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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친구처럼 연인처럼

2012.08.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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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언니안녕하세요저는 외국에서 외롭게 공부하고 있는 과년한 처자입니다한국에 있을 때는 연애전과가 나쁘지 않았는데 한국 남자가 매우 귀한 이 땅에 나와 있으려니 몸과 마음이 사무치게 외로워져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일단 만나고 보자는 지나치게 후리한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어요딱히 한국인을 고집하는 건 아닌데다가오는 현지인들은 너무 어리거나 문화적으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결국엔 한국남자가 제일 편하더라구요. ;ㅁ; 그러나...

 

1년 반쯤 전의 일입니다.

아는 동생이 지인을 만난다며

별 일 없으면 함께 어울리자 했고,

마침 딱히 계획도 없고,

또 지인이 남자라는 말에 해서 따라갔어요.

 

그녀의 지인은 저보다 한 살 어렸고

매너도 좋고 도 잘 하고.

게다가 제가 응원하는 축구팀의 팬이었어요!

그 부분에서 호감이 더 상승했죠.


그날은 셋이 적당히 놀다 헤어지고,

얼마 후에 그 축구팀의 경기가 있었는데

"우리가 이겼다!"며 문자가 오더군요.

얘도 내가 나쁘지 않았구나!!’ 싶어

저는 바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급했어요.

오래 보고 있을 시간이 없었어요.

외로웠거든요... ㅠㅠ

 

돌아오는 주말에 첫 데이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오후에 만나기로 했어요.

그런데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정하질 않아요.

자기가 당일 오전에 다시 연락하겠답니다.

..

 

전 그날 오전에 외출할 계획이었기 때문에

밖에 있다가 연락 오면

그때 조정해서 만나도 되겠거니 생각했어요.

 

그리고 일요일이 되었고 저는 외출을 했습니다.

언제나 연락이 오려나 계속 신경쓰면서요..

오후 2시가 지나도 연락이 오질 않아요.

어찌해야하나 기다리다 먼저 점심밥을 먹었어요.

전화도 안 받고 문자를 보내도 답문이 없고.

 

서너 시가 되도록 연락이 안되니,

저도 슬슬 가 나고

제 볼 일은 이미 다 끝났기 때문에

그냥 집에 들어왔어요.

 

저녁밥을 먹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기다리다가  9시가 되어서 연락이 왔어요.


하루 종일 자느라 연락 온줄도 몰랐어.

미안미안.”

거듭 사과하는 사람한테 대놓고,

화를 내기가 좀 그렇더라구요.

 

결국 다음날 만나게 되었습니다.

뭐 그날도 약속시간보다는 상당히

여유있게 ;느지막히 나타나긴 했지만,


그래도 그날은 꽤 즐겁게 보냈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키스도 하게 됐어요.

급히 먹은 떡이 체한다는 말은

그땐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어요.

외로웠으니깐요ㅠㅠ


근데 이 아이.

귀엽다고 해야 하나웃기다고 해야 하나...

[이제 너는 내 여자니까]

더 이상 존댓말을 쓰지 않겠다고 하더라구요.

 

한 살 차이에 누나 소리,

존댓말 듣는 것도 웃기니 그러자 했어요.

 

근데 저더러는 존댓말을 쓰래요.

여자에게 존경 받는 게 남자의 로망이라나.;;

 

그렇게 해주기로 했어요.

[존경]처럼 난감한 의미는 아니였구요.

그냥 코스프레하는 기분으로

존댓말을.. .. .. 줬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참 부끄럽네요.

ㅋㅋㅋㅋㅋ

 

그는 '내가 제일 잘 나가'의 마인드가 강한 아이였어요.

 

저는 진짜로 잘하는 게 공부밖에 없어

남들이 좋다해주는 대학을 나왔습니다.

하지만 남의 학벌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자기 밥벌이나 똑바로 하고 사는게 멋있지,

사회생활이 수능 점수순도 아니고.

그래서 그간에도 남자친구의 학교가 어디든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만났었죠.


하지만 자신의 학벌이

스스로 별로라 생각하는 남자들이

먼저 컴플렉스를 드러내며 난감하게 구는 경우

생각보다 흔했습니다.

 

이 사람도 그 중 하나인 줄 처음엔 미처 몰랐지만요.

 

저에게 출신학교를 물어오길래 저는 사실대로 답했고

그러자 "나는 여자가 학벌 좋다고

컴플렉스 느끼는 남자들 이해가 안 되더라??"

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본인은 지방대를 나왔다고 당당하게 밝혔어요.

그걸 본 저는'이 남자 쿨하다!'

 

 

 

 

 

는 얼어죽을..

 

그때부터

"내가 원래는 연대를 갈 수 있는 성적이었다.",


"고등학교 때 아이큐 테스트를 했는데

내가 전교에서 머리가 제일 좋았다.",


"대학 다닐 때 우리학교 애들이랑은

수준이 안맞아 대화가 안 통했다."

 

아흑..

나이 서른넘어 '나 왕년에 똑똑했어.' 자랑질이라니..

