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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얼굴없는 남친

2012.06.15 17:31

제보 전에는 제보필똑을 읽습니다. → [회람] 제보의 모든 것!!! - 제보전에 완전 필똑!!!

글 전에는 댓글필똑을 읽습니다. → [긴급회람] 댓글과의 전쟁 - 꼬꼬마들 전성시대


언니 안녕하세요. 와 진짜 제가 사연을 보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ㅠㅠ 

친구 통해서 어플을 알게 되고 시간 날 때 마다 글을 읽는 게 다였는데 너무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메일을 쓰게 되었습니다이십대 후반이구요제대로 된 연애란 걸 해 본 적은 없습니다

뭐랄까남자친구를 갖고 싶다 라고 생각은 해왔지만 그러기 위해 딱히 노력을 한 거 같진 않아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말많고 탈많은 랜덤채팅입니다사연도 시작할께요.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붙들고

씨름하느라 몇주는 걸렸던 거 같애요.

 

신입도 아니건만,

이력서랑 자소서 앞에서는 캄캄해지긴 마찬가지.

뭘 어떻게 해야할 지 몰르겠는 마음에 힘들었어요.

밤마다 울고내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또 울고.

그 몇주는 눈물진 나날들의 반복이었어요.

 

내 상황을 모두 아는 사람들은

항상 똑같은 말로 저를 위로해 주었어요.

다들 힘내라고 하주는게 당연한 거겠죠..

안될거라고 포기하라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근데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일이긴 하지만..

어느 날 그냥 정말 순간적으로,

내 상황을 아무것도 모르는

정말 완전한 남한테서 위로를 받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랜덤채팅 어플을 다운받고서...

채팅을 시작하게 됐어요.

랜덤채팅마다 다른지 모르겠지만,

제가 하던 랜덤채팅은

광장 같은 곳에 아무 말이나 툭 던지면,

누군가 반응을 해주고그렇게 대화방이 만들어지고,

그 누군가에 대한 정보는 성별정도 외엔

그 사람이 말해주기 전에는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

그런 거였어요.

 

끊기지 않고 끝까지 대화를 이어가던

사람이 한명 있었는데카카오톡으로 넘어오게 되었어요.

그 때부터는 매일매일 밤새 카톡으로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 이주일..

곧 전화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누구나 그렇듯

아무리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해도

그렇게 매일매일 연락하니,

관심도 생기고 호감도 생겼어요.

결정적인 건 그 쪽에서 표현을 많이 해 주었어요.

아예 사귀자는 얘기까지 나왔을 정도로.

 

하지만 전 이런 식으로 사귀게 되는 건

말이 안되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접 만나서 얼굴을 봐야 뭐가 되도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처음엔 사귀자는 그의 말을 밀어냈어요.

하지만 연락은 계속 꾸준히 해왔죠.


근데요..

처음엔 그러던 저도 상대방 쪽에서

정말 적극적이게 나오고또 너무 잘해주니까

그냥 그렇게 바로 끌리게 됐던 거 같애요.


어느샌가 그 사람과 저는 사귀고 있는 사이었고

그렇게 연락만을 2달가량 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미쳤다이해안간다 하겠지만,

 

알아요

저도 이해가 안가요.

만나보지도 못한 사람하고 사귄다는 게 말이나 되나요?

 

하지만 저에겐 더 이상 아무 얘기도 들리지 않았어요.

제 친구들도 난리도  난리가 아니었죠.


욕을 한바가지로도 먹어봤고

몇시간동안 절 설득시키려는 친구도 있었고

정말 아무도 저를 이해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사람이 정말 잘해줬어요.

당연히 뿐이었지만.

 

정말 너무 잘해줬어요.

아침에 일어나지 못 할까봐,

꼭 저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 맞춰서 전화해서 깨워주고,

제가 집에 들어가서 씻고 나왔을 때쯤

딱 맞춰서 전화해서는 2,3시간동안 수다를 떨어주고

이 글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행복했고 너무나 큰 힘이 되었어요.

 




개인사정으로 혼자 살고 있는 중이라

외로움이 정말 크거든요.

근데 이 사람 덕분에 외로움타는 것도 많이 줄고

더 위로가 되고 의지하게 됐던 거 같애요.

 

하지만... 일단 만나야 뭐가 될 거 아니에요?

맨날 말로만 이러면 뭐해요아무 소용없잖아요.

그래서 전 항상 만나자고 얘기했어요.

 

하지만 그 사람 쪽에선 늘 이런저런 핑계를 댔지요.

