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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네가 가자면 어디든 갈테야

2012.03.2 19:59

안녕하세요.

부농의 시작즈음을 맞이하여,

그간 저를 여러날 고민하게 만들었던 그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으로

번민의 밤들일랑 모두 청산해 버릴까 합니다.

더불어 이미 정리되어 버린 사이이며일말의 미련은 없으나

호기심은 남은지라형제님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본인만 모르는 그 분 별명은 "답답이" 입니다.

제 지인이 이 얘기를 듣다가 답답하다고 지은 별명인데,

허나, 생각할수록 답답이가 되었다가, 어장주가 되었다가,

정말 심심하고 돈이 많은 남자 인건지 영 아노미인지라

이렇게 그간의 일중 몇가지를 말씀드리려 합니다.

 

그와저는 실제로 알고 지낸 햇수만 보면,

2012년들어 벌써 5년째 입니다.  

 

5 내내 긴밀하게 썩 자주 본 건 아니지만,

가끔씩 잊혀질만하면 보는 정도.

안부 묻는 정도.

적당히 그저 아는 사이로 지내 왔었습니다.

 

그러던 중 그분이 해외에 머물 일이 있었는데,

그동안 많이 심심했던 건지,

기존보다는 잦게, 하지만 여전히 드문드문.

국제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연은 끊기지 않고 이어졌고,

그분의 한국 컴백 후,

생각해보니, 집도 가깝고, 둘 다 싱글에 외롭던지라,

심심하면 같이 영화도 보고,

심심하면 둘이서 술도 마시고,

심심하면 둘이서 밥도 먹고,

뭐 그렇게 본격적으로 자주 보게 되었지요.  

 

처음엔 주변사람들이,

너네 데이트냐, 뭐냐?”

물어오셨지만,

그때마다 저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린 친구이며, 그저 심심해서.

영화볼 사람이 없어서 그냥 친하니까.”

정도의 대꾸를 했었습니다.

절대로 제가 먼저 선 그은 상황은 아닙니다.

처음엔 제 마음도 그냥 정말 친구였고,

그도 다른이들의 물음에 저렇게 대답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술이나 마시자 의기 투합한 그날.

 

어랏. 급하게 나오느라 지갑을 두고 왔다고 말하는 이 남자.

그래서 그 날은 영화와 술을 제가 다 사게 되었지요.

그전까진 적절히 나눠내는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그날의 저의 쏨 후로는 99.9% 이 남자가 모두 계산합니다.

절대 제 지갑을 못 열게 하더군요.

 

연락은요..

메신저는 자주 하지만,

전화는 서로 하지 않았어요.

 

야밤에 둘이서 드라이브 간 적도 있어요.

그냥 드라이브만 잘 하고 왔어요.

 

어느 날은,

이 남자가 술먹고 너한테 전화할지도 모르겠다느니,

이런 말을 하대요..

여자들은 그런거 싫어해.

라고 말해주었고, 그도 전화하지 않았어요. 

 

어쨌든 우린 대내외적으로 친구.

서로 친..라서 좋은 점도 있었어요.

 

싫은 점이 좀 보여도

내 남자는 아니니 싫으면 안보면 그만.

잔소리 할 필요 없고, 구속할 일 없고.

 

실제로 저희는 각자 알아서 소개팅을 했으며,

만나고 와서는 그저 다른 친구들에게 후기를 이야기 하듯,

이번에 이 사람은 이래서 별로더라.”

이번 여자는 어떤 스타일이더라.”

토론도 곧잘 했었지요.

 

그렇게 자연스레 둘이서 얘기를 하다보면,

다음엔 어디가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나 친구들이랑 여기 갔다 왔는데!” 라는 말이 나오면 ,

다음엔 거기 나랑 가자.”라고 그 남자는 화답했죠.

 

하지만 그건 그냥 습관인 것 같아요.

그렇게 말만하고 실제로 가본 적은 없었거든요.

--

 

이 남자는 말합니다.

 

보고 싶은 영화가 있거나,

가고 싶은 곳이 있거나,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다름 아닌 날 불러라!!!”

 

하지만 자기가 결코 먼저

이 영화를 보러가자. 어디 놀러가자.”

라고 하는 법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늘 네가 가자 하면 어디든 가겠다.”합니다.

 

한번은 제가 해돋이를 보러 가자고 해봤어요.

가겠다 합니다.

또 한번은 부산에 가고 싶다하니,

무조건 간다고 해요 .

 

얼마나 걸릴지 어떻게 갈지 생각도 하지 않아요.

1초만에 쿨하게 O.K.

 

오히려 그 반응에 당황한 건 저였어요 .

예전에 본격 연애를 했을 때도,

저렇게 무조건 콜을 외치는 남자친구는 본 적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뭐, 답답씨와 진짜로 어디 멀리 간 적은 없어요..

 

물은 적은 없었지만 그의 주변이 파악이 돼요.

