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망한소개팅][황망한연애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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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영감님 영감님(1)

2012.08.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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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언니 안녕하세요전 짧은 연애와 기나긴 짝사랑 몇 건을 끝내고 1년반 조금 넘게 솔로로 굳건하게 살아가고 있는그래도 여전히 정신못차리고 ㅋㅋ 로맨스를 꿈꾸는 서른하고 조금 더 먹은 자매입니다.

 

몇년 전,

20대의 마지막을 휩쓸고 간 망한 연애를 끝으로

멘붕의 상태로 30대를 맞이한 저를 위해

지인들이 여기저기서

아주 많은 소개팅을 물어다주었고,

 1어쩔땐 주 2.

소개팅을 열심히도 나가던 서른살의 봄!

 

이젠 그때 만났던 남자분들의

이름도 얼굴도 거의 기억나지 않지만

불현듯 한 분의 얼굴이 뾰로롱~

떠올라 그 추억을 보내봅니다.

 

제 소개를 먼저 해 올리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평균 여자키보다 쫌 크고

평균 몸매에 평균 외모에

서울에 있는 대학을 나와

그럭저럭 밥벌어먹고 사는

평범한 월급쟁이 흔녀입니다.

 

초중고대학을 모조리 공학을 나와

원래 형제님들에 대한 부담도 별로 없고

독립적이고 생활력강한 타입으로

척박한 외국생활도 혼자 일구고 그랬던 아이입니다.

 

여유있는 집에서 태어났고,

그저그런 스펙의 저이지만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고 안정적으로 살고 있슴다.

 

짧게 말하면,

남자만나 팔자 고칠 생각을 할 이유가 없고,


이 세상에 공짜없다.

일하지 않는 놈은 

먹는 게 죄악이다.'


엄격한 가르침 속에 자라서리

남의 돈과 직업에 별 관심은 없습니다.

그것으로 덕 볼 욕심을 내려면

나도 그만한 뭔가를 주어야 하겠지요.

 

저희 부모님은 자수성가하신 분이신지라,

경제적 여유에 비해

제게 머니를 주시기보다

쎄빠지게 일하고

깨알같이 모으는 법을 가르쳐주시어

제 능력으로 하고 싶은 거는 대강

아수운 소리안하고 하고 삽니다.

 

이 말인 즉슨,

저는 남자를 만날 때

남자친구에게 물품(?)을 

요구(?)한 적이 없었고

남자의 경제력이나 기타 조건 때문에

관계를 열거나 접거나 한 적이 없단 이야기지요.


월급받아 학생남친 학원비대주고,

밥사먹이고 픽업댕겼던 아스라한 기억은 납니다만. ☞☜

 

제가 좋아한 일이니

그게 억울하거나 한건 아니지만,

저희 엄마는 나름 곱게 키운(?) 딸인데

남의 집 딸들처럼 그럴싸한 데이트

못하고(??)산다고 한탄하고 계셨죠.

 

여튼.

소개팅으로는 이런저런 이유로

다 인연이 되지 못하였고,

망연애에 대한 상처를 

쉽게 회복하지 못한 채

좀 폐인이 되어있는 저를

주변인들이 계속 안타까워해주는

약간 거지 같은 나날을 지내고 있던 어느날.

 

카톡에 누군가 뾰로롱.


그 분은 그러니까 저희 부모님댁

아랫집에 사시는 아주머니의 딸(복잡;;)이었습니다.

 

그 언니는 매우매우매우 부유한 집안의 딸이었고,

언니가 만나던 남자친구들도

늘 으리으리한 삼각별이나

똥그라미가 4개쯤 겹쳐져있는

로고가 박힌 차들로 언니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고


당시 꼬꼬마였던 저는

세상에 저렇게 돈많은 

20대의 남자들이 많다니! +_+’

하는 신기함으로 언니를 바라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여튼 이 언니는 부잣집 딸 답게(?)

직업도 집안도 훌륭하신 남자분을 만나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던 소문은

엄마를 통해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아랫집 아주머니께

댁네 사위 같은 남자 좀 소개해달라

말씀을 하셨고,

그 얘기가 아랫집 아줌마를 타고

그 집딸내미 귀에 들어갔고,

언니가 저에게 연락을 해온 것이었죠.

 

설명이 너무 기네요. =_=;;

우야뜬.

저랑은 잘은 모르지만

어쨌든 착하고 곱게 자란 언니야

만나보라고 적극 추천해준 남자분은

대한민국 법조계에 계시는 분이었습니다.

이하 영감님으로 부르겠습니다.

 

나이는 저보다 서너살 많았구요.

언니의 친구와 절친인데

정말 좋은 분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살던 집의

아랫집 아주머니의

딸의

친구의

절친....이었죠.

 

그리고 언니 왈,

이 사짜남은 보통의 사짜남들과 다르다.

공부만 했던 공부벌레도 아니고

좀 독특한 분이다. (..)

그래도 굉장히 좋은 분이니 만나봐라!”

