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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한연애담] 돈은 받아야겠어요

2012.10.17 17:58

언니.. 저는 지금 29살의 상꼬맹이에요저는.. 이 아픈 사랑을 얼른 끝내고 싶어요근데 그 전에 일단 못 받은 돈을 받고끝내고 싶어요ㅜㅜ 그래야 지금 저를 기다리겠다는 사람에게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간 홀언니의 블로그의 글들을 정독하고 댓글도 정독하면서 저는 정말 많이 컸어요이 곳을 알기 전의 저는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행동했거든요사랑이라는 게 극적인 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이제는 조금씩 알 것 같아요.

 

저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가 필요할지 몰라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가부장적이고도 폭력적인 아버지

그걸 묵묵히 참고 사셨던

여리신 어머니 밑에서 컸어요..


그래서 그런지 저는,

어색하거나 힘든 상황이 예상되면

피하려고만 했어요. 

지금까지의 제 삶의 행동양식이였어요.

 

저는요..

저의 성장이야기를 누구에게도

언급한 적 한 번도 없고,

이렇게 글로도 꺼내는 일이 처음이에요.

무엇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제게는 예쁘고 착한 여동생 둘이 있습니다.

정말 착하고 똑똑한 아이들이라서

어딜 가도 예쁨을 많이 받았고,

그래서 저는 누구누구의 언니라고 불릴 정도였어요.

뭐 여느집 자매들처럼

싸우기도 많이 싸우면서 컸지만요. ^^

 

말수도 없고 통통했던 저..

항상 자신감 없던 저

동생들은 잘 챙겨주기도 했어요.

 

저한테 엄마는

늘 연약하고 지켜주어야 할 존재였고,

제 나이 20살이 되면서

엄마를 가난과 아버지로부터

구출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각종 알바와 과외를 섭렵했어요.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입사했고,

지금도 알바를 하고 있지요.

 

제 동생들의 학비,

엄마와 동생들 용돈도 제가 책임집니다.

일만 하는 사람은 저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들은 그렇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아서요.

 

저도 조금씩 나이가 들고사회생활을 하다보니

어릴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게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밉기만 하던 아빠..

고된 노동일에 지치고

집안의 책임을 다해야 했던 

아빠의 무거운 어깨가 보였고,

요령모르고, 여우같지 않아 모두를 힘들게 했던,

곰같던 엄마의 눈물을 이해하게도 됐습니다.

회사에서도 몇 년 차가 되면서

개미같이 일하던 제게도 조그마한 여유가 생겼구요 

 

이렇게 자란 저는..

언제나 사랑을 하고 싶었고,

누구에게라도 기대고 싶었어요.

 

예쁜 동생들에 비해서

못난이라고 생각했던 저는 어린 시절부터,

동생들은 예쁘고 너는 건강한 아이구나...”

라는 소리만 듣고 자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제게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을 거부했었어요.

 

저를 좋아하는 남자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겉으로 보기에 똑똑해 보이고

붙임성 있고 사교성 있는 저는

진짜 저의 모습이 아니기에

우울하고 고되게 사는 제 본 모습을 본다면

누구라도 절 싫어하게 될 거라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무서웠어요...

남자라는 나보다 큰 존재가.

설명이 너무나도 길었지만.

저는 저런 상황이였습니다.

 

대학교때부터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저는 고백을 받아도

잘해볼까 하다가도,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면

자신없고 예쁘지 않은 제 모습만 보여서..

정확하고여지없이 거절만 해왔어요.

 

그리고 27살이 되던 해.

처음으로 누군가라도 만나야겠다,

매우 조급한 마음이 그제서야 들었고.

그리하여 마음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던

씨버러브를 통해 한 남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첫 남자친구이자 

현재까지 유일했던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어요.

직접 만난 그 친구는 동갑이였고,

훤칠하고 잘생겼었습니다.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그가 더 적극적이었었어요.

 

달콤한 말들과 끊이지 않는 연락,

그리고 원래의 나를 모르는 사람

이라는 생각이 들자,

저도 어느새 이 사람이 편해지고,

결국 좋아하게 되었지요.

 

사귄 초반에는 10분 거리에 살았던 그

거의 매일 만났지만,

사귄 지 이틀만에 키스.

보름만에 이루어진 반강제적인 첫경험.

정말 거의 정확히

첫경험 이후 급격히 줄어든 만남과 연락.


 

 

뭐 그 뒤로는

자존감없는 여자

뻔한 남자와의 전형적인 싸움이 반복되었지요.


연락을 자주해라.”

왜 나를 데려다주지 않느냐.”

왜 맨날 만나자는 얘기는 

내가 먼저 해야 하느냐.”

 

만나서 싸우고 화해하면,

회사 일이 힘들다.

