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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이젠 안녕

2012.05.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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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재밌게 보고 있어요. :D

요즘에는 생활에 지친 저에게 작은 활력소라고나 할까..

신나게 웃기도 하며 공감하며 이 곳에서 외로움을 잠시 잊고 있습니다.

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올해까지는 삼십대 중반이라고 우겨볼 수 있는 과년 직장 녀성이고요연애경력은 화려하게 짝사랑 몇 번을 포함하여 소박한 수준입니다.

 

저는 첫인상이나 여러 면에서

참하다여성스럽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편이구요.


연애는.. 제 맘대로 챙겨주고 퍼줘야만 직성이 풀리는 편입니다.


그러니까 남자를 만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해주고 싶은 만큼

양껏 해줘야 행복하다고 생각이 드니,


대게는 남자들이 부담스러워 하거나

단물만 쪽쪽 빨리고 끝나는 경우가 많지요

 

오늘 보내는 사연도..

결국은 그래서 벌어진 사단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저는 그 사람 모르게 이미 혼자 이별을 했습니다.

 

그 사람은 저보다 좀 많이 연하입니다.


제가 하얀 체육복입고 국민학교 다닐 때,

아마 기저귀 차고 있었겠지요.


그 점이 저로서는 무척 많이 걸리는 점인데,

역시 나이때문인지..

그 사람도 저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제가 그를 떠나겠다고 맘먹은 것 그 이유 때문이고요.

 

저에게는 얼마 남지 않은 청춘인데

기약없는 연애놀이하면서 시간낭비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우리는 일관계로 만나서 친해졌습니다

그 사람이 저에게 적극적인 호감을 보내서

연애비슷한 걸 시작했고요,

사귀자는 말은 없었으나 사귀는 것처럼 되어버렸습니다.

 

그렇게 되어버린 결정적인 계기를 좀 설명드릴께요.


그 사람이 실연을 당했어요.

제가 그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에게는 여자친구가 있었고,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외롭다고 했습니다.

 

제가 나이차이가 제법 많이 나는 연상이다 보니,

부담없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었을 것같아요.

그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많이 가까워졌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그냥 저는 좋은 누나였구요.

그리고 그가 털어놓은 이런저런 트러블은,

제가 듣기엔 그저 인연이 다한 연인들이 보이는

특별할 것없는 징후들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 여자친구와 헤어졌어요.

여자친구의 선언으로 헤어진거라,

그는 스스로 버림받았다고 생각했어요.

헤어지고 나니까 너무 힘들어 하더라구요.

 

사귀던 사람과의 감정이 어디까지 였는 지,

무엇때문에 그렇게 많이 아픈지,

그런 것까지야 짐작이 할 수 없지만,

몸져 눕기를 며칠하더니

곧 사람이 망가지더라구요.


그게 안쓰러워 이것저것 챙겨주다보니,

이 사람은 제게 호감을 표시하기 시작해왔어요.

 

저야....

 

좋으니까 여태 이 사람 옆에 있었던 거죠.

뭐 다른 게 있었겠어요.

 

저는 뭐 마냥 좋았습니다

같이 있으면 그 사람처럼 다시

꽃띠처녀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옆에만 있어도 활력이 느껴집디다.

 

아무튼 그렇게 그가 실연의 상처에서 허우적 거릴 때

챙겨주고 다독거리다 자연스레..

그 사람 도 오가고입술도 오가고도 오가고..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정상을 회복해 갔어요.

다시 일도 열심히 하고 즐겁게 지내더라구요.


물론 저도 행복했구요.

 

우리는 한번도 사귀자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저는 양심상 그럴 수가 없었고,

마음속 깊이에서는 기대는 했을 지 언정..

채근하거나직접 할 수는 없는 입장이었지요.

 

그 사람 마음은.. 모르겠네요.

아니.. 모르는 게 아니죠.

당연히 고민할 수 밖에 없었겠죠.

 

저를 좋아하는 것 같기는 했습니다만

사실 저란 사람을 좋아하는 건지,

제 몸을 좋아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젊은 몸은 아니어도편하게는 해주었으니까요.

 

요즘에 와서는 정말 적극적으로 애정을 표현하는데..

만나면 남의 시선이 없는 곳,

마음껏 키스하고 포옹할 수 있는 곳을 찾기 바쁘답니다.

한참 혈기왕성한 나이니까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창 나이의 청년이잖아요

저도 좋았어요.

섭섭하지 않았어요.


나이먹으니 그냥 사람의 체온이 좋더라구요.