 


이어서맞춤법 틀리는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는 둥

정치에 관심 없는 애들은 답답하다는 둥

본격적인 잘난 척 모드에 들어갔어요.

 

저도 맞춤법에 예민한 편입니다만,

맞춤법 틀리는 사람들 진짜 한심하다면서

자기는 1년에 한 번 정도 틀릴 때가 있는데

그것마저도 너무 창피하다는 걸 듣고 있자니

좀 오버다 싶었어요.


(나중에 그의 싸이를 슬쩍 갔다가

몇 년 치에 해당할 틀린 맞춤법들을 보았죠.ㅋㅋㅋ)

 

정치 이야기를 할 때는

자신은 노무현을 지지했다

엄청나게 진보적인 사람인 것처럼 이야기하더군요.

당시 선거에 관심 없는 친구들이

너무 한심해서 화를 내며 가르쳤다는 말까지.

(얼마전 연락이 왔을 때가 총선 직전이었는데,

"이번에 재외국민투표 신청했지?" 물었더니,

"으응...? 생각을 못해서..." 라더군요ㅡㅡ)

 

좌우간 전 그 얘길 들으며

정말 미추어버리는 줄 알았어요.

 

새내기들 모인 술자리에서

개념 좀 있다고 자부하는 대학교 3학년짜리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랄까.

 

어느날은 또 한참.

오마이뉴스란 것에 대해 그것이 얼마나

개념있는 진보정치의 선봉에 선 매체인지,

찬양 찬양.


그 대화 중에 제가 프레시안을 언급했다가,

"네가 프레시안도 아는구나!"

... 저 프레시안 아는 여자라고 칭-_-찬도 받았구요.

;;

 

그렇다고 인성이 나쁜 건 아니에요.

나중에 돈을 많이 벌어서

아프리카의 불쌍한 아이들을 후원할 거래요.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어요.

 

근데 갑자기

"너는 아프리카의 소녀들이 물을 얻기 위해

몇 킬로의 거리를 혼자 가다가

성폭행을 당하는 걸 아느냐?"


"세상엔 네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인권도 없이 비참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또 시작.

이건 토론도 뭣도 아니였습니다.

중간에 끼어들 틈도 없이

자기 말에 도취되어 절 가르치려 들 뿐.

 

한 시간 가까이 이야기를 듣다 듣다

결국 제가 재수 없게 끊고 말았어요. 


"나 엠네스티 회원인데..

소식지 보니 정말 그렇더라~ ^^"


"... 네가정말?”


표정이 굳더군요.

그제서야 돈을 벌면 돕고 싶다던

아프리카 아이들 얘기는 STOP.

 

저는 수업에는 가끔 가고,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은 전공이었고,

그는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있어야 했어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제가 시간을 맞추려고 노력했죠.

근데 점점 저를 5분대기조 취급하더군요.

 

내일 몇 시쯤 보자고 해놓고는

당일에 연락이 없어 전화하면

"바빴다

넌 어차피 오늘 집에서 공부한다 했으니

늦어져도 상관없지 않느냐.

내가 일이 끝나면 연락하겠다."

 

심지어 이런 식으로 계속 미루다가

밤에 연락해선

"오늘은 늦었으니 그냥 내일 보자."


만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런 패턴이 반복되니 막 짜증이 돋았어요.

 

시간 좀 잘 지키자 제가 뭐라 하자,

그는 이렇게 답하더군요.

"예전에 사귀었던 여자는 나를 길에서

두 시간도 기다린 적이 있다."


 

결국 터졌습니다.

그날도 만나기로 해서 기다리다

당일에 취소된 상황이었죠.

밤에 전화해서 격하게 싸우다가 제가 먼저

"이런 식으로 어떻게 만나겠냐?"고 하자

그는 "그럼 그만하자."고 했어요.

 

그렇게 끊고 몇 시간 지나자 좀 진정되면서

이런 식으로 홧김에 헤어지는 건 아닌데..’ 

싶더라구요.

차분히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아,

전화를 다시 걸어보았습니다.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으며

연애따위에 신경 쓰면서 

큰 꿈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

날 잡을 생각은 하지도 말라.”

둥 차도남 코스프레.


혼자 대단한 공부 하는 줄 아는 게 기가 막혀서

저도 의욕이 싹 사라져 대화는 접었습니다.

 

그리하여 한달도 되지 않았던

저희의 짧았던 연애는 이렇게 

 

 

 

 

이 났어야 했죠!!

 

헤어지고 1년 가까이 지났어요.

그동안 저에게는 남자친구가 생겼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던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

 

벼룩시장에 물건을 내놓은 상태라

문의전화인 줄 알고 상냥하게 받았더니,

그 인간.

 

목소리 쫙 깔고는

한번 만날 수 있을까요?”

 


갑자기 웬 존댓말?

 

감정이 남은 건 네버 에버 아니었지만

호기심은 돋았습니다.

 

혼자만 쿨한 척 헤어지자 하더니,

무슨 생각으로 다시 연락했을까 궁금했어요.

