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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Let him go

2012.10.12 17:00

홀언니안녕하세요?  예전 건축학괴론 ([황망한연애담] 건축학괴론 ←바로가기 뿅!!)을 읽고'내 마음이 다른 사람에게는 민폐가 될 수 있구나..' 하는 걸 알게 되어 이제는 그만 해야지...’ 하면서도 문득문득 그 사람이 생각나 메일을 써봅니다. 그의 마음이 왜 갑자기 변했는지 너무나 궁금하면서도 답답했는데이렇게 털어놓으니 조금은 시원하네요. 사실 이 얘기는 제 친구들도 모르는 이야기거든요마냥 기다리는 제 자신이 너무 바보같아 보일까 꼭꼭 숨겨두었던 이야기인데이제 뭔가 후련해요저도.. 그처럼.. 잘 살 수 있겠죠..?


저에게는 사랑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아니라..

사랑하는 남자입니다.

 

저는 어릴 적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했고

미관상 의안이라는 도구를 끼고 살아갑니다.

의안은 정말 그냥 미관용이지,

어떤 기능은 없는 보조기구에요.


의안을 빼고 나면,

굉장히 눈에 보기 싫은..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그런 눈을 가지고 있어요.

 

실제로 저는요..

그런 모습으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재수없다.

저런 애가 왜 나돌아다니냐?”

는 이야기부터..

아무 이유 없이 쌍욕을 듣기도 하고...

그렇게 살았었어요..

의안을 끼기 전까지는요.

 

하지만 그는 그런 저의 모습까지..

심지어 저보다 더 많이 저를 사랑해주었어요.

지금도 단언컨데,

이렇게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은

다시 없을거라고 확신해요.

 

그 사람은요,

제가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길을 가다 잠깐 서 있는 시간에도

쭈구려 앉아 제 다리를 주물러주는..

 

안경을 끼는 제가

실명한 쪽의 안경알을 대충 닦고

보이는 눈쪽만 잘 닦으면,

안경을 뺏어가서는

안보이는 눈에게 미안한 일을 하지말라.”

오히려 더 잘 보이게 닦아 주던 사람이었습니다.

 


그와 같이 집에 있을 때에도

자기 앞에서는 편안히 있어도 된다고

의안을 빼라고 빠득빠득 우기던 사람이었어요.

의안이란 것은 사실.. 

매우 불편한 물건이거든요..

 

그리고 그의 어머니께도

너무 사랑하는 여자이니,

장애를 이유로 반대는 하지 말아달라.”

이해와 설득을 적극 구한 사람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그런지,

그의 어머니도 저를 너무 예뻐해주셨습니다.

 


저희는 24살에 처음 만나,

서로에게 반해,

1년 반을 사랑하다 헤어지게 됐어요.


헤어지는 과정은 좀 복잡하고 길어서 설명하긴 힘들지만,

제가 바람을 피운다거나 하는 행동은 아니었어요.

다만그의 마음에 큰 상처가 된 것 같아요.

 

사실 그와 헤어지긴 했지만

우리는 다시 만날 사이고,

절대 헤어질 수 없는 사이라고 확신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달이 지난 즈음에 제가 붙잡았어요.

10일정도 매일같이 문자를 보냈어요.

너무 연락하면 지겨워 할까봐

몇 주일에 한번씩 문자를 보내다가

점점 차가워진 그의 반응에..

연락횟수를 서서히 줄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밤에 문자.


아직도 자기를 향한 마음이 같은지에 대한 질문이었어요.

저는 변함없는 제 마음을 얘기했고,

그도 저없이는 안될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라며.

하지만 제게 받은 상처가 너무 크다,

그 상처가 다 나을 때까지,

저를 보아도 그 일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때까지

기다리라고 했어요.

나름대로의 벌이라며.

기다리면 돌아가겠노라.

문자나 전화 일체 없이 기다리라.

 

그리고 저는 기다렸습니다.

 

정말 얼마가 지나고...






그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우리가 처음 사귄 그 날짜를 기념해서 

다시 만나자고 하려 했는데,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간다,

이제 만나자고 했어요.

 

그리고 그 날 밤에 다시 전화가 왔어요.

무슨 일인가 싶었는데 다짜고짜

 

 

 

사랑해.” 




너무 오랜만에 들어보았던 그 사람의 사랑해..

 

그리고 우리가 만나기로 약속한 날.

 

그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았습니다.

기다렸어요.


무슨 일이 있겠거니..’

 

기다려도 안오길래 제가 전화를 하니,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지금은 만날 수가 없다고 했어요.

사고 수습이 되면 연락을 주겠다.

 

기다렸지만 연락은 오지 않았고,

곧이어 핸드폰은 정지되더니,

없는 번호가 되었어요.

 

그리고 그는 3년간 연락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기다렸어요...

