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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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엄마미소 하이킥

2012.06.17 18:28

제보 전에는 제보필똑을 읽습니다. → [회람] 제보의 모든 것!!! - 제보전에 완전 필똑!!!

글 전에는 댓글필똑을 읽습니다. → [긴급회람] 댓글과의 전쟁 - 꼬꼬마들 전성시대


안녕하세요저는 삼십대 초반의 여성으로별명이 두개 있습니다

하나는 소녀(=소개팅하는 여자), 다른 하나는 간지녀(=간이 지친 여자)이지요.

요즘은 거의 매주말소개팅 하거나술자리에서 간을 혹사시키는 일로 소일하는 여자랍니다 

2년 전쯤의 추억과 하이킥 사이의 일을 제보하려 합니다.


2010년.

저는 29이었습니다.

여자 친구들과 강남의 한 술집에 모여서

축구를 보고 있었어요.

월드컵이었었나뭔가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처음에 4명으로 시작된 자리는

친구의 친구...

친구의 친구의 친구들이 속속 합석..

여자 8명인 거대군단이 되어버렸지요.

 

쉴새 없는 안주흡입과 음주로...

그날 축구의 승패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2차로 자리를 이동하기로 했어요.

그날은 저희 일행의 인원이 많기도 했지만,

주말에축구경기 후라 가는 술집마다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아주 어렵게 어렵게.

강남역 어느 지하의 테이블 엄청 많고 어린애들 많은 

싸구려 호프집 구석을 겨우 잡아 앉았습니다.

 

8명의 여인은 저마다의 과거연애사남걱정,

연예인 걱정까지 늘어놓으며 폭풍수다를 하고 있는 찰나!

 

어떤 꼬꼬마가 "저기요.."라고 말을 걸어왔습니다.

딱 봐도 저희보다는 한참 어려보였지만,

사실.. 싫지 않았어요.

헌팅문화에 익숙한 교포와 유학생출신이 절반인

이 직딩누이들은 기분이 살짝 업되었습니다. :D

 

요런요런 귀요미들!!!!’

 

우리 중 한명이 대답을 했어요.


"왜요우리보다 한참 어려보이시는데... 몇살이에요?"


저희 그렇게 안어려요몇살이신데요?”


우리는 29살이요그쪽은요..?”


.... 저희는 26살인데... 잠시만요..”


하더니 걍 가더라구요..

 

그런가부다 하고,

저희는 또 다시 개의치 않고 마구 떠들고 있었습니다.

근데 꼬꼬마가 다시 오더니

 

그냥... 저희도 8명이고 해서요...

같이 노실래요?”

 

저희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어요.


뭐 그래... 하룬데... 

언제 어린애들이랑 술을 먹어보냐...?’

싶은 마음에 오케이 했습니다.


그렇게 8:8

정말 말도 안되게 많은 인원이

뭉쳐 앉아 간략한 소개를 했어요.

 

자기들은 중학교 동창들이라고 했고,

반포에 살고, 8명중 반은 유학생 (방학중 귀국)

반은 대학생이라고 하더라고요.


대화가 즐겁게 오고 가고게임도 하고,

시끄럽고 어둑한 호프집에서 떼로 모여서

음주상태로 하하호호했습니다.


계산도 남자애들이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누이들이 내주려 했는데.

암튼 저희는 속으로...

‘요즘 대학생들 먹고 살만한가 보네...’

했죠.

그리고 빠이빠이 할려는데.

 

그 중 제일 얼굴 작고이승기스럽게 잘 생겼으나..

코세운 게 붓기가 아직 덜 빠져

티가 나는 꼬마하나가 제게 연락처를 물어왔습니다.

 

뭐 아는 동생 하나 있으면,

가끔 밥이나 먹고 차나 마실 수도 있고....’

 

라고 생각해서 준건 아니구요.

사실 그때는 뭐 여기까지 생각도 안하고

아무 생각없이 취해서 연락처를 넘겼습니다.


암튼 그날은 곱게 헤어졌어요.

다음날부터 미친듯이 연락이 왔어요.

어린이들은 참 카톡을 좋아하는 것 같아여..

ㅋㅋㅋ

 

당시 저의 연애상황은,

직전 연애를 지옥같고 치욕스럽게 마무리하고

지친 심신을 가다듬으려,

당장 연애할 맘없는 무념에 무상이었습니다. 


연애를 안하니시간도 많았구요.

오는 연락에 따박따박 대답도 해주고,

가끔 꼬꼬마가 즈희 회사앞으로 찾아오면

커피도밥도술도 사주고 이런 상황이 됐습니다.

