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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그여자 운전, 그남자 까임

2012.03.13 16:33


안녕하세요.

서른세살의 오너드라이버 여성입니다.

왼쪽으로 꿉뻑 오른쪽으로 꿉뻑.

오늘은 사실.. 고민도 아니고 재미있는 얘기도 아니에요..

이 일로 고민을 한참하긴 했었어요.

나 속물인가..? 아 그런 얘기는 또 아닌데.... ㅠㅠ

근데 이젠 고민할 일이 없어졌어요..

며칠전에 마음이 다 정리되었거든요.. ..

 

민감한 이야기가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디 저의 이야기를

차있는 남자만 연애하는 더러운 세상!!”

정도로 곡해하지 않아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드립니다..


저는
운전경력은 13,

제 차를 갖게 된 것은 8년정도 되었습니다.

운전은 기본으로 할 수 있어야 한다.’

저희 집안어른들의 생각이셨고,

그래서 저희 형제들과 사촌들은

스무살이 되면 제일 먼저 운전을 배우게 되었어요.

 

스무살에 면허를 딴 저는,

그 후로 동생 야자 픽업,

할머니 모시러, 바래다 드리기,

음주 후 아빠의 대리운전 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제 차가지고 사치부리고 이런 개념보다는,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 배운 것이였고,

실제로도 그르케 살았답니다.

 

제 차는 제가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하게 되면서

업무상 어쩔 수 없이 갖게 되었어요.

들사이에 끼어 외부 미팅이 엄청 많은 일이었는데,

버스, 지하철을 타고서는

도저히 시간안에 다닐 수가 없는 일이었거든요.

 

근데 참 웃긴게요..

그때 전 택시를 타면 될 일이지,

제 차까지 필요할 정도는 아니였거든요.

회사 가깝게 살았고, 놀러다닐만한 시간도 없었고..

 

근데 택시비를 청구하는 건

별로 없는 일(모든 사람들이 자차를 이용함)이라

엄청 눈치를 주고 결제도 잘 안해주려고 하고 그러더라구요.

근데 자차가진 사람들은 워낙 많다보니,

기름값은 청구하면 당연하게 주고.

부장님, 차장님 모두 자기 차 있으시니 기름값 결제는 척척.


택시비 올리면 인상 찌뿌리고
.

택시비가 훨씬 적게 드는데도

택시비는 올리면 안되는 분위기였달까요..

(근데 차 가져보니, 택시비가 진짜 아깝고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해요..)

 

기름값은 2키로 거리를 다녀와도

무조건 10키로 단위로 청구하니까

삥땅을 마니들 치시더만요.

하루에 미팅 3번 들락날락,

6키로 다녀온 걸 3번으로 쪼개어

10키로씩 3번을 올릴 수 있는 시스템.

6키로 다녀와서 30키로 어치의 기름을 타는 것

아무도 거리껴하지 않았어요.

 

물론 차 구입비를 보조해주지 않으므로,

유류대에 감가상각과 보험료등이 포함되었다고 봐야겠지만,

차를 순전히 업무용으로만 쓰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그런 식이면 금방 뽑지요.

근데 기름값뻥튀기는 너나나나 당연한 것.

택시비는 대박 눈치..

 

그 당시 경제논리적으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유류대는 높은 분들까지 모두 대상이라 너그러웠던 것 같고,

택시비 청구에 대해서는 별로 없는 일이라

좀 사치스럽게 느껴졌나보다 했습니다.


좌우간
.

그렇게 해서 저도 일한다고

제 돈으로 택시비 박으며 다닐 수는 없었으므로,

곧 집에서 쓰던 차를 가지고 다니게 되었어요.

 

사설이 길었네요.

어쨌든 전 그렇게 제 차를 가지게 된지 8년차입니다.

업무도 바뀌고, 직장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차없이는 다니기 힘든 일이고,

솔직히 이젠 차가 편하고 익숙하죠.

 

그래요.. 오늘의 고민은 바로

차없는 남자 만나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이제 전 고민은 끝났고,

이런 게 이유가 되어 마음이 식을 수도 있구나..’

