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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줄줄이 망개팅

2012.02.20 00:09

무려 남자친구로부터 ㅋㅋ 감자언니의 블로그를 소개받고 틈나는대로 몇몇 사연들을 읽다가

며칠전부터는 완전 정주행의 성지순례를 하고 있는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여자입니다.

황망한 여러 사연을 읽으며,

순탄하게 살아온 나의 인생무난했던 전 남친들에게 고마워하고 있다보니

전 제가 겪을 수 있는 모든 황망스토리를 소개팅에서 다 겪었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네요.

감친연이 아니면 이 흑역사를 묻어둔 채 무덤까지 갈 뻔 했습니다. ㅋㅋㅋ


제 인생에 소개팅은 12이었습니다.

8개월 동안 부지런히도 했지요.

그리고 12번 다 부지런히 줄줄이 했습니다. ㅠㅠ

 

그간 사귀었던 남친들을 보건데 제가 까탈을 부려서 그랬던건 아닌 것 같고요... --a

소개팅이라는 게..

같이 보냈던 시간들도 없고, 상대방에 대한 정보도 너무 한정적이다 보니

정말 몇몇가지의 말과 행동들로 그 사람에 대한 호불호가 가려지게 되잖아요.

외모나 조건에 혹하지 않는 사람일수록

작은 매너나 센스가 더 결정적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제 소개팅남들이 모두가 진상남들은 아니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자연스럽게 친구로 만났으면 정말 좋았을,

그러다가 점점 이성으로도 호감이 갈만했던 남자들도 있었어요.

하지만, 친구라면 웃고 넘겼을 말실수이건만, 소개팅 자리는 그렇지가 않더라구요..

꽤 괜찮은 형제님들이 사소한 실수로 인연을 놓지는 일이 없길 바라며

저의 흑역사를 공개합니다.

 

 

 

남자들이 드글드글대던 학과에 다니던 저는

입학과 동시에 남자친구가 생기어, 끊이지 않고 2을 버텼습니다.

저희 과 여자들이 대부분 그랬습니다. 남녀비율이 10:1 이었으니까요.

 

But. 남자친구는 끊겼고,

그때부터 소개팅 전선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1. 소개팅남은 커피, 난 팥빙수를 시켰고,

눈치없는 종업원은 팥빙수에 스푼 2개 갖다주었지요.

소개팅남은 자기 커피는 아껴먹으면서 나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 팥빙수

숟가락 쪽쪽 빨아가며 푹푹 같이 떠 먹으면서

나는 커피숍에서 이렇게 비싼걸 먹어본 적이 없다...

아빠 사업이 망했는데...

어렸을 때는 부유했었는데...

중고교 시절을 어떻게 어렵게 보내서...

나중에 엄마한테 어떻게 효도할건지...

그래서 이런 비싼거는 안 시켜 먹는데...

 

집안사정 절절히 이야기하면서 (한시간 넘게 정말 딴 얘기 안하고 그 얘기만 함)

'비싼' 팥빙수를 계속 퍼드셨고,

전 그 남자가 쭉쭉 빤 숟가락으로 퍼먹은 팥빙수를 먹을 수가 없어

숟가락 내려놓았습니다.
 

어떻게요.. 집안이 그렇게 어렵다는 사람인데...

비싼팥빙수값 제가 내고, 그분이 드신 커피값도 제가 냈어요..

 

"밥 먹으러 가시죠. 제가 **씨 맘에 들고 하니 '비싼' 밥을 사드리겠습니다."

.... 어떻게 그 찢어지게 가난한 스토리를 한시간이나 듣고

'비싼' 밥을 얻어먹을 수 있겠어요..

그냥 최대한 예의차려 사양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2. 주선남은 과에서 저와 젤 친한 오빠. 소개팅남은 그의 고교동창.

주선남, 주선남 여친, 소개팅남까지 넷이 만났는데...

이건 소개팅이고 뭐고...

넷이 그날 재미지게 새벽까지 놀고

집 방향때문에,

주선남이 저를,

소개팅남이 주선남 여친을 각각 집에 데따주고 그날 일정 끝.

