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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인형을 사랑한 남자

2012.08.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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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하다가 보내요한동안 "예쁘다라는 말을 두렵게 만들었던 사연이에요ㅠㅠ 집착남에 대한 사연입니다. 사연과 더불어, 돈 좋아해서 돈만 보고 살 수 있는 여자는 따로 있다는 언제가 본 댓글에 깊이 공감합니다제 팔자는 아니었어요. ;;

 

결혼하려고 상견례까지 했다가 깨빡난 일로

황망해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2년넘게 거의 매일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나니

아무 짓을 안했는데도 살이 쭉쭉 빠지더라구요.

(.. 매일 같이 먹던 야식을 끊게 되어서 그런가요? ;;)

확실히 외모가 보기 좋아지더군요.

 

옳커니!!

 

이 김에 생전 처음으로

몸매 좀 만들어보자!!!” 싶어서 헬스를 등록했습니다.

운동이 체질에 맞았나봐요.

완전 심취하게 되어 44사이즈에 등극했습니다

 

 

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음.. ㅋㅋㅋ

 

어쨌든, 때는 29살 시절.

초큼 늦은 감이 있었지만

달라진 외모와 주변 사람들의 반응

매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부터인가..

제 친한 사람들 그룹에 그 사람 끼기 시작했어요.

전 그에게 관심이 없었어요.

제가 친한 사람들 중 한명과 친해보이는

모르는 사람일 뿐.

 

갑자기 제 딴엔 장난이라고 걸어오는데,

이상한 소리만 해대고 낄낄대고..

8년이나 만난 여자친구도 있다고 했구요.

 

몇번 그냥 냅뒀다가 제대로 성깔 보여줬더니

급사과 후엔 안그랬는데..

여전히 그의 시선이 느껴졌습니다.

 

예상하셨겠지만..

언젠가부터 저에게 고백을 해왔어요.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며...

당연히 거절거절 또 거절완전 거절이었어요.

 

하지만...

매일같이 우편함에 넣어두는 편지와

소소한 선물들에 (주로 책아니면 간식)

조금씩 호기심이 생기더라구요.

 

의외로 책을 굉장히 사랑하는 사람이였고

글도 잘쓰더라구요.

혼자 영화나 공연 관람도 자주 하고

제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지만

'잘난척'하지 않는 모습에 

그의 호감도는 마이너스에서 영점을 지나 

쭉쭉 올라갔어요.

 

하지만 막 마음이 움직이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거듭된 저의 거절에,

술 마시는 사람을 이해조차 못한다던 사람이

매일 술을 마시고 찌들어 가며 애걸하는 걸

두 달정도 지켜보다가

"그래... 조심스럽게 만나보자." 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너무 행복해했습니다. 

손도 잘 못잡고 저를 너무나 조심스럽게,

귀하게 대해주는 모습에 미안하고 고마웠어요

 

그리고 생전 처음으로

남자한테 비싼 선물들을 잔뜩 받아봤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주더라구요.

제가 예쁘게 하고 다니는 걸 좋아했어요.


자기가 사준 샤랄라 옷을 입고,

자기가 사준 화장품을 바르고,

자기가 사준 신을 신고,

자기가 사준 블링블링 귀걸이목걸이시계를 차고,

자기가 사준 백을 들고 나가면 정말 기뻐해 주었어요.

 

저도 이런 거 부러워했었거든요.


늘 가난한 남자만 만나

야금야금 알아서 내주고,

모르고도 털리고,

당하고도 또 빨리던 과거였던지라..


친구들이 남자친구한데 선물 같은 거 받아오면

좀 부러워하고 그랬어요.

 

첨엔 진짜 좋았어요.

공주가 된 것 같았어요.

그런 샤랄라라~~ 옷을 입고,

신고차고메고에스코트 받으며 다니니까요.

 

사귀면서 알게 된 건데 저와 비교했을 때

꽤나 잘사는 집 아드님이더군요.