하는걸 한번은 설명하고 싶은 마음인 것 같아요..
 

남자분들도 도대체 왜 식었는지 모르겠는

썸녀를 보며 답답해 하실 때,

이런 게 이유가 되어 헤어질 수도 있는거구나..’

알아두시면 뭐 궁금증 일부라도 풀리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왜냐면.. 이런 제 마음 저도 몰랐거든요..

왜 멀쩡한 이 남자가 남자로 보이지 않는지,

저도 몰랐거든요... ...

 

여자가 남자 차만 밝힌다.”의 의미가 아닌..

과년한 여자로 차없는 남자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고되고 스트레스받는 일인지.”에 대해

모두가 손가락질 받을까봐 쉬쉬하고 있는 얘기지만,

용기있게 말해보고 싶습니다.

 

우선 차없는 어린 여자가

오빠도 차사면 안돼? 징징징

좋은 차 타는 남자가 뽀대지.”

지하철, 버스타고 데이트하는거 쪽팔려.

친구네 오빠들은 다 차로 데리러 오는데.”

류의 이야기와는 구분되고 싶습니다.

 

저는 제 차를 가진 지 오래되었고,

외장과 내장을 구분하여 다니는 단골 카센터가 있으며

접촉사고 따위 처리하는데 5도 걸리지 않고,

(낸 적은 없음. 몇번 당함.)

구입, 중고판매, 등록, 보험, 세금등 차에 관한

모든 처리를 스스로 할 줄 알며,

1년평균 주행거리는 3키로 이상.

지금 타는 차는 저의 3번째 차.

연습에 의해 다져진 운전 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1, 2년이상 길게 만나던

남자친구들은 모두 차를 가지고 있었어요.

회사차든, 아부지차든,

차종이 무엇인지는 중요한 이슈가 아니어요.

어쨌든, 이동수단을 가진 사람이었다는 게 포인트지요.

그래서 제가 오늘 말씀드릴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도

자각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아요.

 

얼마간의 공백기를 거쳐서

두어달전 소개팅으로 한 남자를 만났습니다.

남자답고 괜찮은 인상이었습니다.

사람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어요.

단시간에 매력에 풍덩 빠져 허우적 댈만한 대상까지는 아니였지만,

절 많이 좋아해주었고,

대한민국 남성 평균이상의 배려있는 청년이었습니다.

 

소개팅은 시내에서 했기 때문에

차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었어요.

그리고 사람을 판단할 때, 

고려요소가 차의 유무나 차종은

아니였으므로 관심도 없었구요.

 

며칠 후..

애프터가 들어왔고, 저도 느낌이 나쁘지 않아서

흔쾌히 다시 만나기로 했습니다.

저희 집 부근의 번화가 전철역에서 보기로 했어요.

걸어갈 거리는 아니고,

버스로 15분정도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전철을 타고 온다고 했기 때문에,

제가 차로 그를 픽업하러 갔었어요.

그를 태우고 밥을 먹으러 가는데...

소개팅 애프터에서 남자를 조수석에 태운 느낌

..

아주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설명하기는 좀 힘들지만,

픽업이 귀찮고, 운전이 지겹고 이런 거랑은 매우 다른 생각이었습니다.

어쨌든 전 그날 그분을 태우고

식당, 찻집을 이동하며 데이트를 했고,

그 분을 집까지 모셔다 드렸습니다.

 

뭐 그래도 사람이 나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내가 차를 가지고 나가는 건

좀 아닌 것 같은 느낌은 들더라구요..

 

두번째 데이트..

그 분이 한번 우리동네 오셨으니까 제가 한번 가야지요..

이번엔 제 차를 놓고,

그 분이 계신 동네로 버스와 전철을 갈아타며

1시간반이 걸려서 도착했어요..

..

가는 내내 마음이 또 복잡해졌어요..

길에서 나 혼자 왕복3시간..


.. 이것도 정말 정말 아닌 것 같은거에요..


데이트의 내용이나 사람은 여전히 나쁘지 않았어요
...

사실 그 분이 데이트가 끝나고

절 바래다 준다고도 했는데,

지하철로 같이 가주는 거 완전 비효율아닌가요?

