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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굴려라 여친님

2012.03.12 16:29

서른의 어린 총각 인사드립니다!!! 꿉뻑.

계속 어리고 싶지만, 힘들겠죠? ;;

불과 몇 달전에 헤어진 여자친구가 생각나는 밤입니다..

 

그 아이는 저와 동갑인 아이였고,

아담 사이즈에 아주아주 애교 많았습니다.

저도 남자치고는 작은 키이지만,

그녀는 벽돌만한 하이힐을 신고도 저를 우러러 보아주던

맞춤 사이즈 포켓녀였지요.

 

저는 그 아이를 미니미라고 불렀습니다.

아주 선한 인상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 일을 아주 열심히 하는 아이였어요.

 

저희는 클럽에서 만났어요.

저희 무리와 그녀의 무리가 친해졌고,

제가 데이트 신청을 했고,

두번 저녁을 먹는 자리를 가지고

세번째에서 맥주를 한잔하다가 사귀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고백했구요.

고맙게 미니미도 제게 마음이 있었다고 해주었어요..

 

막 시작한 커플이었지만

저는 아직 사회에 제대로 발을 내딛지 못한

유아기의 청년이라서 공부를 하고 있습죠.

저희는 자주 볼 수는 없는 상황이었어요.

그저 주말에 한번씩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전화와 카톡은 항상 하고 있었지만요.

 

별 재미도 없는 그놈의 공부 중에

미니미의 애교는 정말 달콤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미니미는 퇴근하고 집에 간다고 했고,

바로 잘거란 연락을 해왔어요.


전 다시 공부공부
.

선비정신으로 고요하게 책장을 넘기던 중.

요상한 전화한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잠들어 있어야 할 미니미의 전화였어요.

근데.. 어랏?

분명 미니미의 번호가 맞는데,

들려오는 소음은 왁자지껄한 술집 한가운데 인듯한 분위기...

취기에 흥건한 남자들의 거친 대화도 들리더군요.

미니미!!! 미니미!!!”

불러도 대답이 없는 미니미.


아마도 의도치 않게 통화버튼이 눌려진 것 같았습니다
.

대화 내용은 대강 들을 수 있었어요.

시시껄렁한 술집에서의 대화.

뭔가 해서 잠시 들어보다가 상황파악은 되어서 일단 끊었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제가 전화를 했어요.

..

안받더군요.

 

그리고 다시 한번 전화했고,

이번엔 전화를 받았습니다. 

 

...

 

조용한 곳에서 자다깬 목소리의 미니미...

? 아웅~~” 요러면서

건조하게 갈라진 목소리로 앙큼을 떨더군요..

"미니미!!! 지금 자?"

부시시한 목소리로 "...."하고 대답이 들려왔

 

 

 

 

으나 곧이어 들리는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

 

훗.

저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좀 허탈하기도 해서 웃으면서

"거짓말하려면 제대로 챙겨서나 하지, 이게 뭐니?"

하고 말았습니다.

 

“회사에 친한 동기오빠가 불러서

어쩔 수 없이 나왔어.

나보다 나이도 완전 많은 오빤데..

어린 동기라 그런지 엄청 잘 챙겨주는데,

거절하기도 뭣하고..

그래서 잠깐 얼굴이라도 비추고 들어가야 할 것같아서 나왔어..”

 

"첨이니까 넘어가는데..

적당히 마시고 들어가라.. ^^"

쿨한 척 통화를 마친 저는

 

 

 

그 길로 의심에 휩싸여 살게 됩니다. ㅎㅎㅎ

미니미앞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고 있었지만,

관찰하게 되더라구요..

찌질했나요?

 

그렇게 2주가 지나고

저희는 두세번의 만남을 가졌지만,

그게 참..

당장에 내색하기는 좀 그렇더라구요.

 

그렇게 그날의 사건도 잊혀질 때쯤.

미니미는 제가 의심을 거두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저랑 만나면서도 대놓고 카톡을 하더라구요.


아무렇지도 않게
,

마치 친구와 대화하는 듯.

바로 그 동기오빠와.

 

얼굴은 그녀를 향하고 있었지만,

눈알만은 매우 바쁘게 그녀의 휴대폰을 훔쳐보았습니다.

 

미니미 : 남친이랑 있는데 좀 지루하다.

술이나 마셨음 좋겠는데...

얘는 오늘 공부해야 된대.

재미없어. 오빠 놀아죠.