 

독특...?

 

살짝 이 왔지만,

뭐 그래봐야 서른 넘은 직장인이

사회생활하고 그럴려면 웬만하겠지

싶은 마음에 불안한 마음을 무시하고

만나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그분께 카톡이 왔어요.

저도 카톡으로 답을 드렸고

약속을 잡으려고 했는데

주말에 서로 날짜가 잘 안맞더라구요.

 

저는 소개팅은 가능하면 주말에 하는 편인데

(자매님들은 아시겠지만,

수정화장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죠. ㅠㅠ)


소개팅 날짜가 빨리 안잡힌 채로

연락만 주고받는

씨버러버 상태가 오래 계속되면 좀 힘들더라구요.

 

그리고 사실

이 남자와 어떻게 되어가는지 

계속 쪼아대는

엄마와 아랫집 아주머니의 

독촉을 견딜 수가 없어서 (ㅠㅠ)


빨리 만나보고 좋든 싫든 상황을 결정하자!’

라고 맘을 먹었습니다.

 

결국평일 저녁에 약속을 잡았고

그분을 만나러 나갔습니다.

 

약속장소에서 처음 뵌 그분은

평범한조금 공부벌레같은?느낌으로

단정하게 정장을 입고 오셨더랬습니다.

아주 흔한 거래처 회사 과장님같은 느낌이었어요.

안경끼고 선하게 생긴 얼굴이라고 해야 할까요.

 

언니가 카톡으로 그 분에 대해 설명해줄 때

"외모는 기대는 하지 말고"라고

몇차례 강조;;;;를 했기에


언니가 강조한 거에 비하면 무난하구만!’

하고 자리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저도 퇴근하고 바로 간거라,

마치 외근나온 직장동료들끼리의

저녁식사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긴 했지만, =_=;

 

그 분께서는

우리 족발먹을까요?”

라고 했고저는 소개팅 최초로

족발을 앞에 두고 앉게 되었습니다.

 

저는 족발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분과 저와 족발의 조합은

조금 어색했음을 고백합니다.

여튼 그 분과 시끄러운 족발집 가운데

족발을 시켜놓고 마주 앉았는데,

되게 뻘쭘하더라구요.

 

제가 1:1상황에서 상대를 보는데

특별한 어색함을 느끼거나,

남자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아니었는데

그날은 그러기가 좀 힘들었어요.

 

상체를 앞으로 쭈-욱 내밀고

두 팔을 테이블 위에 포갠 채로

제 얼굴을 정말 뚫어져라 보고 있는 

그분 덕분이었습니다. ㅜㅜ

 

그래요..

전 취조실에 앉아 있는 범인이 된 듯했습니다.

이 강렬한 시선을 어찌하면 좋을지

도무지 알 수 없어 무척 당황하였지만

사회생활 몇년 하다보니

제 철판도 또 한두께 하는지라


곧 공력을 회복하고

비지니스 능력치를 미친듯이 끌어올려

영업용 스마일을 빵긋!

띄우는데 성 To the .

 

같이 쳐다봐주었습니다. ㅡㅡ

 


하지만 분위기는 제법 화기애애해졌고,

 

"주말에 영감님도 바쁘시고 해서

시간 맞추기가 힘들고

약속이 너무 미뤄지면 

신경 쓰이실 거 같아

평일에 뵙자고 했어요.

시간내주셔서 감사해요호호"

 

소개해준 주선자 언니와  

부모님끼리도 다 아는 사이다보니

무슨 일이 있어도 오늘 하루는

내 예의를 다 하리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에 대한 영감님의 답변은


"하긴..

저 같은 남자는 

빨리 안데려가면 다른 여자가 채가죠."

 

...

 

전, 내가 잘못 들은것인가.?

 3초간 고민을 했으나,


이것은 농담이겠구나!

내가 이것을 받아쳐주지 않으면

저 분이 매우 민망해지겠지!’

급하게 멘탈 수습을 한 뒤

 

"아하하하

로 적당한 리액션을 보였고,

 

"농담인거 아시죠하하하"

“아, 아니에요하하하


정도의 헛웃음을 주고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마무리 되는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은 상체를

좀 더 앞으로 쭈-욱 빼고는


제 얼굴 앞에 본인 얼굴을 아주 심하게

가까이 들이밀더니(아 깜놀)

매우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다시 한 번 힘주어.

 

"........

.........."

 

그래요..

영감님은 농담을 하는 게 아니었어요.

 

.......................ㅅㅂ


내가 아무리 남자 외모를 안따진대도.

그는 레알 첫만남에서 맨정신

얼굴을 뫅뫅 코앞에 들이대고 그러면

안되는 분이었다구요..

 

물론..

직업이 ''짜가 들어가는 

공부열심히 하신 분인건 맞지만.

초면에 만나서 밥먹으러 들어온 소개팅녀에게

'저 같은 남자'라고 하실 정도로

막 님 너무 멋지심ㅜㅜ

이런거는 완전 아니었습니다.