그 사람은 그 길을 그 시간만큼 혼자 타고 돌아가야 되는데..

뭐 제 기준에선 고민되는 상황도 아니고,

그건 열라 뻘짓이었으므로

당연히 사양하고 혼자 왔어요..

 

일단은 시간이 너무 아깝고, 피곤하더라구요..

무슨 체력넘치는 스무살도아니고,

아침부터 일어나자마자 준비하고 나가서

내내 서서 이동하고 만나서

점심먹고 영화보고 차한잔 마시고,

저녁까지 먹자는 건 도저히 체력이 안되어서

다음으로 미루고 전철타고 집에 들어오니,

9가 다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뭐 다들 그러신지 모르겠는데,

전 이제 데이트 길게 하는 거 쫌 힘들어요..

사귀고 좀 편해져서 방에서 라면이나 끓여먹는 그런거면

장시간 같이 있어도 그렇게 부담스럽지 않은데,

뻗쳐입고 만나는 초기 데이트..

이동시간 포함하여 4시간 정도면 적당한 것 같은데,

나홀로 이동에만 3시간을 버리고,

데이트로 하루가 다 날라가

주말이 더 고되단 생각이 들더군요.

ㅜㅜ


데이트의 여파가 수요일까지는 갔던 것 같애요
..

 

그 다음 데이트엔,

이 분이 저희 집앞으로 오신다고 했는데,

이 사람은 초행길을 혼자 버스타고, 전철타고 와야 할 게 뻔하니까

그러라고 선뜻 말못하겠더라구요.

이동해도 차있는 사람이 이동하는 게 편하잖아요..

근처 환승역까지 와주시면 제가 모시러 갈께요.”

자동으로 튀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또 기사노릇...

 

전 술도 안마시고, 일도 바쁜편인데다가

차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웬만한 장소엔 차를 가져가게 되고,

그럼 완전 반대방향 사는 친구만 아니면

다 바래다주고 오거든요.

 

제가 차있으면 편한 거 아니까.

내가 편하면 남들도 편할 테니까.

당연히 우정의 유지 내지는 친구가 좋고 걱정되고 

남자고 여자고 동료고 집에 쏙쏙 넣어주고 갑니다.

13년 운전하며 꾸준히 그렇게 살았지만,

밤에 차로 데려다 준다고 할 때

개념없는 방향 태워달라고 조르는 사람은 있었어도
(양재에서 잠실 들렀다 분당들어가는데, 일산 조르던 사람 생각남) 

거절하는 사람 단 한명도 못봤어요.

다 편하다고 생각해요.

그도 그랬겠지요.

 

원래 내용으로 돌아와서.....

그 후 데이트에서는 중간쯤에서 만나는 것도 시도해 보았지만,

결국엔 데이트후엔 제가 바래다 주게 되고,

어느샌가 이 사람도 차로 이동하는걸 편하게 생각하는 것 같고..

차 있는 여자는 처음 만나본다고 했어요..

 

..

슬슬 만나고 이동하는 걸로

제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교외로 나갈까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이 분은 본인이 차가 없으니까,

어디서 만나서 어디가서 표를 끊고~~”를 얘기하는데,

듣고 보니 밥한끼 먹으려고

새벽에 나가 자정에나 들어올 수 있는 플랜이더군요. ㅠㅠ

12일을 하기엔 그 짐을 계속 이고지고 다녀야하는 코스였고..

답이 안나왔어요.

만나서 서울 빠져나가는 데만 2시간은 걸리겠어요.. ㅠㅠ

차로 쏘면 도착까지 그 시간이면 되겠구만..

 

결국.. 제 입에서 튀어나온 말...

제 차로 가시죠.”

해서 제가 댁으로 가서 모셔서 놀고선 모셔다 드렸습니다.

아 물론, 기름값도 당연히 제 몫이죠.

저 편하자고 타는 차긴 하지만,

차없는 분들은 운전공임과 기름값에 대한 개념이 별로없죠.

 

그래요.

운전하고, 사람을 옆에 태우는 일

제게 특별한 일이나 대단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이 사람을 태우고 운전하는 내내

제 신경이 날카로와지는 걸 느꼈어요.

