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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아이 혹은 이별

2012.09.1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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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저는 감친연을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꽤 오래 눈팅만 하다가 댓글도 단 적없이 불쑥 제보메일을 보내봅니다.. 나이가 서른인 여자꼬꼬마입니다. 제보를 통해 위로라면 위로랄까다른 분들의 결혼.. 그리고 아이 계획에 대한 의견을 여쭙고 싶어서 이렇게 메일을 보냅니다잘 부탁드려요.. 꾸벅.

 

,

저에게는 6, 7년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있었습니다..가 될 수도 있겠군요..)

 

오랜 연애기간이었지만

한결같이 제게 자상하고 저를 배려해주는

좋은 남자친구였죠.

 

그전에 제 소개를 좀 더 해드리면,

저는 어렸을 때부터의 꿈을 이루고자

대학원에 진학해 현재 공부중인 처자입니다.

 

남자친구와는 대학교 CC로 만났구요.

처음 만날 당시

저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직후였고

남자친구는 군대 제대 후 복학을 했을 때

캠퍼스 라이프에 적응하기 위해

같이 다닐 동료를 찾고 있을 타이밍이었어요.

 

제 친구들은 졸업반이 되면서

취업준비로 바빠졌지만

저는 대학원 준비로 교수님과의 면담영어 공부등으로

학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았죠.

남자친구도 복학 후 학점관리에 힘쓰느라

학교에 있는 시간이 많았고.


저희 둘을 따로 알고 있던 한 선배가

너네 둘 학교에서 밥 친구나 하라는 식으로

소개를 해줬었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

이렇게 오래 사귀게 되었습니다.

 

오래 사귀기도 한데다 이제 저도 서른..

남자친구는 저보다 2살이 더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결혼 이야기가 오가게 됐습니다.

 

물론 그 긴 기간을 사귀면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남친이

"우리 결혼하자."

"우리 결혼하면 진짜 재밌겠지?"

뭐 그런적은 있었지만,


현실적으로 발전시킬 상황이 서로 안되었고

가볍게 한두마디만 나오고 넘어가는 수준이었기에

결혼에 관한 진지한 얘기는 나눈 적이 없었죠.

 

그러다 3개월전,

여느때와 같이 주말 데이트를 하는데,

남자친구가 정말 진지하게

프로포즈같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물론 기뻤습니다.


내가 좋아하고 나를 좋아해주는 남자가 

결혼하자고 진지하게 말하는데

싫을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기뻐하기만 할 수는 없는 

현실로 닥친 일이였으므로,

다음 주말에 다시 얘기를 하게 됐습니다.

 

저의 결혼관과 결혼 이후에 계획을 말해주자

남친의 얼굴은 흙..이 되었고,

분위기는 싸-

 

일단 너무 고맙고 기뻤다.

사실 그동안 진지하게 결혼에 대한 얘기를

나누지 못했는데 나도 결혼을 한다면

당연히 오빠랑 하고 싶었고

오빠도 같은 마음이란 걸 확인해 감사했다.


이젠 아무래도 여유도 좀 생겼고

결혼한다면 좋을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치만 나는 한가지.

오빠에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

난 결혼은 해도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없다.

(이 때부터 남친의 표정은 정색이 되어가기.. 시작)


앞으로 공부가 몇 년 더 남았고,

(전공특성상 국내박사중입니다.)


그 동안 아이를 가지게 되면

출산과 육아와 박사논문을 

병행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 둘이 지금껏 잘 지낸 것처럼 살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줬음 좋겠다.”

 

남친은 제 얘기를 듣고 한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한참 뒤 묻더군요.

 

그럼 박사과정 마칠때쯤..

그니까 논문주제 정해지고난 다음이라든지..

공부 마칠때쯤 가지는 것도 싫은거야?”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잘 모르겠다.

결혼은 생각해봤지만

아이 낳는 건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다.

병행하면서 잘 해낼 자신도 없고..”

 

남친은 당황한 것 같았어요.

그 모습을 보니 저도 좀 미안하더라구요.


사귀는 동안 출산에 대한 의견을 

미리 얘기했어야 했던걸까..?’

 

저흰 어색하게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자정쯤 남친에게 온 문자메시지..

 

오늘 한 얘기 듣고 사실 복잡하네.

생각할 시간을 좀 가지자.”

