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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시바를 기다리며

2012.06.1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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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친구의 소개로 즐거이 블로그를 탐독하고 있는 서른한살의 자매입니다절대적으로 연애경험부족인 제게 감친연은 새로운 재미와 배울거리가 주렁주렁 달린 곳이에요오래오래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먼저 밝히자면이건 저의 늦은 첫사랑 이야기입니다. 


저는 아주 어릴 적부터 

소울메이트에 대한 바람이 있었어요.

 

진정한 저를 아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는데,

제가 찾지 못하고 있는 듯한 그리움 같은 게 늘 있었지요.

 

대학교에 들어간 저는 이제 슬슬

그 사람을 만날 때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으나.....

 

그 해.

어머니와 함게 등산 갔다가 깊은 산 속.

찻집인 줄 알고 들어간 사주풀이 집에서

도사님이 말씀하시길.

 

“너는 절벽에 핀 꽃과 같다.”

 

?’

 

인연이 많아야 한두 명이다.

없을... .....

아니다아무튼 좌절마라.

사주 수십 년을 봤지만 이런 사주는 네가 두 번째다.”

 

 

다음 해.

전 인도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곳에서 현지 친구가 소개해준

고명한 힌두 사제께서는

제 손금을 보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에게는 한 명의 인연만 있다.

그는 시바신처럼 너를 깊이 사랑할 것이다.

하지만 언제 만날 지는 알 수 없다.”

 

누가 나를 그렇게 깊게 사랑해줄랑가으힛

어쨌든 제대로 된거 한놈만 있으면 된거지!!!!’

 

전 신나서 시바(Shiva)신을 찾아보니

시커먼 혹은 푸른 얼굴에 삼지창을 들고 있는

‘파괴의 신이더군요.

(물론 그 의미는 좋지만... :D)





그 후로 저는 시작도 전에 깨빡이 나는

진귀하고도 숭악한 경험을 연달아 하게 되었어요.

 

연락남1과의 첫 술자리에서

옆 테이블 남자들과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로

연락남1은 테이블 위로 날았고,

저는 난생 처음 경찰차를 타고 귀가.

ㅜㅜ

 

자기를 이렇게 알아주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하루에도 수십 번 연락하던 유학생 연락남2

마약설과 함께 외국서 종적이 묘연.

 

혹시나 싶어 소개받은 소개팅남

전화를 한 통이라도 못 받으면

수 차례 연달아 걸고는

정작 받으면,

다음엔 한 번에 잘 받는지 보겠다.”

 끊기를 반복해 만나기도 전에 소개팅도 불발.

-_-

 

그 후에도 절벽과 파괴의 신 덕분인지

시작도 안 했는데 자꾸만 어긋나서

결국 설렘연애사랑 어느 것 하나

알지 못한 채 이십 대 중반을 넘기게 되었습니다 

 

정말로 좋아했던 사람도 없었고,

쉽게 사귀는 것도 안 맞았던 저는

그놈의 시바신은 빨리 나타나주던지,

아님 고국으로 가버리시라!!!!

푸념하며 잠들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니던 병원에 새로 온 선생님께서

제게 호감을 보이셨습니다.

저도 그분이 무척 좋았어요.

 

키도 크고 가무잡잡하신 그분은 언뜻..





시바신같은 느낌이었어요.

외적으로도 훈훈하셨지만 내적으로도 훈훈하셨지요.

 

환자에게 항상 친절하시고,

직원들과도 유쾌하게 지내시고,

음악을 나직하게 흥얼거리며 일하시는 모습이

치료 자체에 소명을 갖고 즐기시는 것 같아

참 멋져 보였어요.

 

무엇보다 그 분을 보는 순간,

왠지 모르게 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저는,

이 분이 진짜 나의 시바신인가 봐!!!’

했지만..

 

마음만큼 막막 를 낼 수가 없었어요.

그 병원은 저희 가족과 가까운 분이 하고 계셔서

말이 안 나가게 각별히 조심하라고 부모님께

거듭 당부 받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분과 저는 서로 음악 CD를 구워주기도 했고,

제가 오면 그 분은 제가 드린 CD로 바꿔 트시고

노래를 부르시며 진료하셨어요.

 

직원들끼리 저희쪽을 보고 웃거나 소근거리며

제게 이런저런 것을 물어 오시기도 했구요.

별로 대답해 드릴 것은 없었지만... :D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껴

그 분의 질문에 대답조차 잘 못했던 저는

얼른 그 분의 데이트 신청만을 기다렸어요.

 

저희 가족의 지인인 분께

그 분이 혼자라는 말을 들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분은 늘 다정하게 바라봐주시고,

말을 거실 뿐따로 만나자는 말은 없었어요.

 

우연을 가장해 만날까 싶어

근처를 어슬렁거린 적도 있었지만,

정작 그분은 못 만나고 그 후 직원분들께

'모일 모시 모처에 혼자 있는 거 봤는데,

누구 기다리셨어요?'

요런 질문만 받는 통에 그만두었지요.

 

그리고,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좌절할 때쯤,

 

저는 병원분들의 모임에 초대받게 되었습니다. 

 

왔구나!!!!!’

 

생각한 저는 꾸미느라 조금 늦게 도착했어요.

그 분은 한 아이를 안고 계시다

저를 보고는 내려놓고 제게 인사하셨어요.