 

난 소개팅남과 계속 나란히 앉아있던 관계로 얼굴도 기억이 안나고

주선남 오빠가 하도 계속 웃겨주는 바람에 소개팅남 목소리도 기억 안나고

소개팅남 입장에서도 제가 그러하였을 거고요.

연락처 서로 교환한 적없고, 그날 이후로 연락 없었고.

 

나중에 듣길 : 주선남 오빠는 필름이 끊겨서, 둘에게 연락처를 줬다고 생각하고 둘이 알아서 하겠지 기다린거고, 소개팅남 역시 필름 끊겨서 무슨 실수 했나, 내 쪽과 주선자쪽에서 연락 없어 소심하게 마음을 접고 있었다는...

 

그 남자. "치대생". "키 컸음". 외에 아무것도 기억 안나요.

 

 

3. 소개팅남과 식사 후 그 사람 차를 타고 이동하게 되었는데,

운전석의 소개팅남 하는 말.

", 아까 스타킹 신고 있었어요?

아님 좀 전에 화장실 가서 신고 나오신 거예요?

난 아까 맨다리가 더 좋던데..."

 

.....

 

"아까부터 신고 있었는데요?" (나 왜 대답했지?)

"~ 그래요? 이상하다~?"를 시작으로

내 다리에 대해 10분 넘게 이야기 함.

자기는 스타킹보다 맨다리가 더 좋다, 그게 더 좋다고....

.

 

 

4. 괜찮다고 생각되었던 소개팅남.  

밥먹고 커피마시고 공원산책 조금하고 잘 헤어짐.

다음날 예쁘게 예쁘게 서로 조심스러운 문자.

 

... 드디어 이사람인가보다... 소개팅 성공인가보다...’

다음날, 애프터도 신청.

 

“**~ 주말이 뭐해? 오빠랑 놀까?”

~ 좋아요~”

뭐하고 싶어?”

"뭐 밥먹거나 영화보거나.." 

... 그럼 밥먹으면서 영화볼까?”

? 그런데가 있어요?”

오빠집!!

오빠 혼자 사는데, 집 정말 좋아.

프로젝터로 천장에 영화 쏘아서 뒹굴뒹굴 누워서 영화보자.

얼굴에 팩도 하고. 재밌겠지? 오빠가 편한 옷 줄테니까

**이는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아도 돼~”

 

이거 순수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가요?

.... 세상 때가 묻어서인지... 그렇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ㅠㅠ

 

 

5. 또 괜찮은 오빠.

하지만.... 커피 마시는 도중에 잠깐 화장실 좀.” “잠깐 전화 좀.”

등등의 이유로 자꾸 전화기 가지고 나갑니다.

커피만 마시고 잘 가시라고 나를 길에 두고 쌩하게 가버리심.

 

난 괜찮았는데.. 그쪽은 내가 별로였나봐요.

혹은 좋아하는 여자가 따로 있거나...’

실망하고 있었는데, 저녁에 문자 옵니다.

 

"오늘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 안녕히 주무세요~"

 

예의있게 마무리는 하고 싶었나봅니다.

 

다음날 아침 학교에서 수업 끝내고 전 토사곽란으로  

길 걷다가 벤치에 주저앉아서 친구한테 울며불며

데릴러 오라고 전화를 하고 있는데, 전화끊고 고개를 들어오니

오 쒯. 물끄러미 날 쳐다보고 있는 그 소개팅남..

 

나는 설사와 구토로 몰골이 너덜너덜.

얼굴은 눈물 범벅..

 

그 사람 왜 하필 거기 있었던 거야..? ㅜㅜ

 

괜히 자존심 상해서, 주선남에게 내가 먼저

"응.. 별로였어. 아마 그 오빠도 그랬을거야." 해버렸는데..

 

나중에... 주선남 왈

"걔는 너 좋다고, 다시 만나자고 문자까지

네가 별로라 생각한다는 이야기 전하기 어려워서

술 사줘가며 어렵게 어렵게 그녀석 달래느라 오빠가 고생했다~"

 

어라?

알고보니 그 소개팅남.

소개팅날 설사가 나셨다는.

....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는데...
 