있다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는 동네.

빵빵한 부모님에 빵빵한 형에..

 

잠시 저도 '청담동 며느리'라는 타이틀로 뜨던

그녀들을 떠올렸어요.

 

엄훠나도 그렇게 되는거 아냐??’

 

결론은.. 





헤어져 다행이다.’지만요



 

그 남잔요.. ;;

저랑 다닐 때면 차 안에서는 마냥 웃다가도

걸어다닐 땐 인상을 구기고 두리번거리며 다녔어요.

 

왜 그러냐 물으면..

남자들이 너를 쳐다보는 게 싫어.”

 

그렇게 비싼 돈으로 

절 예쁘게 꾸며놓고는,

사람들 많은데 가는 것도 매우 싫어했어요.

 

늘 걸어다닐 때면 중얼중얼...

"저 새끼봐라..

어쭈 저 새낀 여자친구랑 있으면서도 쳐다보네."

 

보긴 누가 뭘 본다 그르냐..

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정들었다고,

그 사람에게 맞춰줘야겠다 싶더라구요.

데이트때마다 스트레스받고, 불안해 하는 모습.

보는 저도 피곤했으니까요.

 

한적한 공원.

한적한 레스토랑.

한적한 카페.

한적한 동네.

아니면 그냥 차 안..;;;

 

그는 점차 제 친구들도 질투하기 시작했어요.

 

전 오래된 친구들 중 남자들이 꽤 있어요.

먼저 결혼들 해서 아이들 낳고 사는 친구도 있고,

와이프들하고도 친해요.

같이 제가 애들을 잘봐주거든요.

 

그런데 이 친구들을 만나기는 커녕,

전화번호도 다 지우라고 난리난리.

아니면 번호 바꾸러 가자고 생떼..

 

한번은 함께 차를 타고 가고 있는데

남자인 친구한테 전화가 왔어요.

보통 친구한테 전화오면

"여보세요~" 대신에 "~ OO~" 라고 받잖아요.

 

“OO~" 남자이름 한마디에 경직.얼음.

전 이미 전화울릴 때부터 눈치보고 있었는데,

안받으면 더 의심할 것 같아서

보는 데서 이야기하고 바로 끊었거든요.

 

그 사람은 도착 때까지 딱 굳어

말 한마디를 안하더니,

절 내려줄 땐 이미 얼굴을 지나

귀와 목까지 빨갛게 올라왔더라구요..

 

저도 더는 못받아주겠어서 얘기했습니다.

난 이 친구들과 평생 갈 사이니까

못만나게 하면 난 널 놓겠다.”

 

그는 결국 이해하겠다고 대답했으나,

결국 매일매일 본인과 만나며

친구들 만날 시간을 주지 않은 것으로..

ㅜㅜ

 

그가 왜 그렇게 비싼 돈을 들여

저에게 선물을 주는지는 곧 알게 되었어요.

다시 말하면에게 주는 개념이 아니고..

자신의 것을 꾸미는 개념이 었던 것..

 

제가 예뻐서 좋대요..

(일반적인 미모의 기준은 아니겠지요..;;;)

 

여자는 예뻐야 여자래요.

어릴 때부터 예쁜걸 좋아했대요.

(어쩐지 어릴 때도 받은 적 없는

인형선물을 자꾸 해주드라.. ㅡㅡ)

 

그냥 예쁘다 싶으면

막 다 사.

그렇게 예쁜 걸 모아요.

예쁜 게 너무 좋대요..


 

어느 날부터는.

저를 주머니에 넣어 갖고 다니면서

자기만 살짝 보고 싶다는 말도 하고..

남들이 아무도 절 못 봤으면 좋겠다..

너무나 진심으로 말하는데 흠칫했어요.

 

두려움에 본능적으로

"그럼 난 늘 어둠 속에 있어야 하는데..

너무 불쌍하잖아.."

라고 상상속의 인형(= ;;)에 대한

동정심을 유발해보았으나 FAIL

 

아니야..