 

오늘은 친구 생일파티여서 안되고

내일은 교회일이 있어서 안되고

그 다음날은 또 무슨 일이 있어서 안되고.

 

저랑 그 사람은 차로 한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살았어요.

(라고 쓰고 보니까그냥 들은 것일 뿐이네요.)

그리고 그 사람은 차도 있구.

(라고 쓰고 보니까이것도 들은 것일 뿐이네요.)

 

하지만 말로는 정말 세상 그 어떤 남자친구보다도 든든한데

행동으로 보여지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의심되고 불안했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한테 여러 번 상의를 했었어요.

물론돌아오는 말들은 다 똑같았죠.

저보고 미쳤다.

 

그럼 저는 그 사람에게 사실대로 말했어요.


솔직히 힘들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

내가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 않느냐,

친구들도 다 아니라고 한다,

오늘까지만 기다리라고 한다.

 

그럼 그 사람은 오히려 저한테 심하게  를 냈어요.


내가 너한테 얼마만큼 더 마음을 표현해야

네가 날 의심 안할거냐,

친구들하고 뒤에서 얘기하고 와서는

맨날 나 의심하지 않냐!

 

이 사람은 절 만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으니까.

전 불안했구요.

그 얘기를 꺼내면 그는 항상 만 냈어요.

 

막 화를 내고는

1주일동안 잠수 탄 적도 있었어요.

나중에는 연락이 와서,

좀 바빠 연락 못했다.” 라고 했어요.

 

그렇게 잠수 타고 다시 나타난 후에는

사이가 더 좋아졌던 거 같애요.

제가 진짜 등신이었죠.

잠수타고 돌아온 이 사람을 더욱 좋아하게 됐어요.

더 잘해주고 더 설레게 해주었거든요.

 

그래서 비슷한 일로 또 다시 싸우게 됐을 때면

고작 2,3일 정도 연락이 안됐을 뿐인데도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예전보다 더 잘해줬어요.

그럼 전 이건 아닌 거 같다..’

생각하면서도 점점 빠져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람이 좋았던건지 아니면 외로운 저를 채워주는

그 사람의 행동(이라고 써놓고 보니말뿐이네요.)

좋았던 건 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전 그 후에도 계속 만나자고 얘길 했고,

그 사람도 그건 당연한거라고 말했어요.

 

드디어.

 

일주일 전에 약속을 잡아놓고는

전 약속날이 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만나기로 한 날 하루 전날.

몇시간 동안 연락이 안되더니,

새벽이 다 돼서 걸려온 전화로 제가 들은 말은

친구들이랑 술을 마시다 일이 좀 생겨서 싸움이 붙었다.

핸드폰은 차에 두고 내리느라 연락이 안됐고,

아무튼 내일은 못 만날것 같다.”

였습니다그래서 또 많이 싸웠죠.

 

하지만 다시 화해를 하고또 항상 그래왔듯,

전 점점 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됐어요.


어떻게 그렇게 계속 좋아지고

더 좋아질 수 있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해도

전 그랬어요.

정말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았어요.

 

친구들 그 새키는 말로만 선수,

말로 너를 홀린거다.”라고 하는데요..

 

그런 거 있잖아요.


남들이 봤을 땐 말 잘하는 선수지만

이 사람은 그만큼 정말 날 좋아하고

그게 진심이기 때문에 난 그걸 느낄 수 있다.

남들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나만 그 사람이 진심인 거 알아주면 되는 거 아닌가?

 

그리고는 그 후에도 또 한번 만날 약속을 잡았어요.

 

이번엔 그냥 잡힌 게 아니라,

하루 날잡고 정말 여태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다 했어요.


그동안 내가 주위에서 어떤 말들을 들어왔는지,

내가 그동안 너땜에 얼마나 비참하고 힘들었는지,

남들이 나한테 뭐라고 하는지,

그래도 난 상관하지 않고 얼마나 너를 믿는지,

널 끝까지 옹호하다 친구랑 어디까지 싸웠는지.

넌 날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 거 같다는 말도

갖고 노는 거면 제발 여기서 그만 해 달라. 

속 시원히 말했어요.

 

정말 내가 그동안 힘들었던걸 다 말하고 나니

진작에 말할 걸 싶을 정도로 속이 시원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말하고 나서는..

그 사람이 정말 미안해 했어요.


여태 그런 말 듣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내가 쓰레기다.

다 내가 잘못해서 그런거다.

남들이 다 아니라고 하는데 끝까지 자길 믿어줘서 고맙다.

내가 앞으로 정말 잘해주겠다.