어제는 누구와 술을 먹었는지,

그제는 누구와 커피를 마셨고

주말엔 어떤 여자와 소개팅을 했는지

저를 만나면 꼬박꼬박 보고를 해주는 이 남자.

 

그리고 또 어느 날..  

한 여성을 만나고 왔다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딱 봐도 이쁘게 신경쓰고 나왔던데,

너무 꾸며서 너 만큼 수수하지가 않고,

너무 꾸며 입었지만 난 너처럼 자연스러운 게 낫더라.”

 

?

 

하지만 거기서 .


나 좋다 싫다 아니고
,

그냥 그렇게 꾸민 것보단 너처럼 안꾸민게 낫더라.

기호설명까지만 하시고 끗.

 

저도 더 이상 따져묻지 않았고, 그냥 거기서 .

그 이상은 없어요.

 
설레지 않았다면 거짓 부렁이겠지만,

그에 관한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습니다.

 

인사치레였나보다.’ 합니다.

 

이 남자가 출장을 가게 됐어요.

간다고 말을 해주니까 알죠..

그리고 출장 돌아오는 길에 또 만나게 되었고,

그저 차나 마시고 헤어졌어요.

많이 심심했나봐요..

출장이 재밌었다. 힘들었다.”

그냥 그런 얘기했어요.

 

빼빼로데이를 며칠 앞두고 만났어요.

한창 밥을 먹더니 ,

자신을 위한 빼빼로가 없냐며 물어봐요..


‘...
기대한건가?’

 

크리스마스가 됐어요.

대뜸 선물이 없냐, 향수 선물을 해 달래요.

 

향수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건 알겠는데..

저 만날 때만 뿌리겠다고 하는 건

그냥 선물을 달라기가 쑥쓰러워 덧붙인 농이겠지요..?

 

그래서 남자 향수를 검색을 하다보니,

온통 "남자친구 선물" 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네요..

거슬렸어요.
 

울컥한 나머지,

나중에 여자친구한테나 받아라.” 라고 하고,

향수 선물은 접었습니다. 

 
 

전 대체 이 관계가 뭘까 싶었습니다.
--a

 
 

아무것도 제안하지 않으나, 무엇이든 오케이하는 남자.

사귀자고 하지 않으나, 내게 물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 남자.

남자친구 대접을 받고 싶은 것 같음.

밥먹고 차마시고 영화만 보는 것에서

더 이상 일체의 진전 및 시도는 없음.

 

나라도 먼저 사귀자 해볼까 싶어  

국면 전환용으로 무언가(교외나들이, 여행) 제안하면,

반갑게 수락하지만, 막상 실제 진행되는 건 없고,

 

수동적 행동에만 적극적이랄까. ,.




뭐야. 이게 말이 됨?
ㅠㅠ

 

한번은 진짜 이 상황은 좀 아닌 것 같아,

완전히 잘라 낼 마음을 먹고,

연락도 잘 안하고, 안보게 됐더니,

생전 안하던 보고 싶다.”

보자.”는 말을 서슴없이 합니다.

 

.. 우리 이런 말 하는 사이였었어?
ㅜㅜ

 

꽤 오랜만에 만나게 됐어요.

예전과 달라진 게 있다면,

조금 더 저를 세심하게 챙겨 준다는 것..

잠이 안 온다고 하면,

잠이 올 때까지 대화도 하고 놀아주는 좋은 친구가 되어 준다는 것..

 

어쨌든 결과적으로,

제가 두어번 당겼으면 저쪽에서도 한번은 당겨줘야

저도 뭘해보든 했을 터인데,

제가 당기면 당기는 족족 당겨는 오지만,

그 이상은 아니고

자신이 먼저 당기는 일은 네버 에버.

 
 

보고 싶다고는 말하지만,

만나자고는 하지 않는 이 남자.

제가 그럼 이따 볼래??”하면

그제서야 !!!!!”외치는 이 남자.

 

그만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정확한 이성적 호감을 보여주신 분과

곧 본격 연애를 할 것 같습니다.

 

답답씨에게 그 분의 얘기를 해줬더니,

그 남자 내가 먼저 한번 봐줘야겠다.”고 대답합니다.

진짜 고민하다가,

신경 이제 그만 꺼주세요....” 라고 했어요..

 






그리고 그날 뒤로는 친구고 뭐고 개뿔 아무것도 남은 게 없네요.


그냥 심심할 때 좋은 친구였다고 생각할래요
..

그리고 그에게도 그 정도로만 남고 싶네요..

 
 

어휴. 이게 뭐래요...

 


alt



 

드디어 내일 공포의 사인회입니다.

강남 교보문고. 33. 정오.

저희 모친하루네 오라버니

출판사 안여사가 셋이 돌아가면서

줄서는 일이 없도록 잘 부탁드립니다.

 후하후하.

불친절한 홀씨는 며칠전부터 좋은 음식 가려 먹으며

내일 불사를 친절의 기운을 모았습니다.

상냥하게 맞아드리께요..

겨드랑이에 땀이 촉촉히 차오르는

선덕선덕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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