 

그때까지 제가 알던 이 녀석의 프로필은

스스로 밝힌 바를 옮기면 아래와 같았습니다.

 

26살의 군필.

서강대학교 3학년.

혈액형은 A.

중학교시절 반포에서 꽤나 유명했(=잘나갔ㅋㅋ)으나,

3때 정신차린 케이스라며,

SC(센 척꼬꼬마한테 배운 말ㅋㅋ)를 부렸습니다.

 

강남키즈스럽게,

겨울방학엔 누나 휴가내서

우리 보라카이 가자.

여행경비는 우리 아빠카드로 하면 돼!”


나 돈생기면 디스퀘어드 청바지,

누나 사줄라고 봐뒀다??”


는 둥... ㅋㅋㅋㅋ

 

올 겨울엔 아빠가 차를 사준다는데 뭘 살까?

누나는 내가 뭐타고 다녔으면 좋겠어?

K7살까컴팩트한 외제차살까?”

 

아옼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꼬마허세를 마구 부렸어요.. 


하지만 그간 만나던 아저씨들과는 사뭇 다른 것이,

귀엽다고 풋풋하다 느끼며

엄마미소 지었던 저는..

 

 

 

 

 

그때 좀 미쳤었던 것같아요ㅠㅠ


게다가,

누나는 최강 동안이다.

피부가 스무실이다.

누가보면 내가 오빤 줄 알겠다.”


말도 안되는 칭찬세례를 쏟아주는데,

첨엔 긴가 민가 했지만,

어느틈에 나이값도 못하고 흠뻑 젖어 들고 말았습니다.

 

에라이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

지금 아니면 연하 언제 보냐!’

심정으로가까워지는 맘을 제어하지 않고

흘러가는 대로 냅두었지요. 

 

꼬꼬마는 가끔 제가 친구들이랑 놀고 있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와서 끼어서 놀기도 하고

자기 친구도 불러 합석해서 술도 마시기도 했어요.

사귀는 사이는 아니지만,

그냥 아는 누나라고 하기도 좀 애매한,

취하면 기대고 손잡는 사이정도로 관계는 발전했습니다.

계산은 늘 제가 했구요.

 

그리고 얼마지나갑자기 인턴을 시작했다고 했어요.

아침부터 퇴근전까진 카톡 또는 문자만.

퇴근길에 전화를 하고.

주말에 데이트하고직장인과 만나는 느낌이랄까...

 

암튼...

전혀 그의 신상에는 의심할 틈이 없었던 것..

암튼.. 그랬..습니다..

ㅋㅋㅋㅋㅋㅋ ㅜㅜ

 

그리고 얼마후.

그 친구가 회식이였다며 술이 취해 전화를 걸어왔어요.

꽤나 진지했습니다.

대충... 아 사귀자고 하겠구나...’ 

이 왔

 

 

 

 

으면 모해ㅜㅜ

 

누나... 나 고백할게 있어...

내가 누나보다 어리고 그러지만...

누나 진심으로 좋아해...

그래서 나 더 이상 속일 수가 없어. (흑흑흑)”

 

...? 뭔데..? 괜찮으니까 말해봐..”

 

“.... 나 사실... O형이야...”

 

“(풉!) 너 A형이라며 왜 그런 거짓말을 했어....

그걸 가지고 왜 울기까지 해..

요즘 뭐 많이 힘드니? (착한누나 이미지..ㅋㅋ)”

 

그냥 나도 모르게..

누나가 A형이라고 해서

나도 똑같은 거 말해버렸어.. 미안...

그리고...또 있어...”

 

뭔데??? 걍 다 말해 말해... 

괜찮아 괜찮아.

나 쿨하다... ㅋㅋㅋ


전 그 녀석이 부담없이 고백할 수 있도록

최대한 분위기를 무겁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기울였던거죠!!! 

 

누나... 나 실은....

 

 

 

 

 

20살이야....”

 

.. ...




??? ?????

 

 20살이고재수생이야.”

 

(-_- 재수학원때문에 인턴한다고 한 거였다고 함.)

 

“......”

 

“(오열하며누나... 누나... 엉엉엉

나 군대도 어떻게 해서든지 뺄 거고..

대학도 이번에 SKY들어가서 조기졸업할께..

 4, 5년만 기다려주라엉엉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5??? 누나 시집 한번 갔다 올께..

그때 다시 생각해보자... ㅋㅋㅋ

야, 늦었으니까 얼른 들어가 자라.

부모님 걱정하신다.”

