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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초식이

2012.08.10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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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언니 안녕하세요헤헤.. 보낸 메일함을 읽어보니 너무 두서 없이 뜨문뜨문 정신없는 것 같아서 다시 제보 드립니다이 정도면 언니도 이 오시죠... 이 여자 많이 답답하구나..... ㅜㅜ 휴..

 

본론으로 들어가면 전 서른정도의 여성으로

다들 자신의 연애는 특별하다 생각하는 것처럼

저 역시.

심장이 튀어 나올 것 같이 떨렸던 풋사랑.

아 사랑 때문에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의 강렬했던 첫사랑.

그 때는 미친 듯이 아팠지만

지나고 생각해 보면 시간을 도려내고 싶을 정도로

최악이었던 남자. 등등으로 청춘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요..

이런 제 연애 과정을 모두 지켜보고

심지어 고민 상담도 같이 했던 이성친구.

그 녀석과의 관계가

업그레이드 될락말락하고 있다는 거에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 친구와의 관계는 [그냥 완전 친구]라고

딱 잘라 말 할 수는 없는 친구 이상의 관계였어요.

지난 12년 동안 꽤 여러 번 썸의 관계였으니까요.

 

생긴 것 멀쩡하고 성격에 큰 하자 없지만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본적 없는 이 친구를

초식이라고 부를게요..

 

초식이와 최초의 썸씽이 시작되었던 건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한 고등학교 시절이에요.

 

당시 열풍이었던 친구찾는 인터넷모임에서

다시 연락이 닿았던 초등학교 동창이었죠.

역사와 전통이 깊은 친구입니다. ㅎㅎ

 

매일 선생님 몰래 문자를 주고 받으며

열심히 사랑을 꽃피워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저 혼자만의 착각이었나봐요.

 

초식이는 도대체가

널 좋아해.” 혹은

“우리 사귈까?와 같은 말은 꺼내지 않았거든요..

너한테 관심이 있다는 뉘앙스만 잔뜩 풍길 뿐..

 

반년을 넘기는 이런 미지근한 관계에 지쳐있던 제가

학원에서 만난 초식이네 학교의 다른 남학생과

남자친구여자친구하자 약속하면서

초식이와의 풋썸씽에는

그렇게 첫번째 쉼표가 찍혔습니다.

 

그로부터 한두해 후.

저는 신입생.

초식이는 재수생이었던 시절.

두번째 썸이 시작되었어요.

 

하지만 초식이는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어요.

사람 환장하게 만드는 느긋함이랄까..


그래... 공부하느라 얼마나 힘들겠어..

친구들은 다 대학 들어가서 신났는데

얘는 아직도 고3의 연장선이잖아..

이해하자..’

 

"나 수능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 줄 수 있겠니?"

라고 한마디만 했어도

그렇게 답답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

 

뭐 그땐 그 아이나 나나

다들 미숙했을 시절이니까요..

 

"너 이쁘지."

"나 설레게 그러지마."

"짧은치마 입고 다니지마."

"나 자꾸 질투나잖아."


등등의 예비남자친구st.만 잔뜩 뽐내놓고

액션이 없는 초식이 때문에 한동안

멘붕의 시절을 보내고 있던 그 어느 날.

 

같은 과 선배가 미친 듯 대쉬해오기 시작하네요.

마치 폭주기관차처럼, 

싫다고 밀어내도 끊임없이 다가오는 그 선배의 과감함.


초식이는 또 그렇게 옅어져갔고,

전 그 선배와 불 같은 연애를 시작했습니다.

그 후 초식이와의 썸은 잠정 종료.

 

그 뒤로 서울의 좋은 대학에 입학하게 된 초식이와

드문드문 안부만 묻고 지냈습니다.

 

작년.

최고라고 생각했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헤어진 남자친구때문에

분노와 좌절의 시절을 보내고 있을 때

초식이와 다시 연락이 닿았어요.


그 남자가 이러고 이랬어.

나 진짜 화난다!!!”

 

그 아이와 종종 만나면서

위로받고 다독임을 받으며

그 시간 동안 또 다시 썸씽이 싹텄지만..

초식이는 여전히 아무말이 없었고.

 

그 사이.. 저에게 첫사랑이 돌아왔어요.

싫다고 거절을 못하는 저의 성격 탓도 있지만

아직 그에 대한 잔해가 많이 남아 있기도 했고,


또 초식이와는 

언제나처럼 이렇게 썸씽으로만 끝나겠지!’

라는 합리화 끝에 첫사랑과 재회를 했어요.

자연히 초식이와는 연락이 끊겼구요.