저의 씨잘데기없는 자존심에 입방정. (입을 꿰메버리고 싶었던... 흑흑흑)

나의 토사곽란 타이밍

소개팅남의 솔직하지 못함
(설사라고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우린 계속 만날 수 있었을까요?)

을 원망하며 .

 

 

6. 소개팅남이 칼질을 하자고 함.

자기는 막 퍼먹는 한식보다는 여유있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양식이 좋다.

그러thㅔ.

그렇게 도착한 곳은 그냥그저그런 경양식집..

그 남자 돈까스 시키고. '막 퍼먹는' 볶음밥 시키고...

음악은 아~ 때지난 뱅크의 '가질 수 없는 너' 가 흘러나옴..

 

그 남자 갑자기 칼질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우측 상방 45도를 응시하더니,

눈물이 그렁그렁.

 

"이 노래 정말 슬프죠?"

"? .., 사연 있으세요?"

"아뇨. 전 감수성이 풍부해서 이런 슬픈 노래 들으면 눈물이 나요.

라디오 방송에 아줌마들이 보낸 사연들 있잖아요.

그런 사연 들으면 버스안에서도 막 울어요..

XX 드라마에 주인공이 @@하는 장면이 어떻고...

**영화는.. @@ 가요의 가사는....”

자기가 눈물 흘린 이야기를 줄줄줄...

 

이 사람의 실수나 결례가 있었던 건 아니지요. 알아요...

하지만... 뭔가...

그래요... .... 전 이런 감수성의 남자와는 더 만날 수가 없었다구요!!!!

 

 

7. 첫 만남에서

"우리 다음에 언제 캐러비안 베이 갈까요?"

", 좋아요, 저 아직 거기 한번도 안가봤어요."

"흐흐흐~ (느끼하게 웃으며)

그럼 오빠가 우리 **이 몸매를 보는건가?

오빠가 **이 몸매 보는 몇번째 남자인가?"


갑자기 웬 반말?


... ㅜㅜ

이럴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하죠?

 

 

8. 소개팅 날은 무난하게 헤어졌는데 다음날 아침부터

"마미 베이비~"
"
나의 귀염둥이 **, 잘 잤어?"
"
마이 큐티 허니~"
"
큐티큐티 **
~"

이런 문자들이 한시간 단위로..

대답을 할 수가 없었어요. ☞☜

 

 

9. 이 소개팅남은 한달 전에 헤어진 전여자친구 이야기 줄줄합니다.

어디가 예뻤고,

목소리가 어땠고.

아 놔 그녀의 동영상-_-도 봤다니까요..

목소리 촥 깔고.

그녀가 자기에게 얼마나 헌신적이었는지, 자기가 못해준건 뭔지...



줄줄줄..

에혀.. 

 

10. 출신 대학이 그저그런 한살 위 오빠를 소개받았습니다.

그 사람 출신 대학이 저는 그리 문제 되지 않았어요.

자기 일을 재밌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만나보고 싶었어요.

그 남 왈 "좋은 학교 다니시네요."

ㅎㅎ 네~”

그때부터 그노무자슥이 우리 학교 욕을 해댑니다.

일류대 다니는 놈들, 알고 보면 머리에 똥만 들었다.

내가 만나봤더니 다 멍청이 들이더라.

토론을 해도 다 나한테 진다.

** 씨도 나를 이길 자신 있으면, 나한테 토론을 걸어봐라.

너네 학교 나와서 사회에 해를 끼치면 끼쳤지 공헌하는 사람이 누가 있냐.”

 

나보고 어쩌라고... ㅠㅠ

 

... 3시간에 걸쳐,

'소위 지식인이라는 것들' 의 대표로 이 나고...

~” “, ~”만 하다 나왔습니다.
 

애프터는 반사.

 

11. 이 소개팅남은 자기는 사귀는데 속궁합이 중요하답니다.

...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나랑 한번 자보고 '합격' 해야 자기 여자친구가 될 수 있다.”

,

내 전 여자친구들 중 상당수는 헤어지고 나서도

내 맛을 못잊어 한번만 더 자자고 찾아온다.”

 

... 정말정말...

이 열한번째 분은 지금 생각해도 짜증이 말도 못하게 납니다.