 

그렇게 쿨한 척,

어차피 우린 아무사이 아니였다는 듯 전화를 끊었는데...


끊고 나니....

심하게 허탈해 지더라고요...

 

그동안 친구들에게 슬쩍 고민처럼

3살 연하 만난다...ㅋㅋㅋㅋㅋ

광대로 엄마미소 뿜어가면서 

주절이주절이 떠들었는데...

-_-



9살 연하 재수생이라니... ㅠㅠ

 

암튼 매일 오던 연락에 길들여져서인지...

확 끊진 못하고,

관계의 방향을 누나동생으로 확 못박았고,

간간히 대답을 해주며...

슬슬 정떼기를 하던 중.

 

꼬꼬마가 제 생일날 한번만 만나달라고 하더라구요.

든 게 있어 못이기는 척 나갔는데,

자기가 용돈을 많이 못 모았다

굉장히 미안해 하면서,


저에게 빕스에서 밥을 사주었어요ㅜㅜ

 

아으.. 내가 그걸 어떻게 얻어먹냐... ㅜㅜ 

 

근데 본인의 정성이라며 밥을 사주고 싶다하니,

거절하기가 미안하더라구요.

그래서 저 그거 얻어 먹었다는 거 아임까.

ㅋㅋㅋㅋㅋ ㅜㅜ

 

그날 생일 선물 대신이라며 연습장 찢어 쓴 편지도 받았어요.

20살에 어울리지 않는 Bar에서 칵테일도 사주더라구여.

끝까지 제가 계산 못하게 하더라구요.

 

아흑..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이던지.....

그동안 제가 쓴 돈은 생각도 하나도 안나더라구요.

 

 

 

그리고 누나 동생관계는 이렇게 훈훈





할 때 끝났어야 했는데..

 

암튼...

그날을 기점으로 도돌이표처럼.

다시 애매한 관계가 됐습니다.

말로는 넌 동생이다 못박으면서도

풋풋함에 젖었다가,

고놈 예쁜짓에 맘도 살랑거렸다가.

에효.

 

전 마치 엄마처럼

꼬꼬마가 모의고사라도 본 날이면

보양식을 종류별로 사멕이고,

아무날이 아니어도 또 사멕이고,

술도 멕여주고옷도 사입이고, 

책도 사읽히고,


카드값은 날로 날로.... ㅠㅠ

 

꼬꼬마는 늘,

내가 수능만 끝나봐라,

우리 뭐뭐하자. 꼭하자.

내가 다 해줄께”

립서비스로 보답.. ㅋㅋㅋ

 

그러다가 꼬꼬마의 수능 D-100이 온겁니다.

친구랑 둘이 강남에서 마지막 술(수능전-_-마지막)을 먹는다며,

잠깐 얼굴이나 보고 가라는 말을 듣고,

100일 기념주나 사줘야지하고

낼름가서 계산만 해주고 올 요량으로 갔는데...

 

웬걸...

 

 

 

시커먼 남꼬마 열댓명이 우글우글 모여 앉아 있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앉았다 가시라는 젋은이들의 함성속에 -_-

떠밀려 끼어 앉았고,

꼬꼬마랑은 무슨 관계냐고 질문폭격이 쏟아졌어요.

 



여긴 어딘가.

난 누군가.

내가 이거 뭐하는 짓인가...

이 술값은 다 얼만가....’

 

빨리 빠져 나와야겠다는 생각뿐ㅠㅠ

 

내가 그.. 대학생 스폰해준다는

그런 아줌마가 된건가... OTL 

싶더라구요ㅠㅠ

 

그날 이후.

D-100일이니

얼마안남았으니, 이젠 정신차리고 공부해라.

누나는 이만 꺼져주겠다.


갖은 조언과 걱정을 끝으로 전 연락을 끊었습니다.

차단과 수신거부를 무한 반복해서.

어렵게 꼬꼬마의 연락도 끊을 수 있었습니다.

 

후...


그 친구가 늘 하던 말이 있어요.

"어린 게 죄라고 느낀다..

왜 늦게 태어난건지 원망스럽다..."


이 60년대 삼류소설에 나올법한 말에

솔직히... 저 설렜습니다.

 

저요... 흑역사라고 생각하지 않고,

잠시팔자에 없는 젊은 기운받는

호사를 누렸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

 

그 후, 꼬꼬마의 소식은 알 수 없지만,

2010. 2011.

생일마다 아직 축하한다는 문자는 하나씩 받고 있어요.


하...

올해도.. 올까요....

아옼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ㅜㅜ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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