커피나 한 잔 하기로 하여 만났습니다.

그날도 늦더군요...

역시 시간 약속 안지키는 건

정말 버리기 힘든 습관인 것 같아요.

 

약간 어색한 분위기에서

그동안 어떻게 지냈나?’st.

뭐 그런 그냥 뻔한 이야기를 하다가

 

 

 

대뜸 다시 만나고 싶다더군요..

 

그래서 저번에 전화했을 때 못들은건가 싶어,

남자친구가 있다고 또 말했어요.

그러자,

"나도 한국에 만나는 여자가 있긴 해."

 

ㅡㅡ


어이가 없어서

"지금 뭐 하자는 거냐?

그 여자한테 미안하지도 않냐?"

물었더니.

 

심각한 사이도 아니고,

그건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지.

너는 그냥 나랑 관계만 생각하면 되는 거야.

내가 너한테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냥 '친구처럼 연인처럼' 그렇게 지내면 안 돼?"

 

제 국어 실력으로는 해석이 힘들어요.

팟친구를 하자는 얘기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얘기할 게 아니야.

서로 힘들 때 기대고 의지할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고 싶다는 뜻이라구.

단순히 섹스만 하고 싶었다면

내 주변에 어린 여자들이 널렸으니

너한테는 연락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너처럼 말이 잘 통하는 여자는 처음이고.”

(너 혼자 통한 거야;;)

 

그래서 긴 고민 끝에 연락을 했어.

예전의 좋았던 관계로 돌아가고 싶어.”

(자기는 원래 헤어지고 먼저 연락하는 남자가

절대 아니라는 말도 잊지 않았지요.)

 

당연히 이 남자를 다시 만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고

"나는 네 말을 이해할 수 없고

어쨌든 그건 아닌 거 같다.

나는 남자친구를 사랑하며

너의 제안에는 관심이 없다."고 하고 헤어졌습니다.

 

그렇게 정리





가 된 줄 알았는데...

또 연락이 왔어요.

 

[친구처럼 연인처럼] 지내자는 

내 제안 생각해봤어?”

 

--;;

 

얘기 끝난 거 아니었나?

 

멍해서 할 말을 찾지 못한 제게

생각 안 했냐며 서운해하라구요.


아오 진짜.

제 큰 단점 중 하나가

모질게 굴지를 못하는 거에요.

그래서 또 그냥 좋게 좋게 돌려 말해서 넘어갔죠.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는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됐습니다.

ㅜㅜ


이별 과정에서 심각한 멘붕이 왔고

될 대로 되라지.

그 사람을 잊기 위해선 뭐든지 하겠어!!!’

겨우 버티던 시간이었죠.


(이 사건은 이미 제보를 했고,

감자블로그에서 레전드급 사연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만

정말 너무 숭해서 밝히고 싶지는 않아요..☞☜)

 

헤어진 남자의 기억을 모조리 지우고 싶던 중에

이 인간에게 연락이 또 왔습니다.


한국남자 귀한 이 땅에서

이 말 저 말 하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차나 한잔 하자하여 만나게 되었어요.

 

근데 막상 얼굴 보니까

괜히 봤다!!!!’

너무 싫고 막 후회가 되더라구요.

얘는 아예 마음 먹고 왔는지 달려들기 시작했구요.

 

키스를 해오는데 정말 못 견디겠더라구요.

이미 정이 다 떨어져서 그런지 느낌도 소름돋고,

스스로도 막 기분이 안좋고, 진짜 아니다 싶었어요.

 

결국 겨우 어르고 달래서 내보냈죠.

제 잘못이 커요.

그 아이가 뭘 원하는지 대강 알고 있었는데도

기어나간 자리였으니.

할말은 없어요. ㅜㅜ

 

좌우간 자신감 하나로 사는 남자가

이렇게 거절당했으니,

정말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어요.

 

근데 연락이 또!!! 왔어요.;;

 

이젠 정말 다시는 연락할 일이 없도록

마무리를 지어야겠다 생각하며,

제가 지난번의 일을 사과하자,

 

"괜찮다남자친구에게 미안한 마음에

(헤어졌다고는 말안하고잘 안풀린다고만 얘기했거든요.)

네가 혼란스러워서 그런 거야.

내가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닌데 뭐가 미안해?

네가 힘들 때 나에게 털어놓았다는 것이 중요한거지.”

 

그 말을 듣는 순간,

제대로 말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나겠구나 싶어

너랑 스킨쉽을 하고 지내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음.”을 잘라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대답.

 

"너 지금 이렇게 말하고

다시는 나 못 보면 후회하지 않겠니?"

 

“응. 별로. 사실 .”

 

"난 언제나 이 마음으로 있을 것이니,.

마음이 바뀌면 연락해라."

 


웃음이 터지려는 잘 참고 끊었습니다.

 

...

사귈 때는 미쳐 몰랐어요.

이렇게 근성까지 있는 아이였는지..

이젠 더 이상 볼 일 없겠죠?!


끗끗끗!!!

 은 자유롭게 표현은 배려있게

추천하면 재밌는 사연이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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