 잿더미를 스스로 조금씩 꺼내버렸으면 좋겠어.

 

언니. 이 글을 쓰면 나를 많이 알아볼지도 몰라.

나 여기를 많은 지인들에게 소개했거든.

그리고 오늘의 이 이야기 중에는

내 부모님도. 내 지인들도 몰랐던 것들도 많아.

아마 나를 다른 시선으로 볼 수 도 있다는 걱정이 들기도 해.

그래서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게 좀 두렵기도 했는데..

그래 다시 일어나자!!

내 안에서 내 힘으로!!

외부에서 오는 치유가 아닌 진짜 내 속에서의 힘으로!!”


이 글을 읽고 한 분이라도 그런 생각이 든다면
.

나는 충분히.. 행복할 것 같아...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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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관심 부탁드림묘! 꿉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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