 

동기오빠 : 너 그러고도 왜 계속 만나냐?

그 찌질이 버리고 나한테 오지?

ㅎㅎ 같이 있고 싶다~

^^

 

울컥!! 했지만, 내가 너무 못놀아줬나..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여,

그날은 공부를 접고 함께 음주를 즐기기로 했습니다.

 

'그리 술이 좋더냐? 한번 마셔볼테야?
이 요망한 것
..'

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 길로 영화고 뭐고 다 취소하고,

당장에 와인바로 향했습니다.


당황해하면서도 좋아하는 미니미를 위해서

푸짐한 와인과 안주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맛난 안주 몇접시와 빨간 술, 하얀 술 번갈아가면서

둘이서 3병쯤 마셨나..

 

둘 다 적당히 취한 상태.

그동안 내가 공부하느라 같이 못마셔줬던 거,

오늘 소원이나 풀라며 자리를 옮겨서

보드카를 메인으로 각종 음료와 쉐킷쉐킷하여

칵테일을 매우 말아드렸습니다.

 

원래 여자한테 술권해서 취하게 하는 것

양아치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미니미가 술이 많이 고픈 것 같아서 열심히 말아주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그녀가 갑자기 제 무릎 위에 올라타더군요..

 

웅?!?!?!?!

여기서???

사람들 다 보이는 자리인데..?????


그리고 그녀는 제게
키스를 퍼부어 주었어요. 

정신놓고 키스하고 있는데,
 

제 귓구녁을 파고 드는 미니미의 속삭임...

 

"오빠.. 오늘 오빠가 나랑 같이 있어줘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

남친이란 놈은 매일 책본다고 집에 박혀있는데...."

 

ㅍㅎㅎㅎㅎㅎㅎ

화나면서도 웃겼어요.


나 그 오빠아닌데.. ㅎㅎ

네 남친 아직까지는 내가 아니냐.

이 요망한 것..’

 

지금이야 웃으면서 말하지만,

오만정이 떨어졌습니다.

힘껏 밀었어요.

폭력이라고 뭐라 하신다면 받아들일게요..

저는 두 손바닥으로 그녀의 어깨를 밀었습니다. 


제 무릎 위에서 포개어 앉아서

(나를 오빠로 알고) 키스를 퍼붓던 그녀는

술집 바닥을 돌돌돌 굴러갑니다.

그녀의 레몬색 이쁜 코트

바닥을 구르며 '검댕이'로 얼룩져갔구요.

 

바닥에 짜부러진 그녀는 울면서

"갑자기 나한테 왜 이래~?!"

 

저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이제는 네가 누구랑 있는지

구별도 안되는 지경이냐?

그 오빠 불러서 데리고 가라 그래라.

내가 전화해줄까?

여기 너 취해있으니까 델꼬 가라고?

너희집 코앞이니 알아서 조심히 가고 연락은 그만해라.

이 병까지 계산은 내가 하고 갈테니,

더 마시고 싶으면 남은 거 다 마시다 가세요.

킵해두고 와서 또 마시던가. ㅎㅎ

 

그리고 더는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착한 아이라 생각해서 많이 좋아했었지만,

제가 알게 된 "첫뻥" 이후,

마음의 준비한 기간이 있어서 그런지,

미련은 안남더라구요.

의외로 즉시 깔끔하게 정리되었죠...

 

 

 

그리고 그날 깊은 밤.

전화가 왔어요.

미니미였죠.

받았습니다.


그랬더니 웬 남자가 절더러
,

"~ 네가 얘 전남친이냐?

너 그러면 안돼~!!!

너 이눔시키 나쁜 시키. 떽끼~!!"

라고 하는 것이 아임까?

ㅎㅎㅎ

 

그 이후에도 그 남자로부터 몇시간에 걸쳐

카톡, 문자, 다른 번호로 계속

"미니미가 상처를 받고 슬퍼하고 있네.

지금 위험한 상태이고,

너때문에 목을 매달단고 하네."

등의 저의 심기를 어지럽히는 드립 메세지가 도착했고,


저는 모두
차단
, 수신거부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혹시...하는 마음에 미니미의 페이스북을 봤더니,




완전 멀쩡하던디요... ㅎㅎㅎ

이미 싱글임을 동네방네 천하에 광고중이었어요.

 

저의 연애는 이렇게 황망히 정리되었고,

지금은 도닦는 마음으로 고향에 내려와서 지내고 있어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꿉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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