조수석에서의 그의 자세, 태도, 지불행태

모든 것에 제가 굉장히 엄격해지더라구요.

뭔가 보상받고자 하는 심리가 강하게 들었고,

아니 그보다 더 문제는 더 이상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

두근거림은 간데없고 짜증만 솟았습니다.

 

근데 도대체 모르겠는거에요.

왜 이 멀쩡한 사람이 점점 싫어지는지..

ㅜㅜ

정말 곰곰 생각해보다 알아낸 결론이랍니다.

 

이 분은 한번도 절 바래다 준 적이 없고,

픽업을 온적도 없었고,  

그런다해도 제가 싫다 했을꺼에요.

.. 실제로도 그랬네요..

 

사귀자고는 하는데, 점점 제 마음이 식어가는 느낌

대답을 좀 미뤘어요..

사람 마음이 논리대로 되나요.

그냥 남자가 조수석에 앉아있는 거만 봐도

혈압이 살살 오르는데.. ㅠㅠ

 

 

그렇게 태우기 싫으면 너희 집앞으로 불르면 되지.’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 계신데..

근데 그게요..

남자친구도 아직 아닌데,

오라가라 하는 건 진짜 양심상 못하겠더라구요.

마음도 안편하고..

그럼 전 또 와줘서 고맙다며,

제가 데이트 비용 올부담하고 이것도 좀 아닌데..’

하겠죠..

 

사귈까말까 초기에는 마음이 좀 예민한가봐요..

그리고 제가 운전 안하겠다. 내 차 안쓰겠다.”도 아니에요..

번갈아 쓰기만 해도 괜찮았을 것 같아요..


남자친구가 차가 없다면
,

제 차에 보험들어주고 "운전 좀 나눠하자." 할꺼에요.

남친은 보통의 남자들이 몰아보고 싶어하는

수입차 실컷 몰아봐서 좋고,

필요할 때 가져다 쓰고,

전 스트레스 안받아서 좋고..

 

하지만 아직 그럴 시기도 아니고..

결국.. 이래저래 마음이 너무 불편해서

점점 식어버렸어요..

임신걱정 신경쓰이면 

섹스가 싫어지는 남자들과 비슷한 심리같아요.

만나고 움직이는게 걱정이니, 만나기가 싫어지더라구요.

며칠전에..

진짜 고민하다가 아닌 것 같다고 얘기했어요..

이유야 어찌됐든,

만날 때마다 어디서 만나서 어떻게 이동하는 지가

너무너무 신경쓰이고 짜증스러워서

관계가 식어버린 것 같아요..

그냥 차있는 내가 움직이지,

하면서 더 쌓였던 것 같습니다.

 

차없는 게 당장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며,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도 아니고.. 

결국 말하지는 못했어요. 

 

자차에 익숙한 과년 여성에게는

이런 것도 깨빡의 이유가 될 수 있음을

이곳에서라도 얘기는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집근처 사는 남자라면 차 없어도 아무 문제없었을텐데..

인연이 아니였나부다..

생각들기도 하고..

어쨌든 데이트 얘기할 때마다 참 큰 스트레스였는데,

내고 나니까 속이 다 시원하네요..
 



에효.. 이래서 어린 여자 좋다하나봅니다..

이해가 가기도 하고 그르네요..


끗...



아.. 덧붙임...

환경얘기하지 말아줘요.

태워주겠다는거 거절하는 사람 한번도 못봤구요.

돈보다 시간과 체력안배가 중요한 사람도 있는 거에요..

차를 사지 않는 이유는 존중합니다.

잘잘못이아니라, 저와 맞지 않음의 문제겠지요.

남녀차별 운운하면서

남자는 맨날 그러는게 당연하냐!”와는 비교하기엔

심리적 차이가 큰 문제같구요..

남자는 조수석에 예쁜 여자 태우는거

조수석 튜닝이라 부른다던데,

아무리 꽃돌이 태워도 그거 저한테는 튜닝아니니까요. ㅠㅠ

 자기차 부릴 능력안되면서 "오빠차" 타령하는 여자들과의 비교도 No..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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