같이 있고 싶다.”

는 이야기로 그는 자취집으로 저를 불렀고,

그게 영 싫었으면서도 거절하지 못하고,

얼마나 힘들면 그럴까..

그래도 내가 좋으니 부르는 거겠지?’

하는 마음으로 꼬박꼬박 갔었지요.

 

피임문제로 제가 불안해하면

손만 잡고 잔다며 해놓고

생각해보니 단 한번도 그런 적은 없었지요.

 

사귄 지 2달 정도된 어느 날.

싸우고서 그대로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밤마다 눈물로 지새며 두어달이 흘렀고,

그러던 어느날.

그로부터 다시 만나고 싶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당시에는 참 애절한 문자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정말..

성의없는 문자였던 것 같아요.

보고 싶은 것만 본 저는,

고작 문자 하나를 받고,

또 그의 자취집으로 당장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 자취집을 청소해주다가,

말로만 듣던 러시앤캐시 독촉장

여러장 발견하게 되면서..

이 비극은 시작되지요.

 

제가 정말 미쳤던 것 같아요.

 

왜 빚을 냈냐 물어보니,

방 보증금이랍니다.

(알고 보니 이것도 거짓말이였지만.)

 

처음엔 본인이 모은 돈으로 마련한 전세집이라더니,

물어보면 볼수록 월세가 되더니,

결국.. 월세 보증금도 대부업체에서 빌린 걸로..

허나 보증금조차 그의 명의인지 불투명...

 

그럼 그냥 형편에 맞는

싼 월세나 고시원에서 살라고 하니,

아는 분이 소개해준 집이라

어쩔 수 없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

 

신용도 매우 좋고 대기업에 근무하는 저는..

대출이 남았고 코딱지 만하긴하지만,

악착같이 모은돈으로 제 명의로 된

미니어쳐같은 도 하나 있어요..


그리고 그걸..

이 친구도 알지요...


좌우간..

50%에 달하는 대부업체의 이자를 생각하니,

5%면 빌릴 수 있는 제 신용이 생각났습니다.

 


내가 대신 대출을 받아다줄까?”



저는 미친 발언을 했고,

그 놈이 마다할 리가 있었겠습니까..

그 친구의 어머니는

빚에 허덕이는 새아버지를 만나

여전히 힘드시다하고,

그러나 비용이 계속 수십씩 매달 나감에도 불구하고

애견은 여러마리 키우고,

그럼에도 간지가 중요한 그 친구는

때되면 옷도 사야 되고 핸드폰도 최신이었죠.

졸업했다던 대학은 입학만 하고 바로 자퇴.

일한다던 회사도 아는 분 일도와준다며

월급도 제대로 못받는 상황.

서울에는 친구도 거의 없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

그 친구의 동생얘기가 나왔는데,

그 친구 어렸을 때 친 사고 빚을

여동생이 공장에서 일해서

대신 갚아준 거 같더라구요.

여동생을 끔찍하게 생각하며

불쌍하고 이뻐죽겠다는 얘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저는 저 이야기를 듣고..

 

불쌍하고 챙겨줘야겠다..

내가 도와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왜 들었을까요.. 



 

지금 대부업체에 내는 이자비용만 잘 내도

내가 받아다준 저이자의 대출은 잘 갚을 수 있겠다.’


생각이 들어 제가 대출을 받아 빌려주었지요.

하지만그가 일하던 회사는 갈수록 어려워졌고

월급도 못받고결국 퇴사.

 

그리고 저만 몰랐던 뻔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친구는 돈을 빌려가고 나서,

어머니의 힘든 상황과 본인의 힘든 상황을 이야기하며

이래저래 몇 달동안 제 연락을 피했고,

돈을 안 갚을까 불안했던 저는

졸지에 매달리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구슬러서 갚게 해야 겠다.’

생각하면서도

문든문득 연락이 올 때면

다정한 그 목소리에 연민이 자극된건지.. 

저는 또 회사언니에게 몇백을 빌려서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래요..

지금 생각하면 돈이 필요해지면

저에게 갑자기 잘 대해주고 그랬던거죠.

 

하루에 한 번도 연락 안 하던 그 친구가

돈 빌려달라고 할 무렵에는

하루에 서너번 꼬박꼬박 연락.

전화 안 받으면 문자카톡세례.

 

저 참 바보같죠?

그리고 회사언니에게 빌려서 몇백을 입금해주고 나니

정말 말 그대로 연락두절.

 

연락안됨 > 연락와서 잘해줌 

  빌려줌 연락안됨 

연락와서 잘해줌 >   빌려줌


뭐 금액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런 상황이 4번 정도 반복되었어요.

 

2년여에 걸쳐 일어난 일입니다.

 

 

데이트....