곁에 사람이 있어주니 고마웠어요.

지인과 친구들이 저더러 이뻐지고 있댔구요.

 

하아....

하여간 지금 현재까지..

저도 행복하고 그도 편안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관계를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사귀자는 말을 서로 한적이 없습니다.

[사귀자]는 말과 함께 미래를 생각했을 때,

밀려올 수많은 장애물들을 생각하면..

엄두가 나질 않거든요..

 

여자가 나이가 많은 것은..

남자의 부모님께는 일단 죄송해야 할 잘못이자,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고통도

달게 받을 자세와 능력이 된다는 것을 

설득해드려야 하는 것이 기본인 것이 대한민국인걸요.

 

 

어이쿠...

뒷골이 땡겨 옵니다.

얼마 안남은 청춘인데..

그렇게 나를 버리면서까지 힘들게 얻고 싶은 것은 아직 아니었거든요.

 

현재가 행복하긴 하지만,

길지 못할 행복이라는 걸 금방 알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건요..

그 사람의 마음이죠.


정말 저란 사람이 좋은건지..

저의 몸과 저의 돌봄이 좋은 건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어쩌면 본인도 갈피를 못잡았을 것도 같아요.

 

그는 이제 막 세상에 발을 딛은 사회초년생이고

저는 갑근세 깨나 내 본 직장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어 뵈는 점을

좋아했을 수도 있었을 꺼에요.

 

충분히 그럴 수 있고, 이해도 하고..

그리고 함께 했던 시간이 고맙고 행복했지만,


그 때문에 날 좋아해 준 것뿐,

내일을 함께 그릴 수 없다면,

이젠 정리해야 할 것 같아요.

 

그리하여 이제 그를 만나지 않으리라 맘은 먹었는데

정리하자고 딱 맺어버리자니

또 힘들어 할 그 사람이 맘에 걸리는게 큰 걱정이에요..

 

그는 이제 실연의 상처를 겨우 극복했는걸요.

물론 제가 그때 그 여자친구 같지는 않겠지만요.

 

실은.. 얼마전에 우리의 미래를 이야기할 뻔 했었는데..

서로 언짢아져서 싸움 비슷한 것을 했었어요.

 

잘잘못의 문제라든가,

그래서 그 사람이 싫어졌다든가,

마음이 부족하다거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 아니에요..

 

상황이 맞질 않고,

모진 장애를 극복할만큼의 확신은 없는 상태니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힘들게 결정한 것이지요.

 

그날의 다툼뒤로 한 이틀 냉랭 했었는데

그 사람은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저는 그날 맘을 접게 되었구요.

 

근데 참 그래요..

나쁠 것도섭섭할 것도 없이,

머리로는 모든 것이 이해되고,

이젠 보내주는 일이 남았을 뿐이란 거 잘 알아요.

 

근데 제가 이만 접자고 했을 때,

이제 간신히 전 여자 친구와의 이별구덩이에서 벗어난 사람을

또 나락으로 집어넣을 것 같아서 맘이 걸리는 것이지요.


어쨌거나 실연당하자마자 만난 여자한테

또 버림을 받다니 제가 그 입장이라도 끔찍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어쩌면 아무렇지 않아할까?

싶은 마음도 들기도 하죠..

내가 그 사람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저는 그래서 맘을 정리했고

그에게 아직 아무 말 안했어요.

그냥 엿가락을 천천히 잡아당기면 주욱 늘어나 가늘어지다가

어느순간 똑 끊어지는 것처럼

서서히 연락과 만남의 빈도를 줄여갈려고요.

 

그러다보면 그 사람도 별 어려움 없이

고통없이 저를 정리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별에 힘겨워 하던 그의 모습을 다 본 입장에서

선뜻 베어내기가 쉽지 않네요..


싫어서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요.

발전의 희망이 없는 것..

그래서 헤어지고 싶어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헤어져야 하니까 헤어지는 것.

 


저 혼자 진작 맘접고 안그런 척 대하는 거

너무 가식적인 걸까 생각이 들다가도,


그 사람이 길던 짧던 또 괴로워할 생각을 하니,

차마 이제 그만!” 이라는 말을 할 수가 없네요.

 


단칼에 끊으면 저 사람은 정말 미쳐버린다.

서서히 끊는 게 더 가식아니냐.

정말 무엇이 현명한 방법일까요.

 


재미없는 얘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누구한테도 못하는 이야기..

이렇게 털어놓고 나니 한결 편안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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