 

그의 복잡한 심경을 알 것도 같아,

충분히 생각해 볼 시간을 갖자 했습니다.

 

일주일정도 연락없이 지내다가

오빠에게서 연락이 와 만나게 되었어요 

 

남자친구는 정말 생각을 많이 한 듯

얘기를 꺼냈습니다.

 

너를 이해하려고 노력해봤다.

늦게라도 아이를 가지겠다면 모르겠지만

나는 아예 아이를 가질 생각조차 안했다는

너의 이야기에 사실 놀랐다..

요즘 그런 부부가 많다고는 하지만,

그게 내 얘기가 될 줄은 몰랐다.

근데 나는 결혼하면 당연히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다.

나 닮은 아들 갖고 싶고

너 닮은 딸이 보고 싶은데,

이게 욕심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욕심은 네가 부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한다.

너무 네 생각하는 것 같다...”

 

(중간 생략)

 

네가 결혼 후에도 아이를 아예 가질 생각이 없다면,

내가 너에게 프로포즈한 것도 취소하마.

그리고 우리 관계도.

지금까지의 시간이 너무 허망하게 느껴지지만..

우리 좀 다시 생각해보자.”

 

오빠의 말에 놀란 저는

나름의 이유와 상황들을 설명했지만

결국 다툼으로 번졌고

또 한 번 냉전의 기간을 갖게 되었어요.

 

한 달쯤 연락없이 지내다

이번에도 오빠의 연락으로 만나게 되었고,

예전처럼은 아니지만 

어색하게 가끔 만나

밥먹고 차마시고 그러며

관계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제가 결단을 내리고

놓아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오빠는 마지막으로

제게 생각을 바꿀 기회를 주는 것 같긴 한데..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출산과 육아에 

자신이 없고 두려움이 큽니다.

물리적으로 병행이 어려울 것 같기도 하구요.

 

물론 아이를 낳으면 

내 아이니, 이쁘고 사랑스럽고,

아이가 주는

지금은 상상이 잘 가지 않는 기쁨과 즐거움

누릴 것이라는 걸 압니다.

 

제 경우엔 양육비 부담 뭐 그런 것보다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거 자체에 두려움이 들어요..

 

남친은 결혼해서 아이낳고 그렇게 살길 원했는데

저를 만나 몹쓸 고민하는 것같아

너무 미안하고.. 그렇습니다.

 

긴 냉전 후 오빠는 제게

우리가 결혼을 하게 되면

준비는 간소화해서 올 겨울쯤하고

아이는 박사마칠 때쯤 가지는 걸로 하자.”

며 설득 중이고,


냉전기간동안 오빠는 부모님께도

말씀을 드린 모양입니다.

결혼해도 손주는 좀 늦게 보실 생각하셔야 한다는 식으로요.

 

무척 고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덜컥 그러자고 한 후,

몇년후에도 마음이 안 바뀌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아이라는 게 계획과 노력대로 가지고 안 가지고

100%장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더 걱이 됩니다.


저렇게 아이를 원하는 사람인데,

행여나 결심 후에도 알 수 없는 이유

(실제로 원인미상의 불임이 많기도 하구요.)

아이가 안생기면 크게 좌절하여 

그 이유로 부부사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아직까진 제가 공부나 일이 더 좋은 것인건가..

되돌아 보게도 됩니다.

오빠도 좋지만 그런 거 같아요.

정말 욕심을 부리고 있는 건 저 같습니다.

 

역시 이런 문제가 생기니,

저는 그냥 혼자 살아야 하나..

좋은 사람인데 괜한 고생시키지 말고

내 쪽에서 먼저 보내줘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합니다.

 

오빠는 내가 이 관계를 먼저 정리하기 전에

먼저 날 놓을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저 고마운 마음

출산같이 제 인생을 크게 좌우할 문제를

결정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사랑하면 그 사람의 아이를 

낳고 싶은게 당연한 법]이라는

사랑과 출산에 관한 명제에도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오빠가 싫거나 미워서 헤어지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헤어짐을 맞아야하는 오빠를 생각하면

마음이 많이 아파요.

그래도 오빠를 내 옆에 있게 두는 것은 더 아닌 것 같구요.

고민이 큽니다.

 

저의 사연은 여기까지입니다.

 

후에 어떤 방향으로든 정리가 되고 나면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 자유롭게 표현은 배려있게

추천하면 재밌는 사연이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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