 

그러다 문득,

이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 사람이 살던 아파트 입구에서 그를 기다렸습니다. 


그의 집으로 가던 길.

오랜만이라 너무 설레였습니다.

혹시라도 그 사람이 지나갈까봐

거리에 있는 남자들은 한명도 빼놓지 않고

열심히 보았습니다.

 

그의 아파트 앞,

한 시간쯤 기다리다가...

혹시 이사를 가진 않았을까 싶은 마음이

갑자기 들면서 다급해지더라구요.

그가 살던 아파트 층 계단 안쪽에 앉아서

누구라도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 같은 건 없었는데..

그냥 그대로는 그 곳을 뜰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정말로..

드라마에서만 나오던 일이 벌어졌어요.

어느 아빠와 아들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더니

그 집으로 들어가더라구요.

 

저는 어쩔 줄을 몰랐어요.

어떻게 해야 하나 멍하니 한참을 서있다가

그 집 벨을 눌렀습니다. 

 

.. 죄송한데 전에..

이 집에 살았던 사람을 만나러 왔는데..

이사를 간 것 같은데..

혹시 언제 이사오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4일 전에 이사왔어요.”

 

왜 좀 더 일찍 오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조금 더 생각한 뒤

다시 한번 벨을 눌렀습니다.

여러번 귀찮게 해드려 죄송한데요..

전에 살던 사람이 어디로 이사갔는지

혹시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 그런건 잘 모르겠는데요...”

 

아파트 경비아저씨께도 물어봤지만

모른다고 해서 망연자실.


저는 그대로 울음 바다였습니다.

울고 또 울고 또 울었습니다.


길거리에서 미친사람처럼

꺼이꺼이우는 사람있으면..

그냥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넘어가 주세요.

진짜 미친사람은 아닐테니까요.

 

생각을 다시 하고

그의 어머니가 일하시는 곳으로 갔어요.

이사를 근처로 간거라다면..

어머니는 일을 그만두시지는 않았을테니까.


어머님은 여전히 그 곳에 계시더라구요.

저를 보며 환히 웃으며 안아주시던 그의 어머니.

여전히 그녀의 품은 따뜻했습니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

그 사람의 바뀐 번호를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받지는 않더군요..

 

몇 주가 지나고

전 다시 그의 어머니를 만나러 갔어요.

하지만 어머님은 휴무.

다음 주에 또 가니 직장이 문안여는 날.

 

그리고 다음주에야 어머니를 다시 만나게 됐어요.

일하시는 어머니께 민폐인 걸 알면서도

제 마음을 이대로 내팽겨칠 수가 없었거든요. 

 

하지만어머니를 볼 낯이 없어서

어떻게 저 또 왔어요..”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아 근처에 숨어있었는데..

저의 뒷모습을 보시고..

어머님이 먼저 제 이름을 불러주시더라구요.

 

깜짝 놀랐어요.

뒷모습을 보고도 알아봐주셔서...


그리고 어머님과 차 한잔을 했습니다.

저희가 사실 이러이러한 상황이라고 말씀을 드렸어요.

 

어머니께서는 그에게 정말

차사고가 크게 났었다고 하셨어요.

몸은 크게 다치지 않았지만

많이 힘들어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지금 직장에 다니긴 하는데

예전만큼 번듯한 직장은 아니라고..

그리고 예전보다 살이 많이 쪘다고 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당신의 아들이,

못나진 모습때문에 너를 못만나는 게 아닐까..?’

제게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셨어요.

둘이 잘 돼서 결혼했으면 좋겠다.”고도요.

그리고 저랑 헤어지고

여자친구를 사귄 적이 한번도 없다고도 하셨습니다.

 

어머니의 말씀을 듣고 저는,

너도 아직 날 좋아하는거니?’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머니 말씀처럼 자신이 없어서 내게 못오는 중일거라.

 

그리고 어머니께 폐가 되지 않는다면

편지 좀 전해주십사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 편지에는 이해되지 않는 지난 날

내가 많이 기다리고 있다는 메세지,

그리고 저의 진심을 담았습니다.

 

이튿날 문자가 왔어요.

 

네가 나와 대화해서 듣고 싶다는 답은

지금 문자로 남겨줄게.

더 이상 말없었으면 한다.

연락도 추억도 여기까지 하자.

이만 줄일게잘 지내렴.”

 

 

그 뒤로 우리는 .

이제는 정말 그를 놓아주어야 할 때인가봐요.

 

근데요.. 아직도 저의 믿음은 너무 확실해요.

예전처럼 차가웠다가도

다시 저 아니면 안된다고 연락이 올 것만 같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졌어요.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 날이 다가와

더욱 쓸쓸해지는 요즘입니다.


그는 정말 저를 잊고 잘 사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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