데이트는 많이 하지도 않았지만,

데이트 비용도 거의 제가 냈고,

선물 한 번도 받아본 적 없어요.

 

본인은 빚을 져서라도

그렇게 비싼 옷을 사입고게임머니를 사더라도.

나에게 주고 싶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나봅니다.

 

마지막으로 돈을 빌려주고 나서

또 연락두절이 되니그제서야 알겠더라구요.

그렇게 조금 갚고 또 빌려주고 반복한 결과,

지금 받아야 할 돈은 천만원이 좀 넘습니다.

 

연락두절된 그 친구 집에 찾아가

겨우 만나서 집 보증금(천만원)이 만료되는

12월에 돈을 받기로 구두약속을 받았습니다.

 

이 인간 정말아니구나!!!’를 깨닳았으면서도

마음이 아파 울면서 밤을 지새웠어요.

 

뭐 그래도 회사일도 마침 바빠지게 되었고,

좀 꾸미고 혼자 노는 법도 좀 익히게 되었고,

대학원도 다니게 되면서

그 친구를 잊어갔습니다.

그러면서도 못받은 돈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하이킥을 수십번씩 하거나

새벽에 잠 못들긴 했습니다ㅠㅠ

 

내가 왜 그랬을까..

곰곰히 생각도 해보았어요.

 

그 친구는요..

자신감 없는 저에게 항상 예쁘다고 했고,

또 예쁘다고 하고 또 예쁘다고 했어요.

그 말을 제 스스로가 믿을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계속...

 

그 친구가 잘생기고 훤칠해서,

지나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면 절 으쓱하게 했어요.

아는 사람들 앞에서도 제가 너무 예쁘다고 말했어요.

 

길거리에서 제 신발끈을 묶어주거나

업어주는 걸 쑥쓰러워 하지 않았어요.

위험한 사람이 시비를 걸면

절 먼저 보호하고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었고,

말뿐이긴 했지만,

항상 저희 부모님과 제 동생들

안부를 묻고 궁금해했어요.

너는 내 사람이다.” 라고 해주었고,

내 목숨을 버리더라도 널 지킬거다.” 라고 해주었어요.

 

그러는 사이.

회사언니에게 제가 돈을 갚기로 한 날이 지났고,

회사언니가 절 다그쳤어요.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사실을 안 그 언니는

각서라도 받아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추석 전에 그 친구에게

카톡으로 각서를 써달라고 얘기했더니,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요..

그에게 각서얘기를하게 되었는 데,

갑자기 제가 막 미안해지면서,

이런 저런 기억이 떠오르더라구요.

 

왜 안데리러 오느냐?

날 데려다 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

네가 나한테 해 준 게 뭐가있느냐?”

네가 날 사랑하면 할 수 없는 행동이다.”

등등

제가 그 친구를 많이 힘들게 했던 기억

계속 떠오르면서 미안해지더라구요.

 

뭐 하지만..

미안함도 잠시..

각서는커녕 연락도 되지 않는 지금이 되었지요.

 

등기로 보내라고 했는데,

어느날은 우편으로 보냈다고 했다가,

어느날은 회사 일이 바빴다고 했다가..

말도 안되는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결국 5일 전에는 연락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전화도 안 받고 문자 답도 없어요.

카톡은 탈퇴.

 

그 친구 집동생연락처회사를 다 알고 있기에,

걱정하지 말자!!!’ 했던 저는,

너무나 불안한 나머지

어제 그 친구네 집앞에 찾아 갔어요.

다행히 컴퓨터를 하는 모습을 멀리서 확인하고,

도망 가지는 않았구나..’ 하고 돌아섰습니다.

 

그간의 카톡이나 통화내용.

저장이랑 녹음을 해놓았지만,

저는 지금 저 돈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불안합니다.

 

12월 되면 나온다는

그 보증금 천만원이라는 것조차

본인 명의가 맞나 싶기도 합니다.

돈 때문에 걱정이 돼 이 안 오고불안합니다.

 

죽어버리고 싶다.”

죽으려고 했던 적이 있다.”

라는 소리를 연발한 친구라서

혹시나 정말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을까..

걱정도 되구요.


결국 12월 보증금이 만료될 때까지

이런 모습으로 밤을 지새울 저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상바보짓을 했던

제 탓부터 시작해서 막막하고 먹먹해집니다.

 

제 글솜씨가 많이 부족해서,

정말 몇 번이나 고쳤는지 모르지만..

그치만 이렇게 글을 써서 정리하니,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기억이 생각나면서,


정말... 내가 그 사람을 너무 많이도 좋아했구나,

그리고 많이 내가 자존감이 낮았구나 생각이 들고,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정리되어서 좋네요..

 

그나저나..

돈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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