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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소개팅] 어떤 기다림

2012.09.2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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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홀리언니와 감친연의 독자님네들.. 망개팅... 이라고도 차마 부를 수 없는 사연 하나 보내드립니다날씨가 참 조으네요가을 하늘은 공활한데 높고 구름도 없군요..;; 그런데 왜 나는 더욱 슬퍼지는 걸까요.. ,.ㅡ 나는 서른이 조금 넘은 처녀아이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가을의 초입.

지인에게서 소개팅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오랜만에 연락이 닿아서 안부를 주고 받던 중에

요즘 연애하냐는 물음을 받았고,

(그 분은 지금 한창 신혼.)

 

제가 그 질문에 대고,

혼자 즐겁게 신혼생활하지 마시고

소개팅을 시켜주쇼!!!” 라고

무심결에 말을 내뱉었고,

지인은 의외로

“그 말이 참이렸다? 알겠다.

잠깐만 기다려봐라!!!!” 라며

5분 만에 소개팅을 잡아 주셨습니다.


 

저보다 나이가 예닐곱살 가량 많으신

지인이란 분은 평소에 저를 많이

챙겨주고 아껴주시던 오라버니입니다.

 

늘 깨알같은 칭찬과 격려를 해 주셨지요.

동생처럼 챙겨주고 이뻐해 주셨습니다.

 

최근에 직장을 옮긴 오라버니가

5분만에 섭외한 소개팅에 대해 설명해주었어요. 


"정말 괜찮은 회사 친구가 있다."

"나이는 너보다 서너살 많다."

"굉장히 바람직하고 순수한 남자."

"학창 시절에 글쎄다..

연애는 한 번 해봤을지 모르겠다."

"난 정말 소개팅은 절대 안 시켜주는데."

"너도 내가 많이 이뻐라하는 동생이고,

그 친구도 굉장히 착하고 바른 동료라서."

"둘이 만나면 딱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만나 보겠느냐???"

 

그간 제 인생에서의 소개팅은

몇 번 했는지 세어 볼 수 있을 정도로

별로 해본 적이 없지만..

세어 볼 수 있는 그 소개팅들이

하나같이 독특하게 끝맺음을 한 터였습니다.

(저는 가끔도 당시의 상황들을 떠올려 보곤 합니다.

내가 깨닫지 못하는 실수나 민폐

그들에게 끼쳤던 것은 아닌가ㅠㅠ)

 

하지만 이번만은 주선자가,

그것도 연륜이 꽤 있으신 주선자가,

그것도 신혼에 들어선 위너 주선자가,

그것도 내가 매우 신뢰하는 주선자가,

이리도 마르고 닳도록 칭찬하는 분이라면

나도 잘하면 소개팅에서

제법 온전한 만남을 가질 수도 있겠다!!!!’

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오면서

어머이런 건 해야 해!’

살포시 기대를 품어 보았습니다.

 


오라버니는

그 친구에게 네 연락처를 전해 주겠노라!!”

하셨고.

오라버니 전화를 끊고 5분 채 지나기도 전에

전화가 걸려 왔어요.

 

빠름빠름빠름~!!

 

남자분은 굉장히 쾌활하셨습니다.

목소리나 어투가 밝고 활발한 분 있죠?

바람직 + 순수 라는 설명을 듣고

막연한 상상으로 조용하고 나긋한 목소리일 것이다,

 

라는 제 예상은 빗나간거죠.

나는 활발한 분을 좋아해요ㅎㅎ

목소리 호감은 상승세였습니다.

 

업무 시간 중이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에

바로 만날 일정을 잡기 시작했어요.

 

이번 주말은 어떻냐고 물어보길래

토요일은 선약이 있어 곤란하고

일요일이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분계신 데는 소개팅할 만한 곳도 없는 곳이었고,

그 분이 제가 있는 쪽으로 오신다더군요.

 

점심저녁 어느 때가 편하신가요?”

 

전 아무 때나 괜찮아요~!!”

 

.... (그분 근무지가 타지역이라)

일요일 저녁 때 근무지로 돌아가셔야 하니까

그럼 점심 때 뵐까요?”

 

저는 저녁 때도 괜찮은데요~!!

밤 늦게 돌아가면 됩니다~!!”

 

그럼 저녁 때 뵙도록 할께요.

시내에서 오후 6시에 만나요.”

 

알겠습니다~!!

그럼 롯데리아나 맥도날드 앞에서 볼까요??”

 

 

...??

 


제가 멈칫! 하는 사이에

수화기 너머에서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크크크크킄크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세명의 남자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휴게실이나 흡연실인지 상황은

정확히 알 수 없었으나...