 

이제 그분과 얘기할 수 있을까?’


이제나 저제나 눈치만 보고 기다리던 중.

전 그분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어요.

 

이혼하셨는데,

현재 전 부인과 아이때문에 소송중이라 상황이 힘들다는..

 

내용도 좀 예상치 못했지만,

전달 과정이 더 충격이었던 것 같아요.

 

그 지인께서 말씀을 해주신건데,

전에는 혼자라 했다가그 날은 다투는 중이라

상황이 안 좋다 라고 까지 한 것이..


혹시 그쪽의 거절의사를

완곡하게 돌려 말씀해주시는 건가?’ 싶었거든요.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들었기에

이게 무슨 뜻인가 더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전 접근금지를 당한 느낌으로..

더는 그 병원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직접 묻고 싶었지만..

그분이 저에게 고백하신 것도 아니었고,

혹시라도 병원에서 차이면

부모님께도 숭한 짓을 하는 꼴이 되니까..

근처를 갔다가 그냥 돌아오기만 반복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분을

정말 깊이 마음에 두고 있었나 봐요.

 

한동안은 먹어도걸어도누워도..

눈물이 죽죽이었어요.

 

제일 힘들었던 건,

그 날 그분이 안고 있었던 아이가

계속 떠오른다는 거였어요.

 

정말 우리나라에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밖에만 나가면 그 또래 아이들이 눈에 쏙쏙 들어와,

‘대한민국 저출산이 문제란 말은 모두 거짓부렁이다.’

고 생각할 정도였으니까요 

 

돌싱이혼에 관한 글들을 샅샅이 읽고 나니,

그분이 겪었을 과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어 마음이 아팠고,

혹시나 저로 인해 상처 받지는 않았을지도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 속상해서 엄마에게

 

“그 절벽은 사실 피안(彼岸)이었고,

(피안강 건너 기슭현실 세계 저편에 있다는 정토 세계)

시바신은 사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진짜 안 보이는 신()이었나 보다.

난 죽어서야 소울메이트를 만날 것 같으니,

이제 연애 따윈 꿈도 안 꾸겠다!”

 

진심으로 울면서 말하기도 했어요. -_-;;

 

그러던 어느 날.

한낮의 마을버스를 타게 되었습니다.

한 무리의 어머니들과 아기들이 있어서

또 막막 눈이 갔어요.

 

아기들은 깨끗하고 예쁜 옷에

토실토실반짝반짝 빛나는데,

엄마들은 편한 옷에

거칠거칠푸석푸석 지쳐있었어요.

 

마치 엄마의 빛

아기에게로 다 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순간양육이란 것이,

자기 생명의 일부를 떼 내어 새 생명에게 더해주는,

매우 숭고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저는 그러한 일을 하기에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의 아내어머니가 될 만한 준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어요. 

 

저는 크게 놀랐어요.


그때까지 저는..

누군가를 위해 내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시바신에게 받고 싶은 것만 생각했지,

내가 시바신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 지

생각조차 제대로 안 해 봤던 거예요.

 

처음으로 시바신의 아내를 검색해 봤어요.

파르바티(Parvati).  





자비부드러움아름다움을 상징한다는데,

볼살만 빼고..

저는 그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파르바티는 못 되더라도,

적어도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누군가를 위해 어떤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찾아보니 고칠 게 정말 많았습니다.

 

더 상냥하게 말하고,

더 많이 움직이고,

더 많이 배려하고,

더 크게 기뻐하고,

더 자주 감사하고,

좀 더 표현하고..

 

어찌 보면 사소한 일인데,

사소하다는 이유로 노력하지 않았던

수많은 것들이 있었어요.

 

그 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무엇일까도 생각해 보았어요.

 

현실적인 면에선 부족했을지 몰라도,

그분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저도 부족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분과 아이들, 그 가족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이 행복해져야

그 분도 늘 행복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고치는 건 쉽지 않은 일이고,

지금도 고쳐나가는 중이지만..

정말 커다란 걸 배우게 되었어요.

 

내가 변하면 내 주위도 변한다는 것을요.

내가 변했으니, 마음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변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구요.


얼마 전제 꿈에 그분이 나오셨어요.

그분은 환하게 웃으셨고 행복해보였어요.

 

돌이켜보면

그분은 저에게 선물이었던 것 같아요.

 

미처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때론 제가 힘들었을 때,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되어주었으니까요.

 

비록 제가 그분께 선물이 되지 못했지만,

그분 또한 멋진 선물을 받으신 것 같아요.

 

그로부터 일 년 후..

저도 아주 멋진 여성이라고 생각했던,

동료분과 잘 만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거든요 

그 분이 행복하신 것 같아 매우 기뻤어요.

 

그리고 저는..

여전히 절벽에서 시바신의 비호를 받으며,

홀로 잘 살고 있구요.

 




하지만 초조하거나 조급하지는 않아요.


누가언제어떻게 오느냐보다

그 때 내가 어떠한 사람으로 있느냐

제겐 제일 중요한 것 같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살아보려구요.

 

언젠가 를 비롯, 홀리겠슈 언니와 

감친연 식구들 멋진 선물 받고,

또 누군가의 선물이 되길 바라며...




이만 입니다!!!!! :D

 

 


  은 자유롭게 표현은 배려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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