 

순간 얼음!이 되었지만,

다행히 영감님이 저 문장을

제가 납득할 때까지 반복하지는 않아주어서

급하게 다른 주제로 넘어갈 수가 있었어요.


 

그냥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저 분의 농담이라고 생각하자!’


마음을 먹고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초반의 저 문장은 상당히 충격적이었지만,

말씀도 재미있게 하시고

뭐 그냥 특이한 사람 만나서 밥먹는다는 느낌이

 

 

 

 

기는 개뿔..

 

제가 하는 일에 대해 묻길래,

이러이러한 직장에서 

이러이러한 일을 합니다.”

라고 했더니,

좀 더 구체적으로 물어왔고,

그래서 조금 더 부가설명을 했는데,

다 들은 영감님은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럼 뭐 중요한 일은 아니네요?"

 

 

....?

?

ㅋㅋㅋㅋㅋㅋ

내가 하는 일이 뭐 어떻다고??????

 


순간 승질머리대로 엎어버릴까 했지만

제 얼굴 30센치 앞까지.

(A4세로 길이가 그 정도됩니다확인해보셈.

소개팅에서 을마나 황당한 거리인지☞☜)

 

그 분의 얼굴 위로

소개해준 언니 얼굴아랫집 아주머니 얼굴,

그집 아저씨 얼굴엄마아빠 얼굴이

둥둥 떠있어 차마 그리하지 못하였습니다.

 

뭐 그럭저럭

그래, 너 잘났다. ㅗㅗ 

의 심정으로 족발을 집어먹으며

제가 아마 뭐 영화나 그런

시덥잖은 얘기를 한참하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이 영감님이

"!"하고 뭔가 생각났다는

액션을 취하더라구요.

 

왜 그러시냐?” 전 놀라서 물었고,

영감님은 옆 의자에 놓여있던

자신의 브리프케이스를 급히 열고는

엄청 두꺼운 서류뭉치 3개를 꺼내더라구요.

 

갑자기 급하게 처리할 일이 떠올랐나??

그래도 사람 말하는 중간에 무안하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 서류뭉치들을 저에게 주더라구요.

 


????????

뭐 어쩌라는거지?

 


쳐다보고 있었더니,

그가 말했습니다.

 

"그게 뭔지 알아요?'

 

알아도 아는 척을 하면 안될 것 같아

이게 뭐냐고 했더니,

"그게 바로 사건기록이란 거에요."

 

그리고 장황하게 설명을 하기 시작했어요.

 

뭐 맨 위에건 사기사건이고

그 다음껀 무슨 사건이고...

 

그렇게 저는  족발을 집어먹으며

영화얘기를 떠들다가,

느닷없이 양손에

전화번호부만한 서류뭉치를 받아들고,

수저를 들 손이 없어

더 이상의 취식이 불가한 상태

3가지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마칠 때까지.


경청

 

 

 

 

하는 수밖에 없었어요.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그래이 분도 나름대로

이걸 재미있는 이야깃 거리라고

생각하는 걸지도 몰라!

[이 얘길 꼭 들려줘야지!]

맘먹고 나왔을 수도 있잖아!’

 

마음을 다잡고-_- 열심히 들었습니다.

무한 끄덕임과 물개박수도 잊지 않았습니다.

 

팔은 좀 아팠지만 

3가지 사건에 관한 브리핑이 끝났어요. 

 

이걸 왜 무겁게 소개팅 자리에 들고 나와서

굳이 꺼내서 내 손에 들려주며

구구절절 다 얘기하는 것인가?’

의문이 가신 것은 아니였지만, 

또 애써 얘기를 들려주었으니,

화답해야 할 것 같아

비지니쓰 스마일^^을 띄우고 말씀을 드렸죠.

 

"어휴 정말 별 일이 다 있네요.

이런저런 사건이 많아서 힘드시겠어요.

전 그냥 이런 일은 

뉴스나 드라마에서나 보거든요.

직접 상대하시려면 힘드시겠어요."

 

영감님이 대답했습니다.

 

"하긴...

보통 사람들은 이런거 봐도 모르죠?

솔직히 손에 피 묻히고 사는 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아...


그리고 헐렁해져 오는 

멘탈의 끈을 놓칠 새도 없이

갑자기 얼굴을 또 앞으로 

주-욱 내미는 영감님.

 

"제 안경 좀 벗겨보세요."

 

!!!!!

너님!! 

나한테 왜 이러thㅔ요!!!!!

ㅜㅜ

 

제가 식겁한 표정을 차마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도

영감님은 팔짱을 낀 채

얼굴을 앞으로     

가까이!!

바-짝 들이밀며 이야기 했어요.

 

"제 안경 좀 벗겨보시라니까요?"

 

그래서 저는..

손이 떨리는걸 겨우 참으며 그 분의 안경을...

 

아놔.. ㅜㅜㅜㅜ

 

버.. 벗.. 겨 드렸습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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