 

이렇게 소개팅 흑역사를 써내려가던 저는

다시는 소개팅을 하지 않겠노라, 선언

 

 

 

 

했으나, 친구가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더 해보라고 하더라구요.

 

자기네 과 선배인데, 그 남자 이상형이 딱 저라고
 

그 남자는 키크고 잘생기고 대기업에 갓 입사했는데

운동도 잘하고, 음악과 소설도 좋아하고, 남자들 사이에서도 인기 짱이고

매너는 좋으나 아무 여자한테나 잘해주는 타입도 아니고.


잉?? 증말?

 

그래.. 마지막으로 속는 셈 치고 12번을 채우자!!!!

 

 

12. 전통 찻집에서 약속을 합니다.

조명이 은은하여 예쁘게 보일 수 밖에 없는...

장소 선택 센스에도 일단 감사~

아.. 나 정말 이 남자 사귈지도 모르겠습니다.

 

벌써 나와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

... 친구의 설레발만큼 잘 생긴건 아니지만... 나쁘지 않습니다.

내가 왔다고 일어서서 인사를 합니다.

키도... 친구의 설명만큼은 아닙니다....

 

솔직하게 사실을 고백하겠다고 합니다.

자기는 제 친구가 소개해주려고 했던 그 사람이 아니고

그 사람의 가장 친한 친구 중 하나랍니다...


자기는 얼마전에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아직 그 여자를 못 잊고 있다고 합니다
.

그래서 사람은 사람으로 치유해야 한다길래,

소개팅하기로한 친구를 설득설득하여 자기가 나왔다고 하네요.

자기가 땡깡 진상을 피워서 나왔답니다.

...

...

...

...

미웠습니다.

그 남자가 많이 미웠습니다.

...

...

...

...

 

대화도 재미없고...

땡깡부리고 나온 남자도, 땡깡 부린다고 내보낸 남자도 다 미웠습니다.

 

무슨 이야기 나누었는지 기억도 안나고

그 남자가 어떤 이야기인가를 아주 열심히 했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집에 데려다 준다는 것도 됐다고 그러고

 

.... 소개팅은 정말 안되나보다...’ 하고 그냥 집에 와서 잤습니다.

 

다음날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축하해~~~!!!"

???!!!!!?????

(대신 나갔던) 오빠가 학교에 와서 과 사람들이 다 듣는데서

나한테 고마워~ 덕분에 여자친구 생겼어!” 했다나 뭐라나.

(원래 소개팅남은 신입사원, 대신 나온 그 분은 아직 학생)

 

일단 친구에게 아니라고 해놓고 집을 나와 등교를 했습니다.

길에서 과친구를 우연히 만나 같이 가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저와 제 친구 사이에 훅 끼어듭니다.

그 소개팅남.

함께있던 제 친구에게 일언반구의 양해말씀도 없시,

왼손으로 제 왼손을 잡고, 오른손은 제 어깨에 척 얹네요.

 

블라블라블라블라 말은 또 왜케 많으신지.

제가 몸을 슬쩍 빼자 제 양손을 잡는 센스.

 

소개팅은 번거롭게 사귀자 어쩌자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만나서 둘이 괜찮으면 곧장 사귈 수 있어서 좋다.”

 

...

근데요... ... 죄송합니다...

오빠랑 저는 아닌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꾸벅.”

 

친구랑 팔짱을 끼고,

달리면... 무안하실까봐 경보하듯 자리를 빠져 나왔습니다.

 

저의 소개팅은 왜 다 이렇게 끝나버린 것인지...

왜 멀쩡한 남자들이 소개팅 와서

이런 안해도 될 소리와 행동을 하는 건지...
 

그래도.. 그땐 저도 이 남자들도 다 어렸었구나 생각하면 살포시 웃음도 나온답니다.

키득키득키득...

 

아. 11번남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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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주고 못사는 상품이 걸려있고 별로 어렵지도 않은 전도王 뽑기 대회 
많은 관심 부탁드림묘! 꿉뻑!


2월 18일 전도王은   *nibat@naver.com   님이십니다!!
연락처와 주소를 이메일로 보내주th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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