기분이 썩 좋지 않았어요.

 

여보세요?

장소 괜찮으세요??”

 

... 그러니까.... 그럼...

... 레스토랑에서 바로 만나도록 해요.”

 

그렇게 하세요~!!”

 

아는 곳 계시면... 말씀하시면

제가 그 쪽으로 갈께요.”

 

전 아무데나 괜찮아요~!!”

 

.... 네에......... ;;;

어디가 좋을까나...........”

 

“**씨가 알아서 정하세요~!!”

 

..................

수화기 너머의 신경쓰이는 상황.

무례한 듯 무성의한 듯..


제 인내심이 슬슬..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약속을 정한 번화가

소개팅남이 근무지로 돌아갈 때 타야 하는

차편을 위해 터미널과 가까운 곳으로 잡은 거였어요.

 

이것도 처음에는 아무데나 정하라 그래서

제가 다른 번화가를 제안했더니,

무조건 괜찮다고 했다가,

혹시나 싶어,

버스타시기 힘들지 않으세요?”

라고 물어 보니,

그때서야 "그건 그렇네요." 그래서  

제가 버스터미널 가까운 곳으로 변경한 것이었어요..

 

이런 상황은 참.. 기가  쪽쪽 빨려요. ;ㅁ;

 

저도 터미널근처는 자주 가는 곳이 아니라

금방 떠오르는 장소가 없었던 데다,

전화 통화를 길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

 

"그럼 일요일저녁 여섯시 .

터미널 근처 번화가까지만 정하고

다시 연락해요~

저 사무실 들어가봐야 해서요."

 

다시 연락하져~!!”

 

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이 통화를 아마 목요일 즈음 했습죠....

 

그리고 금요일.....

어느덧 토요일.....

대망의 일요일.....


오전까지 소개팅남에게서는

연락이 없었습니다.

 

전화는 커녕문자도 한 통없었고.

 

점심 먹고 나면 연락이 오려나?’

했으나 없었고.....

나갈 준비하고 있으면 연락이 오려나?’

했으나 없었고........

 

다섯 시에도 없었고..

다섯시 반에도 없었고..

 

울지않는 휴대폰 시계가

6:00 p.m. 을 찍을 때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깨빡이로구나!!! 

-_-

 

화장하고 뻗쳐입은 게 아까웠던 저는..

친구에게 전화하여

황금사자를 업고 온 피에타를 보고 왔습니다.

;;

 

안좋을 때 보면 더 안좋아지는 영화더군요..

;;

 

영화를 다 보고 나와도

혹시나...?' 했으나,

여전히 그로부터 온 연락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일요일이 무사히(?) 지나갔습니다... ㅠㅠ

 

주선자 오라버니가 신경을 많이 써 주셨는데

만났냐고 물어보시면 무어라 대답해야할까,

고민이 되었습니다.

 

남자분 연락없는 탓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허나 어째서 연락 한 번 없었던 걸까, 싶기도 하고.

 

그러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주선자 오라버니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안 만났다며?"

"남자 쪽에서 네 연락 기다렸다드만."

"별로 마음이 안 내켰어?"

 

ㅜㅜ

 

주선자께 전화를 걸어

어찌 된 일인지 여쭈었습니다 

 

그 남자분이 주선자오라버니에게 이야기하길...

 

여자 쪽에서 연락이 오길 기다렸으나

아무 연락이 없어서 안 만났다.”

 

일요일/저녁6/터미널 근처 번화가

에서 만나기로 정했었다.

구체적인 장소를 잡지 못해서

다시 연락하자 하였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으시더라.

타 지역에 근무하시니,

이번 주말에 못 오시는 건가 했다.

신경 많이 써 주신 자리인데 죄송하다.”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고 나니,


...

소개팅 남자 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내가 먼저 연락을 드려야 했던 건가,

나 또한 소개팅은 남자가 먼저 연락해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혔던 걸까?’

싶기도 하구요.

 

그런데 그냥

이런 저런걸 다 떠나서

주선자는 제게도 참 소중한 지인인데,

걔가 연락을 안 하니까 안 만났다.”

라고 말한 소개팅남이 야속하고,

생각하면 울컥합니다 

 

전송 누르기 전에 다 써놓고 보니

만약 감친연에 소개가 된다면

성별에 따른 소모적인 감정 다툼으로 번질까봐

문득 걱정이 듭니다ㅠㅠ

 


다음부터는 소개팅남이 

당일날까지 연락이 없으면

제가 확인 연락을 꼭!!!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에효.... ㅠㅠ

은 자유롭게 표현은 배려있게

추천하면 재밌는 사연이 풍성 

건의문의는 이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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