내가 다 해줄거니까,

너한테 내가 전부가 되기만 하면 

내가 다 알아서 하면 되는거라구.”

 

난 네가 방에만 있었으면 좋겠어..

가둬두는 건.. 안되겠지..?”

 

매일 밤 악몽을 꾸고 꼭 저한테 이야기해요.

악몽의 레파토리는 언제나 비슷해요.

 

저를 뺏기지 않으려고 싸우거나,

ㅡㅡ;;


제가 헤어지자고 해서 납치하거나..

ㅡㅡ;;


제가 빈정거려서 자신이 열받았다는 꿈.

ㅡ;;

 

그리고 그가 꿈을 꾼 후에 

절절히 하는 이야기들은..

 

넌 왜 내 손에 안들어오냐.

넌 내 어깨에 앉아있는 새 같다.

잡으려고 하면 날아갔다가

다시 어깨에 앉아 잡으려하면 또 날아간다.”

 

조심해라어느 날 너를 보쌈해서

아무도 없는 곳에 데려갈거다.”

 

만약에라도 나 몰래 다른 남자를 만나다가 들키면

난 살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넌 나만의 인형이다.”

 

쩜쩜쩜 ☞☜

 

 

길지도 않은 몇달을 만나면서

이렇게 지쳐보긴 처음이였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어요.


늘 밝던 모습을 잃어가는 절 보며

주위분들이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고

저는 이별을 결심했어요.

 

근데 무섭더라구요..;;

 

헤어지자고 하면

나 막 때리는거 아니야ㅠㅠ

어디 막 이상한데 끌고 가는 거 아니야ㅠㅠ

 

용기를 갖고 헤어지자고 말해보았으나,

씨알도 안먹혔습니다.

별 수 있나요연락을 끊는 수 밖에.

 

그리고 문자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분노  걱정  분노  협박  회유  분노

의 루프는 무한히 돌았고,

여차저차하여 만나서 이야기를 하기로 했습니다.

 

만나고 보니 의외로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한 모습이더라구요.

오히려 떨고 있었어요.

막상 그 모습을 보니..

한편으론 짠하기도 하더라구요.

이 사람은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을까...

 

미안하다난 네가 바라는 사람이 아니다.

네가 원하는 사람이 되려면

난 내가 원하는 행복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말로 헤어지는 것도 처음이었어요..

무서웠으니까요..☞☜


 

"난 네 인형이 될 생각도 없고!!

데이트 중에 지나가던 사람들하고

자꾸 시비붙는 것도 싫고!!

그리고 좀 씻고 다녀!!”

 

라고 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요.

진짜 무서웠으니까요..☞☜

 

눈물의 이별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도 

심장이 쿵쿵..

며칠이 지나도 주변을 경계하며 다녔어요.

갑자기 나타나 해코지 할까봐..;;

 

... 다행히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그저 자신의 블로그에

저라는 인형에 대한 글을 매일 올릴 뿐. ㅜㅜ


글 속의 남자는 엄청나게 생각이 깊고

사랑으로 가득 차 있으며,

정열적이며 헌신적인 매력남이더라구요.

 

너무나 아름다운 저란 인형에 대한 묘사는

마음 깊이 감사했으나 현실의 저와는 ㅡ,.ㅡ

 

가끔 동향 파악을 위해 들른 그의 블로그에는

살면서 유일하게 사랑했던

한 여인과의 추억을 곱씹으며

밤하늘의 을 세고,

을 보며 그녀를 떠올리고

바다를 보며 그녀를 생각하고

영화 속 장면과 엮으며..


여전히 인형과의 애틋한 사랑을 하고 계시는구만요.

 

ㅜㅜ


.. 그리고 저는요..


절 그렇게 예뻐하지는 않는;; 

평범한 남자를 만나..

깨볶으며 자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

 

 

!

은 자유롭게 표현은 배려있게

추천하면 재밌는 사연이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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