다른 남자들이 여자친구한테 하는 거 이상으로 잘해주겠다.

정말 공주대접해주겠다.

믿어달라.

또 말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심이다.

 

전 그 때 쌓였던 말을 하면서도,

그 사람말을 들으면서도 그렇고 많이 울었어요.

 

아 이제 힘든 거 다 풀렸구나...’

 

그리고는 그 때 그 사람이 그랬어요.

당장 월요일날 만나러 가겠다.

그래서 그 후로도 정말 더 좋아졌어요.

 

표현 같은 걸 잘 하지 못하는 저인데,

그 후로는 저 나름대로의 표현도 많이 하게 되었고

야한 농담도 서로 주고받을 정도로

정말 사이가 급진전이 됐다고 해야 할까요?

 

그 사람은 저에게

사랑한다고 결혼하자고 했어요.

저한테는 정말 어렵고 큰 의미가 담겨있는 말이라

쉽게 하지 못하는 말이지만 그 사람은 제게 해주었어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항상,

쉽게 하는 말이 아니다,

정말 널 사랑하니까 하는 말이다.

정말 너랑 결혼할거니까 하는 말이다.

 

웃기게도 우린 나름 구체적이게

결혼 계획도 세워보고 했어요.

 

제 사진을 친구들,

그리고 부모님께도 보여드렸다고 했어요.

여자친구라고.

 

아무튼월요일에 만나기로 하고는

일요일날 늦게까지 또 통화를 했어요.


근데 정확한 시간이랑 장소를 정하지 않더라구요..

제가 여러 번 물어봐도 그냥 저희집 근처라고만 하고

네가 집에 들어가는 시간 때쯤 만나면 되는거 아니냐

계속 구체적이게 물어보면 좀 짜증내면서

몇번을 말해줘야 알아듣겠냐고도 했어요.

 

처음부터 만날 생각이 없었던 거였나봐요.

 

당연히.

그 다음날 그 사람을 만나는 일은 없었어요.

만나기로 한 시간이 거의 다 되어가는데도

연락이 안되어 나중엔 전화를 했더니,

자다가 제 전화소리를 듣고 깼다네요.

지금 당장이라도 오라고 했더니,

처음엔 올 것 같이 얘기하다가,

나중에는,

지금 가면 언제 놀고언제 집에 가고,

내일 나갈 준비 하냐?”

 

..

 

근데 저 이번 만남에 대해서는 전부터 얘기했거든요.

 

만약 이번에도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더군다나 이번엔 월요일날 오겠다고

네가 먼저 말했는데또 취소하게 된다면

난 더 이상 너랑 연락하지 않을거다.

 

암튼 그 날은 결국 만나지 못했어요.

친구랑 한참동안 얘기하고 울고 한 후에

그 사람에게 전화했습니다.

 

더 이상 너랑 연락 안하겠으니,

너도 날 생각한다면 더 이상 나한테 연락하지 말라.

 

그 후로는 그 사람한테 연락이 없어요.,

제가 연락하지 말라고 했으니까요.

 

그리고는 지금 며칠이 지났는데

생각보다 괜찮았거든요,

죽을거 같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근데 아닌가봐요.

계속 일이 바쁘다가 이 늦은 시간에 가만히 있다보니,

갑자기 너무 서러워져요.

정말 못참겠고 울 것 같다는 표현이 부족한 느낌이에요.

 

처음엔 의심도 많이 했지만,

나중에 제가 그 사람을 확신할 수 있었어요. 


이 사람은 절대 나를 갖고 놀고 있거나,

시간을 때우려고 나한테 연락하는 게 아니다.

정말 나를 많이 좋아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난 그 진심을 느끼는거다.


정말 항상 저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제가 다른 남자랑 연락하거나 만나고 왔다고 하면

하루종일 성질내고, 그래서 한번은

네가 그게 어떤 기분인지 느껴봐라.” 라고 하며

자기도 여자친구들이랑 일부러 약속을 잡고

늦게까지 놀고 온 적도 있어요.

 

그걸 의심해서 그만하자 그런 게 아니라,

제가 힘들어서 그만하자 그런거거든요.

제가 알고 있는 그 사람이 모습이 다 가짜인걸까요?

여태 자기가 해왔던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절 만나려 하지 않는걸까요?

 

저 정말 괜찮은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아니였어요.

조금도 괜찮지 않은거 같아요.

지금도 계속 울 것 같아.

 

정말 그 사람 말대로 절 사랑하고 좋아한다면

왜 만나려고 하지 않는거죠?

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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