 

그리고 지금.

그 놈의 소셜네크워크를 타고

다시 초식이와 만나게 되었고

또 다시 썸씽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난 썸씽들과 다른 게 있다면

취중이었다고는 하나,

직접적으로 그렇게 간절했던 

그의 고백을 들은거죠.

 

근데요.

그게 이었어요. 

 

초식이는 제게 카톡으로

네가 좋아.”

라고 말했고.

저는

나도 네가 좋아.”

라고 답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어긋난 인연들은

제자리를 찾는가 싶었는데.

 

 

 

초식이는 그 고백을 끝으로 잠수.

;ㅁ;




 

취중으로.

그것도 카톡으로  던져놓으면서

만나면 제대로 다시 얘기 하겠다더니

그 만나기로 한 날짜 이틀 전부터 연락두절.

 

한참만에 나타나서 하는 말.

이직 준비중인데 고민이 너무 많았다

너무 우울했다고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

 

미안하다는데 뭐라 따져 묻기도 좀 그래서

그래알겠다난 괜찮다.” 하면서 넘겼는데,

 

그뒤로 또 잠수.

 

그 시간동안에 저도 생각을 골똘히 해보았습니다.


그동안의 우리 관계가 연인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썸씽으로만 끝났던 건 초식이 탓만이 아니다.

내가 먼저 사귀자 할 수도 있는 거였다.’

 

는 판단하에 잠수중인 그 아이에게

다시 연락을 보냈습니다.

 

잠수 끝나면 연락해.

우리 입장정리 하자.

이게 무슨 관계야. 매 번.

이번에도 이렇게 끝나면

우리 이제 다시 못볼 것 같아초식아.”

 

그리고 연락이 왔어요.

잠수 끝났어미안해.

나도 네가 좋은데,

이런 얘기는 만나서 얼굴 보고 하고 싶어.”

 

그래.. 만나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

언제 보는게 좋을까?”

 

글쎄.. 봐서 정해보자..”

 

그 후.

또 꼬르륵... 잠수.

 

그로부터 한달 쯤 지나고 보니

그의 SNS가 업데이트 되어 있더라구요.

 

쇠심줄보다 질긴 인연을 찾고 싶다.”

 

그래서 제가 댓글을 달았어요.

 

그 인연을 놓은 건 너잖아.”

 

그랬더니 바로 카톡이 오더라구요.

 

이번엔 진짜 잠수 끝냈어.

어디야?

언제보면 되는거야?”

 

약오르고 괘씸한 마음에

당장 달려나가는 기분이 참 거시기했습니다만,

다음 날 바로 만났습니다.

 

나가서...

서로의 감정에 대한 얘기는 쏙 빼고

근황얘기, 다른 친구 얘기,

뜬금없는 얘기만 잔뜩 하고


여느 친구를 만난 것처럼 

잘 놀고 집에 들어 갔어요. ;ㅁ;


만나서 이야기하면 뭔가 좀 풀릴 줄 알았는데,

만나고 보니 철벽이더라구요

하기로 한 말앞에서는 은근슬쩍 빠져나가고..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그렇게 만나고 나서 또 연락이 뚝.

또 연락이 되어 만나면

엉뚱한 얘기만 잔뜩 하고 빠이빠이.

 

그리고 또 잠수.

 

만나면 딴 얘기.

또 잠수.

 


'얘가 나 어장관리하나?????'

이런 생각 안해본 것도 아니에요.

근데 이렇게든 저렇게든 10년 넘은 친구고,

제가 아는 모쏠 초식이는 그런 것에 영악하게

머리를 쓸만한 아이도 아닌걸

제가 잘 아니까 더 환장할 노릇이죠.

 

설레임이 없다.

좋지가 않다는 이유로

서른이 되도록 연애라곤 딱 두 번각 2주미만.

사실 연애라고 부르기 민망한 경력뿐인 아이인걸요.

 

저는 이 아이가 좋아요.

이 아이도 제가 좋대요.

그런데 도무지 발전이 안되니답답할 뿐.

그에게 맡기자니 무한히 썸만 타게 생겼고,

그래서 제가 대쉬를 하니

좋다고는 하는데 막상 도망을 가고.

 

뭘 고치거나 가르친다는 것도 어리석은 생각같고,

상황을 보면 접고 나와야 하는 자리같기도 한데,

마음은 여전히 애틋하고, 우린 서로의 마음도 확인 했고.

근데 연락은 잘 안되고, 하지만 악의는 없는 것 같고.


난 막 답답하고. 엉엉엉.

은 자유롭게 표현은 배려있게

추천하면 재밌는 사연이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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